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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재벌가 ‘딸들의 진격’ 주춤?
재벌가 ‘딸들의 진격’ 주춤?
  • 조득진 중앙일보 기자
  • 승인 2017.02.07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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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3·4세 인사…오너家 여성 뒤로 밀려

연말연시 대기업 인사에서 재벌가 3·4세가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오너가 여성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룹 내에서 맡은 사업 분야의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덩달아 ‘남매간 계열분리’ 얘기도 쏙 들어갔다.

2017년 대기업 인사의 특징은 1960년대에 출생한 50대 경영자의 약진과 그룹 최고의사결정의 세대교체, 오너가의 경영승계 등으로 요약된다. 단순한 성과중심 인사를 벗어나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와 핵심계열사의 세대교체를 통해 경영현안에 빠르게 대응하고, 대내외 악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 오너 일가가 전면으로 부상한 게 주목된다.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 강화뿐 아니라 다음 세대로의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려는 수순이다. 한진그룹에서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권의 키를 잡았고, 효성그룹은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동아쏘시오그룹도 강정석 부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아 3세 경영체제를 완성했다.
그러나 오너가의 ‘여풍’은 미약했다. 신규 여성 임원 수나 주목도 역시 낮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200대 주요 기업 중 오너 3·4세이면서 계열사 임원을 맡고 있는 40대 이하 젊은 오너는 76명. 이들 중 16.4%인 12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상그룹의 두 딸인 임세령·상민 상무가 나란히 전무로 승진한 것 외에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장자 승계’ 강화 속 대상그룹 두 딸 승진 

재계 서열 10위의 한진그룹과 23위의 효성그룹이 지난 연말연시 인사를 통해 3세 경영에 본격 돌입했다. 1월11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42)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겸 대표가 대한항공 사장으로 취임했다. 2003년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차장으로 입사한 지 14년 만에 주력 계열사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 그룹이 한진해운을 잃은 상태에서 대한항공 중심으로 오너 경영을 강화해 수익성 회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효성그룹도 선장이 바뀌었다. 1월16일 조현준(49) 섬유PG장 겸 정보통신PG장(사장)이 효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조 회장의 취임으로 효성은 ‘3세 경영 체계’를 마무리했다. 3형제 중 막내인 조현상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형제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조석래 회장은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두 그룹이 ‘3세 경영’을 결정한 것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을 젊은 리더십으로 뚫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반한(反韓) 정책 노골화, 특검·탄핵 정국 장기화 등 녹록치 않은 경영 여건을 오너가(家) 중심의 인사로 해소하고, 경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그룹의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유탄을 맞은 것 등이 ‘교훈’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아들 구본규 LS산전 상무는 2년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2007년 LS전선에 입사한 뒤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리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아들 구동휘씨도 이사로 승진하면서 임원 반열에 올랐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장남 장선익씨는 이사로 승진해 신설 조직인 비전팀을 이끈다. 장 이사는 1982년생으로 장세주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에게 경영수업을 받을 전망이다.
그나마 ‘딸만 가진’ 대상그룹에서 오너 일가의 여성이 승진했다. 임창욱 명예회장의 두 딸인 임세령·상민 상무가 나란히 전무로 승진한 것. 임세령 전무는 200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혼한 뒤 친정이 운영하는 대상으로 복귀했다. 현재는 식품BU(Business Unit) 마케팅담당을 맡고 있다. 차녀 임상민 전무는 식품BU 전략담당중역 겸 소재BU 전략담당중역으로 근무 중이다.
대상은 몇 년 뒤 여성 총수가 탄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회사로 꼽힌다. 이번 승진을 놓고 재계에선 이들 자매가 본격적인 경영 수업 및 승계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두 딸 임세령, 임상민 자매의 대결구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매출 늘었으나 영업이익 저조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을 ‘실적’에서 찾고 있다. 한진그룹과 효성그룹이 장남 경영권 강화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두 그룹이 최고 실적을 내면서 3세 경영권 교체의 적절한 타이밍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과 효성은 지난해 매출이 수직상승하며 사상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 선두에 3세 경영자가 있었다는 게 두 그룹의 설명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대표적인 여성 경영자인 이부진(47)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44) 삼성물산 사장 자매를 비롯해 정유경(45) 신세계 사장 등의 지난해 실적은 저조했다. 이들의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모두 총매출은 늘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부진 사장의 호텔신라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관광산업 위축과 면세점 추가 선정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서현 사장의 삼성물산은 해외 프로젝트 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정유경 사장의 신세계는 4조원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백화점 리뉴얼 및 확장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의 매출은 2014년 2조9090억원에서 2015년 3조2517억원으로 11.8%(3427억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도 2조78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2조4041억원) 3771억원(15.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14년 1390억원에서 2015년에는 772억원으로 44.5%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영업이익도 63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억원 줄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관광산업이 위축되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고 신규 면세점들이 새롭게 입점 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발생 되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신라호텔 측은 “추가로 면세점이 4개가 더 선정되면 더욱 경쟁이 심해질 게 분명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중국 경기가 좋지 않아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중국 언론 보도의 영향으로 관광산업 자체가 위축 될 여지가 있어 올해 전망도 밝지는 않다.
이서현 사장이 이끄는 삼성물산의 매출은 수직상승 중이다. 2014년 5조1296억원, 2015년 13조3447억원을 찍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도 20조159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6조1236억원) 3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4년 2134억원에서 2015년에는 371억원으로 82.6%포인트나 줄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영업이익은 713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물산 측은 “매출은 늘었지만 해외 프로젝트와 관련해 원가가 상승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의 2014년 매출은 2조4923억원에서 2015년 717억원 증가한 2조564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도 2조071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1조8325억원) 13%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14년 2734억원에서 4.13% 감소해 2015년 2621억원으로 떨어졌다. 2016년 3분기까지 누적영업이익도 14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1590억원)보다 8.3%포인트 줄었다.
신세계그룹 측은 “투자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에 비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4조원 투자를 통해 하남 스타필드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6개 사업을 진행 중이며, 백화점도 리뉴얼을 많이 했고 신규오픈도 하다 보니 수익성이 낮아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투자 초반이라 투자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이 따라와 주고 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 신세계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이 안정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매간 계열분리’ 힘 빠지나

대기업 여성 경영자들은 이전 세대에는 후계 승계가 주로 남성 위주로 이뤄지던 것과 다른 경영 환경을 맞이했다. 이들은 남자 형제보다 빠르게 경영 수업을 받고 지분을 늘리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 몇 년 새 3세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사업군 계열분리를 통한 형제·남매간 분할승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런 얘기는 사라졌다. 한진그룹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조현아·조원태·조현민 3남매간 역할에 따라 후계 몫이 나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조원태 사장이 대한항공을,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관광 사업을, 막내인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와 광고·마케팅 분야를 맡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그룹 내 모든 직위를 잃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조현민 전무는 전무B에서 전무A로 승진했지만 지난해 진에어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그룹 경영권이 장남인 조 사장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승계 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조양호 회장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한진그룹의 3개 사업 분야 분할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대신 아직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은 젊은 세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기존 회사에서 퇴사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28)씨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따로 경영학 석사(MBA)나 다른 박사 학위 과정을 밟을 필요성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씨는 2015년 베인앤드컴퍼니에 입사한 뒤 석유화학, IT(정보기술) 등 SK그룹의 주력 사업과 관련된 팀에 배속돼 일을 해왔다. 이 때문에 당시부터 ‘사실상의 경영 수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이자 농심 신춘호 회장의 외손녀 서민정(26)씨도 주목받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표상하는 지분 때문이다. 민정씨는 서 회장으로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6.48%를 증여받아 서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경기도 오산 공장에서 평사원 직급으로 화장품 생산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생산 부문이 화장품 사업의 기본이라 서씨의 첫 근무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도 경영일선에 나서기 전인 1980년대 후반 용인공장에서 첫 근무를 하며 장항공장을 세운 이력이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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