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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6:16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CEO는 비전·통찰 중요”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CEO는 비전·통찰 중요”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 승인 2017.02.03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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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모두가 주인…“CEO는 비전·통찰 중요”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국내 최초로 건설사업관리(CM) 시장을 개척한 이 분야의 선구자다. 1996년 그는 CM 전문회사 한미파슨스(한미글로벌의 전신)를 설립했다. CM은 기획·설계에서 시공·감리에 이르기까지 건설 사업의 전 과정을 건축주를 대신해 관리·감독하는 비즈니스다.
 

CM 전문회사가 이 일을 맡으면 건설 프로젝트의 완성도가 높아질뿐더러 공사비는 절감되고 공기는 단축된다. 한미글로벌이 CM을 맡은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의 경우 34개월 만에 완공됐다. 악취를 풍기던 거대한 쓰레기매립장은 그림 같은 녹색 그라운드로 변신했다. 무엇보다 공사비 40억원이 절감됐고 4개월 공기가 단축됐다.  

한미글로벌은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구성원이 1200여 명에 이르는 중견기업으로, 미국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 오택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 43개국에 진출했다. 국내 건설 용역업체로는 유일하게 해외 사업 비중이 50%에 달하고 수익의 약 70%를 해외에서 올리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2015년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은 이 회사를 세계 17위 CM 회사(미국 제외)로 평가했다. 

“회사는 무조건 구성원 편에 서라”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가을 이 회사는 본사 전 부서장과 주요 현장 책임자 40여 명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주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가 망할까?’ 김 회장은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CEO 단상에서 이렇게 자문자답했다. 
 

“CEO와 핵심 임원들이 망하게 하려 열심히 노력하면 2~3년이면 회사가 망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잘 망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야말로 망하지 않을 수 있는 기초입니다. 조선업의 몰락을 보십시오. 과욕을 버리고 겸손해져야 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한편 도전하고 행동하는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우리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김 회장은 창업 이래 구성원 중심의 경영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GWP·Great Work Place)을 만들려 노력했다. 한미글로벌은 9년 연속 ‘대한민국 훌륭한 일터(GWP)상’을 받았다. 2011년, 2013년, 2015년, 2016년엔 ‘최고의 직장’으로 선정됐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인 회사는 김 회장의 오랜 꿈이다. 그는 출근하고 싶어 안달하고 휴가 때면 동료가 그리워 빨리 복귀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고 싶었다. 계기가 있었다.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KLCC)의 현장소장 시절의 일이다. 방학이었는데 학교에 다니는 두 딸이 시무룩한 표정이었다. 아이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학교에 못 가서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 말을 듣고서 언젠가 꼭 그런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내부 고객인 구성원이 스스로 만족스러우면 성과가 좋아져 외부 고객이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그 결과 재구매, 타인에 대한 구매 추천이 이어지다 보면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도 커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선순환이다. 그는 GWP는 구성원이 회사의 주인이 되는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성원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구성원이 회사의 주인이면 회사의 정책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한미글로벌은 사규를 적용할 때 해당 조항이 모호하면 구성원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 경영지원 부서엔 “회사와 구성원 간에 이해가 상충하면 회사 편에 서지 말고 구성원 편에 서라”는 지침이 내려져 있다.

종업원 지주회사인 한미글로벌은 주인과 구성원이 일치한다. 구성원이 곧 주주인 만큼 노사 구분이 없다. GWP를 실현하기에 좋은 지배구조인 셈이다.

“한미글로벌은 잘 버니까 GWP운동도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CEO들이 있습니다. GWP운동은 성과 창출을 위한 겁니다. 우리가 GWP 실현을 위해 쓰는 돈은 사실 노사분규로 치르는 비용의 3분의 1 수준 이하예요. 회사가 선제적으로 구성원 중심 경영을 하면 사실 노조도 필요 없어요.”

한미글로벌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직원을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외환위기 극복 후 호황기에 도리어 구성원의 1~2%를 정리했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기업의 구성원들은 회사를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배반한 쪽은 오히려 조직 또는 경영진이었죠. 그 바람에 국내 유수의 기업을 비롯해 많은 회사에서 오랜 세월 동안 구축한 조직문화가 붕괴했습니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가 닥쳤을 땐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제적으로 선언을 했다.


여성 출산휴가 6개월 의무화

김 회장은 비전으로 회사를 이끄는 리더다. 한미글로벌 설립 당시 CM을 주력 사업으로 결정한 것부터 미국 자회사 오택의 인수에 이르기까지 그는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 

“2015년 글로벌 톱 10 CM사에 진입한다는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그 후 자연 성장(Organic Growth)으로 이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죠. 그래서 M&A를 통한 인위적인 성장을 시도하게 됐어요. CEO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 비전과 통찰력입니다. 이런 능력은 학습을 통해 향상될 수 있어요. 간단한 요령은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 그럴까 스스로 자문해보는 겁니다.”
구성원 중심의 회사와 일하기 좋은 기업도 그가 제시한 비전이다.

짐 콜린스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어느 업종이든 선도적인 기업은 ‘사교(邪敎) 같은 기업문화(Cult-like Cultures)’를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좋은 기업문화를 갖춘 회사의 구성원은 마치 광신도 같다는 이야기다. 한미글로벌의 구성원은 명함 크기의 경영비전 카드를 항상 소지한다. 월요일이면 업무 시작 전 모든 직원이 한데 모여 이 카드에 적힌 비전·미션·핵심가치를 제창한다. 미션 중엔 이런 것도 있다. 

“구성원들에게는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어 즐겁고 보람 있는 일터를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식 기반 사업을 벌이고 건설용역업계 최초로 ‘마에스트로’라는 서비스 브랜드를 사용하는 회사에서 이런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아무래도 낯설다. 

그의 생각은 다르다. 사무실 벽 액자에만 갇혀 있는 비전은 구성원들이 내면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기업문화야말로 최후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회사가 어려워지거나 위기에 봉착할 때 기업문화가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한미글로벌은 여성을 우대하고 가정을 중시한다. 일례로 출산한 여성에겐 산전·후 휴가 기간을 포함해 6개월의 휴가를 의무화했다. 구성원 자녀들은 회사에서 전원 학자금을 지원받는다. 초기엔 두 자녀까지 지급했지만 전 자녀로 확대했고, 지금은 입양된 자녀도 지원한다.

지난해 가을 창업경영인 부문 다산경영상을 받은 김 회장은 초·중·고 시절 문제아였다. 초등학교 시절 여자아이들 줄넘기 고무줄을 끊어놓기 일쑤인 그의 통지표 가정통신란에 담임교사는 “손버릇이 나빠 관찰이 요구 된다”고 적었다. 중 1, 2 때는 가출을 꿈꿨다. 3학년 때 반에서 5등 정도를 해 서울사대부고에 입학할 수 있었다.
 

청소년 땐 폭력서클 가입한 문제아

그는 역도반을 하면서 ‘세임 바디 클럽’이라는 폭력서클에도 가입했다. 못된 짓을 많이 했지만 반에서 10등 안팎의 성적은 유지하던 그는 고3 종업식 날 서클 친구들과 사고를 쳤다. 다른 서클 학생들을 집단 구타했는데 학교에서 알게 된 것이다. 그 일로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그는 학교에서 입학원서를 써주지 않아 대학 1차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오기가 발동했다. 2차 시험에 응시해보라는 부친의 권유를 뿌리치고 재수를 결심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여전히 싸움질도 했지만 1년 후 서울대 건축학과에 보란 듯이 합격했다.
 
졸업 후 한샘건축연구소•한라건설을 거쳐 한양에 다니면서 그는 엘리트 사원으로 성장했다. 그 시절 타고난 끈기와 깡이 자산이 됐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고, 때로는 배수진을 치고 일에 매진했다. 그 덕에 삼성건설에 다닐 땐 1년 만에 3년치 호봉이 승급된 적도 있다고 했다.

“대학에 강의를 가면 인생에서 깡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밀리지 말라고 하죠.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에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왜군에 맞서 13척의 배로 해상권을 회복했습니다. 학교 때 주먹 좀 쓴 것이 인생에 절대적인 마이너스가 되는 건 아니에요.”
 
한미글로벌은 사회공헌활동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전 구성원이 매달 본봉의 1%를 기부한다. 회사는 그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한다. 더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결국 전체 임직원 본봉의 3%에 해당하는 액수가 사회공헌활동에 투입된다. ‘따뜻한 동행’이라는 사회복지법인도 만들었다.

“기업이 정부보다 센 시대, 기업이 국가를 선택하는 미증유의 시대입니다. 힘이 세진만큼 올바른 일, 아름다운 일을 기업들이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중소기업과의 상생의 기틀도 만들어집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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