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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나눔 등반’ 스토리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나눔 등반’ 스토리
  • 박흥순
  • 승인 2017.02.03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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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소외 이웃과 100년 동반”

“한 평생을 동반자로 지금까지 나눔·기부활동을 응원해 준 아내와 함께 기부활동을 펼칠 수 있어 더욱 뜻 깊게 생각합니다.” 지난 1월4일 서울 중구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63)의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식이 열렸다. 강 회장과 부인 김희원씨는 각각 1억원 기부를 약속하며 아너 소사이어티 1438호, 1439호 회원이 됐다. 부부 회원으로는 104호다.

시린 겨울, 소외되고 지친 이웃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두툼한 외투처럼 그들 곁에 서서 친구가 되고 싶다는 강 회장은 지난 1월4일 부인 김희원씨와 함께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작은 마음을 모아 크게 만들어 보고 싶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나눔 철학은 그의 성격만큼 명확하고 간결하다. 그 때문일까, 그의 나눔 행보는 거침없다. 강 회장은 사실 내성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젊은 시절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오면 우물쭈물 있다가 고객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러던 그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매출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1년 이상 계속된 그 노력은 강 회장을 활동적인 비즈니스맨으로 바꿔나갔다.
“지난 40년 동안 블랙야크는 정상을 향해 등반을 해온 거고 이제부터 소비자, 다문화가정, 소외계층과 함께 100년을 동반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이자, 맨손으로 굴지의 아웃도어 기업을 일군 강태선 회장의 포부다.
그가 나눔에 대해 눈을 뜬 것은 한 순간의 계기가 아니다. 수많은 위기를 넘기며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의 산물이다. 이것이 남들과 다른 그만의 나눔 철학이고, 숙성된 와인처럼 깊은 향을 낼 수 있는 이유다.

산 넘어 산

강 회장은 산악장비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부터 언젠가는 사회에 환원 하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한라산 기슭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난함과 마주하며 성장했던 게 그런 마음을 갖게 된 원인이다.
강 회장은 지난 40여년을 돌아볼 때마다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고 소회했다.
지금은 호텔로 가득 찬 제주 중문이 강 회장의 고향이다. 그의 아버지는 지금까지 우리 민족의 아픔으로 기억되고 있는 제주 4·3사태에 연루돼 일찍 세상을 떠났다. 세 남매에게 남은 것은 가난뿐이었다. 장학금이 없으면 공부할 수 없었던 형편이었다. 하숙은 꿈도 못꿔 17년이나 자취를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제주농협에서 일했다. 당시 농협은 금융이 아니라 농업지원, 공판업무를 주로 했다. 2년쯤 일하던 그는 ‘내 길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 미련도 남았다.
강 회장은 ‘큰물에서 놀겠다’는 야망을 품고 무작정 상경했다. 옷 장사를 하던 이모 집에서 2년간 일했다. 일머리를 깨친 그는 평소 좋아하던 산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옷과 장비를 만들어 팔아보자는 생각에 창업을 한다. 1973년, 그의 나이 23살 때였다. 동쪽으로 가면 흥할 것 이라고 해서 ‘동진(東進)산악’이라고 회사 이름을 지었다.
당시에는 아웃도어라는 개념이 없었다. 등산장비 카테고리가 없으니 시장도 좁았다. 휴가철을 제외하면 배낭, 텐트, 코펠 같은 것은 팔리지가 않았다. 한 달을 팔아 1년을 먹고 살아야 했다. 그 때문에 강 회장은 숱한 위기와 마주했다. 부인 김희원씨와 결혼도 못할 뻔했다고 한다.
“1975년 3월16일에 장가를 들었는데 그해 1월에 받은 70만원짜리 어음이 부도가 났어요. 도무지 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방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결혼 전날 제주도로 내려가 결혼 다음날 아내를 두고 서울로 왔어요. 집사람에게는 정리하면 부르겠다고 둘러댔는데 한참 지나니 아내가 울고불고해서 결국 여인숙에 신혼살림을 차렸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은 이후 동진레저로 사명을 바꿨지만 등산용품이 주력이었기 때문에 브랜드는 ‘프로자이언트’를 밀었다. 그러던 중 1992년에 일이 터졌다. 국립공원 내 야영·취사가 금지된 것이다. 당시는 등산을 가면 산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이것을 못하게 하니 코펠이며 텐트가 팔리지 않았다. 경쟁업체들은 줄도산 했다. 동진레저도 그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망하라는 법은 없었다. 1993년 현대차 공장 직원들에게 침낭 3만2000여개를 납품하면서 기사회생 했다.
“그 해에 현대자동차 소나타공장이 준공됐습니다. 직원이 3만2120명이라는 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준공 기념 선물로 침낭을 택했는데 이유가 있었어요. 울산공장 직원 대부분이 외지인들인데 독신자 아파트에서 살았죠. 그들은 침낭을 이불처럼 사용했습니다. 주문을 받기 전에도 고민한 기억이 납니다. 입찰이 8월14일인데 9월5일까지 납품하라는 겁니다. 3만2120개를.”
입찰에 나선 다른 업체 사람들은 불가능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강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워낙 사정이 안 좋아 미련이 남았던 그는 ‘대금의 50%를 선불로 주면 해보겠다’고 했고, 당시 복지과장의 도움으로 입찰에 성공했다.
하지만 등산장비 시장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강 회장의 머릿속에 등산 패션 브랜드가 떠올랐다. 그래서 생각한 게 등산 패션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것이었다. 블랙야크는 그렇게 탄생했다.

블랙야크와 시작된 기부

히말라야에서 영감을 얻은 블랙야크는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즈음 강 회장은 자신의 어려웠던 지난날을 돌아보고 기부활동에 나섰다.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한 일환으로 블랙야크 매장에 헌혈증을 가지고 오면 10%를 할인해주고 판매액의 일부를 소아암재단에 기부하는 ‘사랑의 헌혈증 나눔 캠페인’을 시작으로, 캠핑대회와 바자회를 열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성금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저소득층과 장애인, 사회단체, 산악연맹, 스카우트연맹 등 사회 곳곳에 20억원 넘게 기부했고, 대학교 발전기금과 장학사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선행은 선행을 낳았다. 2013년부터는 보다 체계적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이웃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을 설립했다. “환경 때문에 꿈과 희망을 저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장학재단도 별도로 설립했다.
강 회장의 나눔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10억원 상당의 의류와 신발을 기증하는가 하면 교육환경이 열악한 네팔에도 손을 내밀었다. 비록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더 적극적으로 나눔에 매진했다.
기업 경영과 나눔 활동에 대해 “베이스캠프를 잘 다졌고 캠프3 고지 정도까지 왔다”고 말하는 강태선 회장의 정상은 어디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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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회장은…

△1949년 제주도 출생 △2007년 탐라대 졸업 △2013년 제주대 명예박사 △1973년 동진 설립 △1978년 몽블랑 등정 △1995년 블랙야크 론칭 △2003년 베이징 블랙야크 법인 설립 △2007년 ‘카리모어’ 아웃도어 론칭 △2009년 ‘정상은 내 가슴에’ 발간 △2010년 오은선 안나푸르나 원정대 대장 △2012년 국민훈장 모란장 △2000년~ 서울시산악연맹 회장 △2013년 블랙야크-강태선 나눔재단 출범 △2017년 아너 소사이어티 부부동반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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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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