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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짐 굿나잇 SAS 회장의 仁 경영철학
짐 굿나잇 SAS 회장의 仁 경영철학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7.01.02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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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아침 먹고 빨래도 한다

비즈니스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 회사 새스 인스티튜트(SAS Institute, 이하 SAS)는 통계 패키지 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빅데이터 분석 분야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SAS는 대중에겐 기업문화와 복지제도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로 유명한 제니퍼소프트의 이원영 대표도 SAS를 롤모델로 삼았다고 언급할 만큼 세계 여러 기업들이 SAS의 기업문화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AS가 오늘날 이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배경에는 짐 굿나잇(Jim Goodnight. 73) SAS 회장의 ‘仁 경영’이 있다.

짐 굿나잇 회장은 “행복한 젖소가 더 많은 우유를 만든다(Contented cows give more milk)”고 강조한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의 성과가 올라간다는 경영철학이다. 직원들을 최대한 쥐어짜야 성과가 오른다는 기업들과 비교되는 철학이다. 
SAS의 직원들은 회사를 ‘SAS 캠퍼스’라고 부른다. 마치 대학 캠퍼스처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마인드를 유지하자는 의미다. 전 직원은 1인 1실에서 근무하고, 사내에는 4000개 이상의 예술작품이 설치돼 있다. 또 식사, 세탁, 미용 등 일상에 필요한 것들은 물론 육아 및 의료 서비스도 캠퍼스 안에서 모두 해결이 가능하다. 회사에 출근해서 밥 먹고, 빨래 맡기고, 머리 손질하고, 병원 치료까지 하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州) 캐리(Cary) 시에 위치한 SAS 본사에는 4개의 대규모 육아시설과 전문 인력이 배치된 병원이 있다.

행복한 젖소가 더 많은 우유 만든다

이는 아이를 가진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수 없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아이를 회사에 데리고 와서 사내 어린이집에 맡기고 점심시간에는 함께 식사도 할 수 있다. 심지어 매주 회사를 방문하는 농산물 차량을 통해 장도 본다.
특히 주목할 점은 SAS의 모든 직원은 ‘정직원’이라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같은 핵심 인재뿐 아니라 운전기사, 정원사, 미용사 등 캠퍼스 내의 모든 인원이 정규직원이다. 이들은 직급이나 업무에 상관없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SAS는 주간 노동시간인 37.5시간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해고도, 정년퇴직도 없다.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때도 SAS는 해고를 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상상을 초월하는 직원 복지 혜택으로 유명했던 이 회사는 1976년 설립된 이래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은 물론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SAS의 자산이며, 매일 저녁 캠퍼스 정문을 빠져나가는 우리의 자산이 다음 날 아침 되돌아오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인 나의 임무”라는 짐 굿나잇 회장의 철학은 SAS의 이직률을 업계 최하위로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평균 이직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SAS가 기록중인 2~4%의 이직률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9만 달러 뒤로 하고 캠퍼스로…

굿나잇 회장은 1961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응용수학과에 진학해 같은 대학에서 통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부시절 컴퓨터 강좌를 듣고 당시 최신 기술이던 IBM셀렉트릭 타자기의 원리에 빠져들었다. 그는 이후 컴퓨터프로그래밍에 푹 빠져 농업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대학원 시절에는 플로리다에서 1년여 동안 아폴로 우주 계획과 관련된 일을 했다. 당시 제너럴일렉트릭과 미 항공우주국이 그의 업무를 관장했다. 그가 훗날 SAS를 창업할 때 그때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수직적인 위계질서와 대화가 단절된 건조한 문화, 특히 직원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에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출퇴근기록카드로 직원이 근무시간을 지켰는지 확인하고, 5분이라도 지각하면 그 이유를 해명해야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다.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필요하면 한밤중에도 사무실로 향했던 그에게 출퇴근시간 엄수 강요는 비합리적으로 느껴졌다. 더구나 직원들이 비품을 훔쳐갈까 봐 금속탐지기를 설치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굿나잇 회장은 당시 9만 달러에 달하는 높은 연봉을 받았지만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가 데이터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보험사와 제약사 등에서 문의가 이어졌다. 굿나잇 회장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고객사가 100군데가 넘었을 때, 대학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창업했다. SAS는 그렇게 1976년 설립됐다. 

직원이 즐거워야 회사가 산다

굿나잇 회장은 뭔가 다른 업무 환경, 재미있고 자극적이며 자원이 풍부해서 직원들이 최상의 결과물을 생산해낼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자 했다. 직원들이 즐거움을 느끼면 최선의 결과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 믿었다. 그는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창업 당시부터 주 35시간 근무원칙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보다 일을 많이 하는 것은 낭비다. 밤늦게 일하는 것보다 다음날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저녁 회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언뜻 동료애와 애사심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지만 가족과 함께 지낼 시간을 희생해야 하는 만큼 오히려 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기업이 직원과 가정의 화목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직원뿐 아니라 그 가족까지 기업에 애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봤다.
근무시간이 업계 평균보다 훨씬 적은 주 35시간이라는 것은 결국 의무적으로 일해야 하는 시간이 35시간이고, 그보다 더 일하는 것은 전적으로 선택사항이라는 의미다. 물론 SAS의 직원들은 주 35시간 넘게 일한다. 하지만 시간외 근무를 하더라도 직원이 스스로 선택한 것과 어쩔 수 없이 남아있는 것과는 전혀 결과가 달랐다.
SAS는 직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말로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무슨 일이든 시도해볼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기꺼이 제공한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잘 대해주니 직원들도 회사에 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우리는 목표와 경쟁 한다”

SAS는 좋은 기술 하나 앞세우고 정상에서 여유 부리는 기업이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대신 1년마다 사용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임대 형식을 고집해 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매년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는 건 고객 처지에서 보면 1년만 쓰고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SAS는 1년에 한번 고객에게 평가받기를 자처한 것이다.
SAS는 1976년 창업 이후 한 번도 성장을 멈춘 적이 없다. 고급 분석(Advanced Analytics)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시장조사가 이뤄진 1997년 이후 SAS는 점유율 1위를 놓친 적이 없고, 항상 2위 업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SAS의 이런 거침없는 행보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바로 SAS의 보상체계에 해답이 있다고 말한다. 다른 IT업계와 달리 개인의 성과가 아닌 부서 전체의 성과를 토대로 하고 있는 SAS의 보상체계는 영업부서조차 직원 개개인의 성과가 아닌 부서 전체 목표 대비 성과를 기초로 보너스를 지급한다. 그 때문에 SAS의 직원들은 “우리는 사내 경쟁을 하지 않는다. 목표와 경쟁 한다”고 말한다. 굿나잇 회장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기고한 글에서 “창의적인 자산(Creative capital)은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합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SAS는 직원 간의 소통을 중시하며, 고객의 의견을 중요한 기회로 여긴다.

회사는 직원들이 바꾼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혁신의 원동력은 창의성이다. 창의성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 하더라도 혼자 머리를 쥐어짜는 것보다 동료나 고객과 소통할 때 비로소 생산적인 아이디어들이 생겨난다. 혁신의 답은 결국 사람이다.
굿나잇 회장은 SAS를 창업할 당시 세계 최고의 복지를 자랑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진 않았다. 단지 ‘내가 직원이었을 때 기대했던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다. 직원 처지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제도와 시설을 갖추니 세계 최고의 직장이라는 타이틀은 저절로 따라왔다.
SAS는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개선해야 할 점을 묻고 그 결과를 인트라넷에 공개한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매겨 개선 작업에 나선다. SAS는 기술 면에서나 직원 복지 면에서나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직원들이 회사에 변화를 가져올 것처럼 대하라. 그러면 그들은 진짜로 변화를 일으킨다.” 굿나잇 회장이 한 말이다. SAS를 연구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은 SAS가 훌륭한 기업문화를 유지하면서 40년 넘게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가 “굿나잇 회장의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있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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