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3 19: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2016 키워드 ‘시민’
2016 키워드 ‘시민’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6.12.06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노 속 희망
▲ 촛불집회 현장.<뉴시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16년 한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전례없던 국정 농단 스캔들이 하반기에 걷잡을 수 없이 터진 탓인지 국민들의 마음은 그 어느 해보다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급기야 공분이 폭발했다.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과 국가 지도자의 무능함에 대해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길거리로 촛불을 들고 나와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심지어 유모차를 끌거나 어린 자녀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참여한 평범한 아빠 엄마들도 많아 마치 무저항 비폭력의 시민혁명을 방불케 했다. 불안과 위기 속에서도 질서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줌으로써 빛나는 촛불처럼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이같은 시민들의 말 없는(?) 힘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절정에 달했다. 특히 지난 11월 26일 광화문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서는 전국에서 올라온 150만명 규모의 인파가 운집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건의 불상사도 없이 마무리되었다. 엄청난 인원이 다녀갔음에도 길거리에는 시위용 피켓을 비롯한 쓰레기 더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 시민들은 1분간 모든 빛을 차단하는 평화로운 ‘암흑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거리에 모인 사람들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어둠과 빛…성숙한 시민의식 감동

시민들은 저마다의 손에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불렀다. 화염병과 최루탄, 각목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던 과거 집회 현장과는 180도 달리 가족과 친구들이 보였고, 꽃 스티커가 보였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경찰과 멱살을 잡기보다 가족 대하듯 따뜻하게 안아주고,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어 주는 가 하면 ‘투쟁’이라는 날선 구호 대신 자유발언과 박수소리를 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세계 유수의 외신들은 감동했다. 연행자 수와 경찰 부상자 수 ‘제로’를 기록하면서 음악공연과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한국인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목격하고 감탄해 마지 않았다. 뉴욕타임즈는 “첫 눈이 내린 추운 날에도 수많은 인파가 서울 중심가를 가득 메웠다”며 “(집회는) 매우 평화로웠고 거의 축제 같았다”고 보도했고, 로이터 통신은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 가운데 하나”라고 타전했다. 일찍이 우크라이나의 ‘오렌지혁명’, 튀니지의 ‘재스민혁명’, 홍콩의 ‘우산혁명’보다 더 평화적으로 대중집회가 진행된 점은 사태의 심각성을 미뤄 봤을때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는 게 외신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한국인들을 뿔나게 한 희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박근혜 대통령이 그 배후에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검찰이 대통령을 공모자로 판단한 것처럼,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정권의 시녀 소리를 들어오던 검찰도 여론과 사태의 심각함을 알아차린 듯 지속적으로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가 불가피함을 피력했다. 검찰은 ‘99%의 증거’를 확보하고 박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수차례에 걸쳐 직접적인 방문조사가 필요하다는 등 청와대를 압박했지만 박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면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말한 대통령의 처음 대국민 담화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한 민주주의 국가의 원수임에도 박 대통령은 헌법의 뒤에 숨어 피하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 한 시민이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뉴시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전세계가 깜짝 놀랄만큼 질서 있고 평화로운 대중집회였지만 청와대는 “국민의 뜻을 다시 한 번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의 소리를 잘 듣고 겸허한 자세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할 것”이라는 짧은 멘트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고 있다. 말로는 시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속 시원한 해법을 내놓기는커녕 시민들의 분노만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명예롭게 퇴진하라는 시민들의 줄기찬 요구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장본인인 대통령은 두문불출하며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를 정도다. 대통령의 이러한 ‘불통’이 계속해서 시민들을 자극하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끓어오르는 화를 삭이지 못하고 거리로 뛰쳐나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집단 지성’의 분노를 보는 듯한 시민들의 촛불집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바통은 대통령과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분노를 절제하며 평화적으로 항의 표시를 한 성숙한 우리 국민들에게 현 사태의 출구와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촛불의 의미는 한국정치와 정치인, 기득권층에 대한 극도의 불신,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불평등, 경제적 양극화에 대한 경고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성실히 노력한 만큼 보상받아 즐겁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며, 신분의 차별없이 기회가 주어지는 공정사회로 나아가자는 시민들의 외침이 메아리로 그쳐선 안 된다.  
시민들의 절제된 분노와 양식 있는 행동이 기로에 놓인 대한민국을 다시 희망으로 이끌도록 해야 한다. 어떤 권력이더라도 빛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은 묻히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겨울이 가면 봄은 온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