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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1-26 17:17 (수) 기사제보 구독신청
하도급대금채무와 손해배상채권의 상계
하도급대금채무와 손해배상채권의 상계
  • 이승훈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 승인 2016.10.04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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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하도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 중 하나는 소위 ‘갑질’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보다 사업규모가 크고, 수급사업자에게 일감을 제공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자신이 보유한 거래상 지위를 이용하여 수급사업자에게 다양한 불이익을 제공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은 주로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하여 계약서 제공, 납품 및 반품, 대금 지급 및 감액 등과 관련한 불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 반대로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의 제재 수단에 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관계에서 반드시 원사업자를 ‘악(惡)’, 수급사업자를 ‘선(善)’으로 볼 수만은 없는 것이, 수급사업자의 과실로 인해 원사업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 부품의 하자로 인해 제품 전체가 불량품으로 판정되거나, 건설공사에서 수급사업자의 과실로 전체 공기가 지연되는 경우와 같이, 수급사업자의 과실로 인해 원사업자가 재산, 신용과 관련하여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공정위에 하도급법 위반 신고사례 늘어

이 때, 수급사업자가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면서 적정 손해를 배상하면 다행이나, 대개의 경우 수급사업자는 자신의 과실을 부인하면서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청구하기 마련이다. 설령, 수급사업자가 해당 공급 부분에 대한 자신의 과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과실이 있는 부분 이외에 정상적으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한 부분에 대하여는 하도급대금 지급채권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정상적으로 공급한 부분에 대한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원사업자 입장에서는 수급사업자의 과실로 손해를 입었기 때문에,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그대로 지급하기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다수의 원사업자들은 자신에게 손해배상채권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채권과 하도급대금채무의 동액 상당의 상계를 원인으로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분쟁이 본격화되는 순간이다. 종전에는 수급사업자들이 주로 법원에 하도급대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근래에는 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하도급법 위반의 신고를 하거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조정이 불성립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로 사건이 이송되어 신고사건과 동일하게 처리된다).
먼저, 수급사업자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건설위탁에서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과실로 공사가 지연되어 지체상금채권이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공사대금채무 일부와 상계한 사안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사 지연에 원사업자의 과실이 없다고 볼 수 없는 점, 공사완료가 지연된 사유 중 일부는 원사업자 측에서 발생한 사정인 점 등에 근거하여 원사업자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원사업자와 공사 지체의 책임이나 납품 대금에 따른 분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도급 대금을 임의로 상계 · 정산하는 행위를 제재한 데에 의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원사업자의 일방적 상계, 매우 제한적 허용

다음으로, 수급사업자가 자신의 귀책사유는 인정하였으나 손해액에 대하여 원사업자와 다툼이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제조위탁에서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과실로 인해 납품처에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게 되었음을 이유로 대금채무 일부와 상계한 사안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사업자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수급사업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손해액이 얼마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도급 대금 등의 소멸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공정거래위원회가 원사업자의 하도급대금 미지급이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경우, 원사업자는 미지급한 하도급대금은 물론, 목적물의 수령일로부터 60일 이후부터는 연 15.5%의 지연손해금까지 지급하여야 한다(하도급법 제13조 제8항, 선급금 등 지연지급 시의 지연이율 고시 참조). 상사법정이율이 연 6%에 그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하도급법상 지연이자율은 원사업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정거래위원회는 기본적으로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원사업자의 일방적인 상계는 상당히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원사업자 입장에서는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확실히 입증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일단 이미 발생한 하도급대금은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이다. 만약, 상계를 이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고자 한다면, 상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의 고리의 지연이자와 과징금 부과의 위험은 감수하여야 할 것이다.
반대로, 수급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원사업자가 손해배상채권과의 상계를 이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나, 손해배상의무의 존부 및/또는 손해액에 대하여 이견이 있다면, 하도급대금 미지급을 원인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할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함으로써 지연이자 및 과징금 부과의 위험을 부각시켜 원사업자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 지급 청구의 소에서 패소할 경우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과 달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원사업자의 상계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무혐의가 된다 하더라도 신고인인 수급사업자가 신고절차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도 아니므로, 패소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승훈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연세대학교 법과대학(2011, 학사) 
제50회 사법시험(2008)
사법연수원(2011, 40기)
업무분야 : 공정거래, 기업집단, 하도급, 
           가맹사업, 전자상거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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