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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8:35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사랑, 씁쓸하고도 간절한 영혼의 갈증
사랑, 씁쓸하고도 간절한 영혼의 갈증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6.06.0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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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Fine Art|서양화가 김윤정
▲ 또 다른 나, 72.7×50㎝ 아르쉬지에 수채, 2015

그렇게 얘기할 때 언뜻 감이 오질 않았었어. 우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바람과 부드러운 햇살과 조화로운 느낌의 노래는 깊고 다감하게 서로를 감싸 안았었지. 알고 있으리. 굳센 믿음의 세월이 얼마나 헤아릴 수 없었던가를. 

“…그 어떤 이가 항구한 우주를 움직이는지, 저녁 노을 속에 떨어져 버릴 태양이 왜 동녘에서 붉게 솟아오르는지, 장미꽃으로 대지를 꾸미기 위하여 그 무엇이 화창한 봄날을 마련하는지, 또한 무엇이 제철 따라 가꿔서 가을의 탐스런 포도송이를 풍성케 하여주는지…”<보에티우스( A. Boethius) 시, 철학의 위안, 정의채 譯, 성바오로출판사)

▲ moment, 45.5×33.4㎝, 2016

신화, 생의 미학 그 반추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신화 부활하다-이오의 강’은 암소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 온 삶을 산 여인, 이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람둥이 제우스는 아내 헤라의 눈을 피해 이오와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그녀의 직관은 무서웠다. 제우스가 그 일을 숨기려 구름을 일으키고 이오를 암소로 바꿔놓았는데 헤라의 추궁이 느껴지는 집요한 요구가 있었으니 암소를 선물로 달라는 것이었다. 결국 제우스는 거절하지 못하는데 이윽고 헤라는 본심을 드러낸다. 눈이 백 개나 달린 아르고스를 통해 암소를 감시하게 한 것이다. 마음이 편치 않았던 제우스는 하늘과 지상을 왕래할 수 있는 헤르메스를 불러 아르고스를 죽이라 명했는데 죽은 그의 눈을 헤라는 공작의 꼬리에 달아주었으니 공작새 깃털의 장식이 되었다는 것이다. 

▲ 신화 부활하다-이오의 강, 162×112㎝, 2014

작가는 “화면의 강변 너머 또 한 마리 공작이 보인다. 헤라의 질투심을 드러내듯 만발한 꽃들이 생생하게 피어나고 이오의 마음처럼 강물은 맑고 깨끗하게 표현했다. 수채화 작업은 물과 시간의 우연적 조화미가 매력이다. 풍부한 감성을 드러내는 다채로운 느낌의 묘사가 흥미롭지만 붓질이 어긋나면 의도한 표현에서 벗어나 낭패 보기 십상인 예민하고 섬세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수채화를 통해 신화 속 등장하는 영혼의 미학을 표현하고픈 마음이 컸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화 부활하다-에로스와 프쉬케’작품은 순결하고도 신비로움을 발산하는 흐드러지게 피어난 홑겹백장미를 배경으로 신과 인간의 끝없는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한걸음씩 걸을 때마다 발치에 뿌려진 꽃을 밟고 가는 생을 꿈꿔본 적이 있는가. 아름다움에 관한한 누구와의 비교를 용서치 않는 여신 아프로디테를 자극한 프쉬케의 미모가 그러했다. 아프로디테는 미의 질투를 삭이지 못하고 아들을 불렀는데 그가 바로 날개가 달린 에로스이다. 장난꾸러기인 그는 어머니가 받은 상처에 대한 보복의 굴욕을 주기위해 그녀에게로 향한다. 
아프로디테의 뜰엔 두 개의 샘이 있었다. 단물과 쓴물이 솟는 샘물을 각각 담아 프쉬케 방으로 갔으나 화살촉의 감촉으로 눈을 뜬 그녀의 자태에 놀라고 만다. 그렇게 신과 인간의 운명적 만남은 시작된다. 이후 수많은 역경을 뛰어넘는 지고지순한 이야기는 믿음이라는 사랑의 숭고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해피앤딩으로 끝난다. 

“옛날 옛적에 사람들은 밝은 이야기를 지었지. 이성보다는 환상으로 그려진 날개가 펄럭이던 때였네. 진리의 맑은 강이 황금 모래 바닥위로 흐르던 때였지. 진리가 담긴 숭고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노래하였네. 그녀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달콤하면서도 엄숙하나니 그녀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꿈을 좇아 나섰다지…” <그리스로마신화를 보다① 中, 스코틀랜드 출신의 시인 T.K.허비 詩, 토머스 불핀치 지음, 노태복 옮김, 강대진 해설, (주)리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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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김윤정
신화 속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적 아이디어는 오늘날 보다 나은 인간의 행복을 꿈꾸는 시대에 가장 유용한 콘텐츠의 산실로 여겨진다. 그중에서도 그리스로마신화는 스케일이 웅장하고 내용도 대단히 극적이다. 작가는 “언젠가 누군가가 ‘왜 신화인가’라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신화가 없는, 신화를 잊어버린 민족은 불행하고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 2010년부터 신화와 수채화작업이라는 소재와 방법론으로 줄곧 준비해 왔다. 개인적으로 두 아들을 키우면서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었던 그림의 이야기들이 시리즈 작업의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재미나고 감동을 전해주는 신화를 수채화의 맑고 싱그러운 서정적 표현기법으로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화-부활하다’라는 작품의 대명제는 드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올해 더 많은 신화를 바탕으로 작품 구상을 하고 있다. 내년에 ‘신화 부활하다’라는 콘셉트로 개인전을 열 생각을 하고 있는데 회화적 감상과 교육측면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정(KIM YOON JUNG) 작가는 원광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했으며 제33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했다. 지난해 10월 ‘장욱진미술문화재단 내 고택’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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