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어닝서프라이즈’ 펑!펑!…긴 겨울 가고 봄바람이 분다
삼성・LG전자 ‘어닝서프라이즈’ 펑!펑!…긴 겨울 가고 봄바람이 분다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6.05.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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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봄을 지나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문턱에 이르렀지만 전반적인 국내 경기는 아직 한겨울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난달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들은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자동차・휴대전화・TV는 판매 호조를 보이며 어닝 시즌을 이끌면서 정유・화학을 필두로 중후장대 산업 중 일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 우리기업들의 첫 성적은 어떨지 산업별 풍향을 짚어 봤다.

전자…맑음

지난해 4분기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였던 삼성전자가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당초 5조원 후반대로 예상됐던 증권가 기대치가 6조원 이상으로 오르더니 실제 실적은 이는 훌쩍 뛰어 넘었다.
지난달 7일 ‘2016년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액 4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의 경우 전분기 대비 8.1% 감소했으나 전년동기와 비교했을때 3.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98%, 전년동기대비 10.37%나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는 3월 11일 출시한 갤럭시S7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S7은 출시 20일 만에 1000만대를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전작인 갤럭시S6의 판매성적이 다소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갤럭시S7이 이를 상쇄하며 IM(IT・모바일)부문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갤럭시S7 엣지(Edge)’의 판매비중이 높아 수익성면에서도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IM부문이 거둬들인 영업이익만 3조5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도체의 경우도 D램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부진한 실적이 전망됐지만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기술력으로 원가를 개선해 시장의 기대치보다 선방했다는 평이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2012년 2분기 이후 14분기 만에 시장점유율 40%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했다.
가전부문은 평균 판매 단가가 전분기보다 개선된데다 VD(Visual Display)부문의 마진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핵심부품인 LCD패널의 가격하락이 완제품 마진을 개선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올초부터 지속된 원화 약세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1분기 원・달러 환율은 100원이상 올라 1200원대를 기록했다. 환율이 100원 오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약 7000억~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에도 호조세 지속

삼성전자의 이같은 실적은 큰 변동이 없는 한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49조원과 유사한 49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 6조6000억원대비 4.5% 감소한 6조3000억원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1분기 영업이익에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할 경우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2분기부터 LG전자의 G5와 애플의 아이폰SE 등과 판매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증가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에 본격화되는 ‘갤럭시S7-G5-아이폰SE’의 3파전 속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어갈지가 관건”이라며 “갤럭시S7이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2분기 연속 3조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LG전자도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달 11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3조3621억원, 영업이익 5052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8.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4.8% 급증한 수준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때 매출액이 4.5%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무려 65.5%나 늘었다. 증권가는 당초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4000억원 초반대로 예상했으나 실적 발표를 앞두고 4500억원대까지 상향조정하는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됐다.
이같은 LG전자의 호조세는 프리미엄 가전제품군의 선전과 수익성이 높은 OLED TV 판매량 증가 등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군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자 노력한 것에 대한 결실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인 ‘LG시그니쳐’를 론칭한 바 있다. 
지난달 말 출시하자마자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5’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더욱 크나 큰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1분기에 기대를 뛰어넘는 호성적을 기록하면서 전자업계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며 “2분기 역시 양사 모두 전략 제품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면서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려 나갈 것으로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유・화학…맑음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저유가 기조로 원재료 가격은 계속 하락한 반면 제품수요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가격 인하로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014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던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올해엔 흑자폭을 더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이들 4사의 영업이익은 SK이노베이션 6838억원, 에쓰오일 4970억원, GS칼텍스 3122억원, 현대오일뱅크 20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두배 이상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호조는 2014년 급락했던 저유가 기조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정제마진 폭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등으로 판매한 뒤 얻는 이익으로 국제유가와 석유 제품의 가격 차에서 발생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유가격이 내린 것에 비해 석유 제품 판매 가격은 높게 유지하면서 이익이 났다는 얘기다.
그 중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이란산 원유 도입의 효과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란산 원유는 배럴당 2~3달러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또, 각 정유사들이 펼친 사업에 대한 결실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을 통해 비정유 부문 강화에 주력했다. GS칼텍스는 복합수지 사업 강화로 중국, 체코에 이어 북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콘덴세이트 정제와 혼합 자일렌(MX)제조공장을 공동으로 건설중이다. 

산유량 동결 합의 결렬 ‘변수’

그러나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달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분기 정유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과 비OPEC 주요 산유국 등 18개국 대표는 산유량 동결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동참 없이는 산유량을 동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날 회의에도 불참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의 원유 산유량 동결 합의 기대감에 배럴당 40달러 선을 나타내는 등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결렬됨에 따라 공급량 과잉 우려 증가로 유가는 30달러선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유가하락=실적악화’라는 공식을 깬 정유업체의 훈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학업계의 실적도 긍정적이다. 저유가로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 가격은 낮은 반면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은 수요 확대로 뛰어올라 이윤이 높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업체들의 정기보수 등으로 NCC(나프타 분해설비)업황은 ‘호황 사이클’에 접어 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스프레드가 600달러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에틸렌 업황 호조로 NCC를 보유한 석유화학 기업들이 실적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에틸렌이 주력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611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 이어 올해는 영업이익 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한화그룹의 한화토탈과 한화케미칼의 경우도 각각 3000억원, 1423억원 등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맏형 격인 LG화학의 경우 전기차 부품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해보다 많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LG화학이 20여년 간 장기투자를 펼쳐 온 사업이다. 때문에 수익성 개선은 그룹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닐 뿐더러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도 가능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 배터리가 납품되는 GM 볼트 2세대와 닛산 리프 2세대 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승용차 배터리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전기버스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모습”이라며 LG화학의 향후 실적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철강…구름 조금, 볕들기 시작

산업의 뼈대를 담당하는 철강산업의 경우 전체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 별로는 희비가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시달렸던 포스코는 전분기 대비 75% 가량 오른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김미송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516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10% 가까이 웃돌 전망”이라며 “철강재 가격이 인상되고 있고 원재료 투입 가격이 하락해 스프레드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달 초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등 주요 철강재 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한 뒤 이달 중 한차례 더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도 도와주고 있다. 중국 내 부동산 및 제조업 지표 개선으로 중국의 철강 업황이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의 업황 개선이 구조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지만 비수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단기적인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화 환산에 따른 추가이익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2위 현대제철도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용 강판의 가격하락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부터 8~9만원으로 하락한 자동차용 강판은 봉형강 부문의 비수기로 인해 판매량이 줄어드는 요인이 실적에 다소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는 오는 2분기를 전후로 전체적인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광석과 원료탄의 구매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2분기는 봉형강의 계절적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는 열연 중심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지만 2분기에는 중국 냉연 가격 상승으로 국내 냉연 수출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 투입시점 까지 본다면 3분기까지는 마진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구름 조금

국내 완성차 업체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던 개별소비세 인하 시한이 올 해 6월 말로 연장되면서 내수판매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수출은 지난해보다 10% 넘게 하락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타타대우, 대우버스 등 국내 완성차 7개사의 1분기 내수판매는 총 36만8492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분기 당시 기록했던 최고 기록 36만2856대를 넘어선 수치다. 그러나 수출 성적표를 같이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올 1분기는 65만4494대를 수출해 지난해 1분기 73만3759를 수출했던 것보다 10.8%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을 살펴 보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EQ900, 친환경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기아차의 올뉴 K7, 르노삼성의 SM6에 한국GM의 스파크 등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업체들의 판매량을 견인한 것은 신형들이었다. 여기에 정부가 경기회복 불씨를 살린다며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시점을 6월 말로 연장하기로 한 효과를 본 셈이다. 여기세 저유가로 인한 자동차 구매심리 회복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수출 길이 문제다. 중국의 경기부진과 주요 신흥시장의 수요 감소, 글로벌 업체들간의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 부진은 2분기부터 차츰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와 신흥시장 수요 감소,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1분기 수출이 감소했다”며 “작년 말부터 올해 1분기 사이에 출시된 신차들이 본격적인 수출대열에 합류하면 2분기부터 차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공업…비 오고 갬

지난해 8500억원 대의 적자를 기록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1분기 흑자 전환(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의 1분기 중국 굴삭기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체기에 빠졌던 중국의 건설기계 수요가 5년마다 돌아오는 교체시기를 맞아 깜짝 성장한 덕분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중국내 굴삭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1만8700여대를 기록했다. 새 배기가스 규제가 시행 되기 전에 굴삭기를 구매해 두고자 하는 움직임도 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선제적 구조조정도 흑자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고정비를 줄여 더 이상 실적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 굴삭기 시장의 호재는 현대중공업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11일 건설장비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중국 굴삭기 시장점유율은 7.2%를 기록해 2013년 9월 이후 2년 6개월만에 점유율 7%를 넘겼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국내외 투자기관들은 현대중공업의 1분기 실적이 흑자전환 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폭은 손익분기점을 기준으로 수백억 단위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 단위의 적자행진을 계속해온 만큼 올 1분기 실적이 몇백억 단위의 흑자가 예상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며 “손익분기점을 아슬아슬하게 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예상 가능한 부실을 지난해 모두 털어내 앞으로는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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