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13℃
    미세먼지
  • 인천
    B
    13℃
    미세먼지
  • 광주
    B
    15℃
    미세먼지
  • 대전
    B
    17℃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15℃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17℃
    미세먼지
  • 충남
    B
    14℃
    미세먼지
  • 전북
    B
    15℃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Y
    18℃
    미세먼지
  • 경남
    B
    17℃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지고 상대를 안심시켜라!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지고 상대를 안심시켜라!
  • 박상기 전문위원 겸 BNE글로벌협상컨설팅 대표
  • 승인 2016.03.30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속 심리적 설득협상전술

뉴욕의 뒷골목 도박사들 얘길 다룬 ‘라운더스’란 영화가 있다. 우리나라에선 흥행에 실패했지만 미국 영화계의 평이 상당히 좋았던 영화다. 남성 주연 두명도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주기에 족한 맷데이먼(마이크 맥더못 역)과 에드워드 노튼(레스터웜머피 역)였다.

포커 실력이 프로급인 법대생 마이크(맥 데이먼 분)가 말썽꾸러기 절친인 웜(에드워드 노튼 분)이 감옥에 가기 전에 진 빚 만오천달러를 못 갚아 목숨이 위험하다는 얘기에 할 수 없이 목숨을 건 포커판에 뛰어들어 결국 법대생의 길은 접고 전문 포커꾼의 삶을 가게 된다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에겐 결코 용납되지 않는 스토리다. 
필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국제업무 종사자들을 상대로 수 없이 많은 국제비즈니스협상교육을 시행해 왔다. 그리고 이 장면은 필자가 오프닝으로 애용하는 몇 장면 가운데 하나다. 보통 이런 멘트로 강의를 시작한다.
“여러분 LA로 출장가서 주말에 시간 좀 나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가신 적 있으시죠? 저도 몰랐는데 주말에는 포커판에 끼시면 돈 잃기 십상이랍니다. 왜냐하면, 인근 대도시에 있던 전문 도박꾼들이 주말에는 시내가 텅 비니까, 라스베이거스로 몰려와 자기도 평범한 관광객인 양 포커판에 끼어들어 엄한 관광객들 돈을 다 따 버린다고 합니다. 자 그럼 여러분의 국제비즈니스협상실력은 관광객 수준인지 아니면 전문 도박꾼 수준인지 한번 보실까요?”

마이크는 주말을 맞아 카지노로 몰려 와 평범한 관광객들과 함께 앉아 있는 낯익은 뉴욕의 전문 도박꾼들과 인사한다. 그들이 자리 잡고 나자 줄줄이 포커판에 나타나는 다양한 관광객들. 맥 데이먼의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이들은 상대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있다. 신나게 놀다가 포커나 한판 칠까 하고 들렀겠지.
고향에서 친구들과 하던 게임과 비교하면 결코 안된다. 여기선 아무리 운이 좋아도 절대 이길 수가 없다. 기술측면에서 전혀 상대가 안 된다. 우리 전문도박꾼들은 한편도 아니지만 적도 아니다. 이건 동물의 세계와 같다. 피라냐가 서로 물어 뜯어 먹는 걸 본 적이 있는가?
멋 모르고 포커판에 뛰어든 관광객들의 패는 훤히 다 보인다. 찡그린 얼굴, 입을 가리는 손 동작, 담대 피우는 모습. 무의식적인 행동이 그들의 패를 말해 준다. 초보가 세게 나오면 허풍이고, 얌전하면 잘 들어 온 거다. 알고 보면 간단하다.”
 
이 장면이 끝나고 필자가 다시 묻는다. “여러분은 국제비즈니스협상에서 전문도박꾼입니까 아니면 호구 관광객입니까? 자기들끼리는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저 다국적 기업들, 거대 국제금융기관들 그리고 다양한 국제기구들의 연합체와 힘겨운 한판 협상을 겨뤄야 하는 대한민국의 글로벌 비즈니스맨 여러분. 이제까지 우리의 과거가 어떠했든 오늘은 여러분 모두 글로벌 비즈니스협상 선수로 재탄생하는 날입니다.”

협상의 시작은 상대 마음을 사로잡는 것 : 영화 쉰들러 리스트

독일의 2차 세계대전이 점점 확전됨에 따라, 군수용기 수요가 폭발하게 되고 오스카 쉰들러(리암 니슨 분) 사장의 사업은 날로 번창한다. 이제는 능숙한 타이핑 실력을 겸비한 전문 비서를 고용할 필요를 느끼게 된 쉰들러. 단 한명의 비서를 채용한다는 공고가 나갔으나, 면접 당일 수십명의 아리따운 유태인 아가씨들이 운집하는 이변이 일어난다.
전시 중에 제대로 된 일자리가 귀한 상황이다 보니, 쉰들러의 군수용기 공장에 취직한 사람은 단 한명도 아우슈비츠에 끌려 가는 불운을 겪지 않았다는 얘기가 유태인 게토 사회에 쫙 퍼졌던 것이다. 전쟁 난리통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화려하고 매혹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미모의 아가씨들을 바라보는 쉰들러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이제 한명 한명 1대일 면접이 시작되고.

쉰들러 : “서류정리와 청구서 작성, 속기도 가능하고 내 스케줄 관리하는 일이에요. 물론 타자도 칠 수 있어야지, 타자 솜씨는 어때요?”
아가씨 : “The Art! (예술입니다)”

아리따운 아가씨가 타이프의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하는 데, 예술 수준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그러나 쉰들러는 아리따운 아가씨를 눈 앞에서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흡족한 모습이다. 연이어 이어지는 타이핑 테스트. 심지어 타자기를 처음 대하는 게 틀림없어 보이는 비서 지망생도 보인다.
결론. 타이핑 실력은 미모와 반비례. 쉰들러는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운 비서 면접자들에게몸도 기울고 마음도 따라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마지막 비서 면접자. 담배를 꼬나문 체 빛의 속도로 타이핑을 하는 한 눈에 보기에도 괄괄한 성격의 중년의 아주머니. 정작 최고의 타이핑 솜씨를 지닌 전문 비서 역량이 충분한 최적의 후보가 나타났으나, 쉰들러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체, 허공에 담배연기만 연신 내 뱉는다.
과연 최종합격한 비서는 누구일까?  타이핑 실력이 제일 중요한 핵심 채용항목이었으니 맨 마지막 아주머니가 채용되는 게 맞는 얘기 아닐까? 그러나 정작 합격한 비서는 타이핑 실력은 형편없지만, 미모 하나는 남 부럽지 않은 20여명의 비서경력 전무의 아가씨들을 떼로 합격시키려 한다.

슈텐 공장장 : 비서가 정 필요하시면 한 명만 뽑으세요.
쉰들러 : (아리따운 비서 면접생들을 지긋이 바라보며) 난감한데. 다들 합격감이야.
슈텐 공장장 : 그래도 한명만 고르셔야 합니다.
쉰들러 : 음~

장면은 바뀌고 이쁜 아가씨는 몽땅 비서로 채용하고 공장 정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쉰들러의 기쁨에 들뜬 모습이 천진난만하기까지 하다.

협상에서 ‘Emotion bypasses logic’ 즉, 감정은 논리를 우회 통과한다는 말이 있다. 한마디로 사람이란 이유 여하, 사실 여부가 어찌되던 상관없이 막론하고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하고 밀어준다는 얘기다.
미국의 비즈니스리더십 전문가인 마크 S 월튼 박사는 “사람들을 납득시키고, 다짐을 얻어내고, 궁극적으로 실질적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생각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의 감정에 영향을 끼치기 위함이다(To generate people's understanding, commitment and, ultimately, their action-is to impact, not just their thinking, but their emotions)”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사람이란 먼저 느끼고 그 다음에 자신의 선택을 논리적으로 정당화 시키는 이유를 찾는다는 말이다(People feel first and rationalize later).

쉰들러 : 해 보시죠.

그러다보니, 평소에 자신이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이라면 제품이나 서비스가 다소 질이 떨어지더라도 구매를 하지만, 이전에 만난 적이 없는 낯선 사람이거나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이 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안 하더라도 선뜻 내키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Clients will buy inferior products from people they trust more often than they will buy superior products from people they don't trust).
물론 제일 이상적인 것은, 평소 자기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 최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적정한 조건에 구매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라 : 영화 대부1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라는 말이 있다.
협상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은 크게 3가지로 개념 짓는다.
첫째, Too Good To Lose.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대박 인식 유도 제안기법)
둘째, Too Risky and Costly To Refuse. (거절하기엔 향후 감당해야 할 위험요소(Risk)와만회비용이 너무 커 어지간하면 군말 말고 수용하고 계약하는 게 낫다고 판단토록 유도하는 제안기법)
셋째, No Risk and Cost At All. (처음엔 숨겨진 위험요소나 (Hidden Risk)나 추가 비용 (Cost) 부담이 커 거절하려 했으나, 의외로 별 문제 없이 깔끔하고 수익도 짭짤한 괜찮은 (Problem-free& Profitable Project) 조건으로 인식하게 유도하여 결국 Why Not! 즉, 합의하는 게 맞다라는 대답을 유도하는 제안기법.

마피아의 저 유명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는, 두 번째 전략인, 지금 거절하기엔 향후 감당해야 할 위험(Risk)과 만회비용(Cost to recover)이 너무 커 어지간하면 수용하고 계약하는 게 낫다고 판단토록 유도하는 제안기법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미국 뉴욕 지역 이태리-시실리섬 출신이 조직한 ‘마피아’의 피 비린내 나는 계파간 전쟁을 700만 달러를 들여 그린 느와르 영화의 대표작. 1966년 파라마운트 영화사는 한 때 실제 마피아 조직원이었던 작가 마리오푸조(Mario Puzo)의 작품을 사들여 영화 제작에 돌입했으나, 마피아의 협박으로 여러 차례 촬영이 중단된다. 그러나 파라마운트와 마피아의 최종 담판 결과, 대본에서 ‘마피아(Mafia)’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 조건 하나로 극적인 타결을 맞는다. 그래서 <대부> 1편에서는 ‘마피아’ 대신 ‘패밀리(Family)’라는 단어를 썼다고 한다.
1970년대 실제 마피아들이 이 영화 속 패션과 행동 방식을 따랐다고 하니 당시의 반향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아무튼,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라는 말은 바로, 돈콜레오네(말론 브란도 분)의 막내 아들인 마이클(알 파치노 분)의 사랑하는 약혼자 케이(다이안키튼 분)는 할리우드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쟈니가 여동생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걸 보고 어떻게 이런 톱가수가 마이클의 가족이 되게 되었는 지 얘기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대사다.

마이클 : 하루는 아버지가 그 밴드 리더를 찾아가셨지. 그리고 1만달러를 건네며 쟈니를 이제 그만 놓아달라고 하셨대. 하지만 그가 거절했어. 그 다음날, 아버지는 다시 찾아가셨어. 하지만 이번에는 인상 험악하고 덩치 큰 루카브라지란 부하를 데리고 가셨어. 그리곤 한 시간 만에, 그는 천 달러 수표 한장 받고 계약해지에 군소리 없이 바로 사인 했다더군.
(원 대사: My father went to see this bandleader. He offered him 10,000 dollars to let Johnny go. But, the bandleader said no. So the next day, my father went to see him, but this time with Luca Brasi. Within an hour, he signed for a certified cheque of 1,000 dollars.)
케이 : (의아해 하며) 어떻게 된 거죠?
마이클 : 그 치가 거절할 수 없게 제안을 던지신 거지.* (Made him an offer he couldn't refuse.)
케이 : (점점 더 궁금해하며) 도대체 어떻게 하신 거죠?
마이클 : 루카브라지가 그 치의 머리에 총을 겨눴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지. “네놈 골통이든 네 놈 사인이든 둘 중 하나는 이 계약서에 올라 오겠지.”

마피아 두목 가족의 사업은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마치 남의 일처럼 돈 콜레오네의 무자비한 비즈니스 방식을 얘기하는 마이클. 그리고 그들의 문제해결 방식인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라는 영화 전편에 걸쳐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된다.

대박 인식 유도 제안기법(Too Good To Lose) : 영화 변호인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대박 인식 유도 제안기법(Too Good To Lose)의 예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의 한 장면을 꼽는다면, 필자는 주저 없이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을 꼽는다.
송우석 변호사로 분한 송강호가 변호사라면 의당 하지 않는 부동산 등기 업무가 폭주 해 정신 없이 바빠지자, 새로운 사무장인 오달수와 연봉협상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송우석 변호사의 사무실로 들어선 박동호(오달수분). 마치 시장통처럼 사무실을 가득 채운 수많은 고객들의 소란스러움에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난 후,

송우석 : 자 그럼 인제 살 함 시작해 볼까요?
박동호 : (무슨 얘긴지 모르는 척 능청을 떨며) 뭐를 예? (뭘요?)
송우석 : 일이요!
박동호 : (어이가 없다는 듯) 아이 오늘 처음 뵀는데. 그리고 전 김상필 변호사가 한번 가 봐라 해가지고…
송우석 : (말을 끊으며) 전 사무실에서 월 30만원 받는다 들었십니다. 
(박동호 어떻게 알았지 라는 듯 깜짝 놀라 침을 꿀떡 삼킨다.)
송우석 : (박동호를 향해 고개를 돌려 쳐다보며)월 50! 우짤랍니까?(어떡하시겠습니까?)
빅동호 : (잠깐 생각을 정리하는 듯 하더니 여유롭게 웃으며) 아따 그 변호사님 성격 억수로 급하시네예. 허허허 (커피잔을 한 모금 쭉 들이킨다) 앗 뜨겁어라. (고통에 가슴을 쥐어 뜯는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송우석 변호사와 마주 앉아 상담을 받고 있던 고객을 보며 손을 저어 물러 나라는 제스쳐를 취하며)
두 분은 됐습니다. (그리고 의자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가득 메운 대기 고객들을 행해 손뼉을 치며 소리친다.)
자 오신 순서대로 저한테 서류를 주이소. 저한테 서류를. 저한 테 주이소 (기다렸다는 듯 박동호에게 한꺼번에 서류들을 쏟아 붓는다. 서류더미와 사람들에 묻혀 “잠깐만”을 다급하게 외쳐대는 박동호를 바라보는 송우석 변호사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월 30만원 받고 있던 박동호에게 던진 월급 50만원 제안. 결코 놓칠 수 없는 너무나 좋은 조건. 우린 Too Good To Lose 오퍼기법이라고 부른다.
사람은 누구나 머릿속에 저울을 하나씩 갖고 있다. 한쪽에는 내가 얻게 될 이익을 올려 놓고 그 다른 편에는 그 이익을 얻기 위해 내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나 대가, 혹은 감수해야 할 위험 등을 올려 놓게 된다. 그래서 내가 투입해야 할 비용(Cost) 대비 얻게 될 이익(Profit)이 크다고 판단이 서야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욕심(Greed)이 무거우냐, 아니면, 반대쪽 두려움(Fear)의 무게가 더 무거우냐가 거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짓는 것이다. 아마 협상이란 바로 이 ‘상대의 머릿속에 들어 앉아 있는 저울의 눈금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기술’일 것이다.
즉, 당신의 제안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아니 놓치면 후회할 너무나 매력적인, 탐스러운, 욕심나는 제안으로 인식시켜 주는 협상전략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매력적인 제안을 제시하기도 어렵고 받기도 어렵다. 이런 경우에 차선책으로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채택하는 전략이 ‘Too Risky and Costly T Refuse’ 제안 전략이다.
즉, 당신이 제시한 최초의 제안을 거절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협상전략이다. 결과는 놀랍게도 상대가 거절했던 당신의 최초 제안이 Too Good To Lose로 재인식된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이러한 Too Risky and Costly To Refuse 제안전략을 ‘No를 Yes 로 바꾸는 마법’이라고 부른다. 즉, 당초 거절한 제안을 거절했다가는 이후에 닥칠 Risk와 Cost가 도저히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는, 그러기에 차라리 그런 감당하기 힘든 (Prohibitive& Unbearable) 위험(Risk)과 비용(Cost)발생 혹은 손실(Loss)을 방지하기 위해, 조금 마음에 내키지는 않는 조건이긴 하지만, 멀리 보면 이게 현명한 판단임을 상대에게 피부에 와 닿도록 잘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매력적인 파워는 ‘전문성’ :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톰행크스가 FBI 수사요원 ‘칼’로 그리고 아직 젊고 매력적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1960년 대미국에서 실존했던 10대 수표위조 사기범 ‘프랭크에버그네일 주니어’로 연기한 실화영화가 있다. 바로 ‘나 잡아 봐라(Catch me if you can)’이다.
각설하고, 우여곡절 끝에 칼 요원의 집요한 추적 끝에 붙잡힌 프랭크는 중형을 언도 받아 연방 교도소에 수감된다. 어느 크리스마스를 맞아, 칼 요원은 프랭크를 면회한다. 자 영화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자.
몇 마디 인사를 나누고 난 후 프랭크가 칼의 서류가방에 뭐가 들어 있는 지 묻는다. 칼은 최근 미네소타에 위조수표들이 나돌아 범인을 추적하러 공항으로 가는 길에 들렀다고 말하자 프랭크는 그 위조수표를 자신에게 보여 달라고 한다. 면회실 창문에 갖다 댄 위조수표를 흘깃 보고서는 

프랭크 : 은행직원이군요.
칼 요원 : 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 봐.
프랭크 : 직원이 확실해요. 날짜가 핸드 스탬프로 찍혔어요. 계속 사용해서 숫자가 닳았고. 어떤 숫자들은 깨지고 갈라졌어요. 6과 9가 특히 심해요.

칼은 넋이 나가 멍하니 쳐다 본다.
FBI의 범조수사 전문가들조차 밝혀 내지 못한 범인의 프로필을 위조수표 딱 한번 보고선 막힘없이 정확하게 짚어내는 프랭크의 신통방통한 능력에 입을 떡 벌리고 감탄해 마지 않는 톰행크스. 몇 일이 지났을까? 자신의 상사 FBI요원과 함께 프랭크를 찾아 면회 온 톰행크스.

FBI 요원 : 보고 확인해 줘.
프랭크 : (수표를 잡자 마자) 가짭니다.
FBI요원 : 자넨 어떻게 아나?
프랭크 :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수표책에서 뜯어낸 흔적이 없잖습니까? 손으로 자른 겁니다. 
(수표를 잠시 훑어 보고 손에 들고 흔들어 보이며) 은행 수표치곤 너무 무거워요. 종이가 두겹이라 수표론 너무 무거워요. 게다가 마그네틱 잉크가 평평한 게 아니라 도드라져 있구요. MICR용이 아닌 제도용 잉크예요. 문방구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톰이 FBI 요원을 “내가 뭐라고 그러더냐 선수 맞지?”라는 듯 웃으며 바라본다)

FBI요원 : (인정한다는 듯 잠시 말을 잃었다가) 프랭크! 
(그리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제안을 던진다).
FBI 금융범죄수사본부에서 우리와 함께 일 해 보지 않겠나?
프랭크 우린 자넬 이 감옥에서 꺼내 줄 힘이 있어. FBI의 보호감찰 아래 남은 형기를 정부에서 일하게.

결과는? 1974년 감옥에서 풀려난 후, 프랭크는 FBI를 도와 세계적인 위조수표범들 체포에 공헌했으며, 금융사기와 위조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발명해 낸 위조방지 수표들은 금융권과 포춘지 선정 5백대 기업에서 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매년 벌어 들이는 사용료만 수백만달러에 이른다.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람이 바로 여기 있었군. 바로 당신!”

초면에 상대가 별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듣고 싶어하든 절실히 원하던 답을 툭 던져 줄 수 있다면, 상대가 자신의 입으로는 도저히 말하기 곤란하거나 쑥스러운 바람을 당신의 입으로 대신 정확히 말 해 줄 수 있다면, 그 상대가 의뢰인이든, 고객이든, 직장 상사든, 연인이든 그 누구든지 상관없이 당신에게 마음을 홀딱 빼앗기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경우를 ‘Hooked’, 즉, 한눈에 훅 갔다, 혹은 반했다고 하는 것이다. 데다가 당신의 뛰어난 전문성과 그간 쌓아 온 탁월한 성과와 사례들이 양념처럼 잘 곁들여 진다면 세상 그 누가 당신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상대는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의지하는 굳은 신뢰를 선사할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는 그토록 간절히 찾아 헤매던 Right Person! 즉 선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Right Person 속칭 ‘선수’로 평가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바로 전문성이다. Expertise Power라고 지칭한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골치 아픈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해 줄 수 있는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다.
우리는 문제가 있으면 전문가를 찾는다. 질병을 고치기 위해선 의사를 찾고, 송사에 휘말렸을 땐 변호사를 찾고, 세금문제가 있을 땐 회계사, 차가 고장 나면 정비사를 찾는다. 즉, 자신에게 닥친 문제의 성격에 따라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는다.
그리고 우리가 찾은 전문가가 탁월한 역량을 갖춘 실력 있는 전문가임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린 그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이미 그 문제가 상당부분 이미 해결 된 듯 깊은 안도감을 느끼며, 이 전문가가 조만간 선사할 골치 아픈 문제해결의 기쁨과 즐거움을 예감하면서 기대에 부푼다. 한마디로 우린 전문가에게 ‘끌린다’.
우선 상대보다 우월한 전문가로서의 지식, 경력, 실적, 타이틀을 넌지시 내세워 심리적으로 상대를 기분 좋게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상대를 도와주려고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뒤, 상대가 궁금해 하는 사항이나 상황을 친절하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알기 쉽게 교육시키는 듯, 당신이 들려주기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고, 역으로 상대가 알게 되면 당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선별적으로 제외하거나 상대가 제시한 자료나 주장을 반박하거나 무력화 시키는 전술이다.
이 기법은 특히, 상대가 당신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적절한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때 더욱 효과적이다. 주의할 것은 상대의 입장이나 견해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음을 가급적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한 데, 그렇지 않은 경우 자칫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린다거나 의혹을 유발시켜 불필요한 반발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 마무리 전략-상대를 안심시켜라 : 영화 신데렐라 맨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 간혹 최종 판단이 딱 부러지게 서지 않는 하지만 어떻게든 결정은 내려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괜찮은 데, 반대로 생각하면 자칫 곤란한 결과가 생길까 봐 우려가 되는 까닭이다. 한마디로 막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순간이다.
만약에 독자제위 중 이와 유사한 고민에 빠져 있다면 영화 ‘신데렐라맨’의 이 한 장면을 보여 드리고 싶다. 짧게 영화 소개를 한다면, 미국 뉴욕의 1920년대말 실존 했던 제임스 브래드독(러셀크로우 분)이란 라이트 헤비급 권투 선수에 대한 얘기다. 
한 때 라이트 헤비급 복서로서 세계 랭킹 2위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복서였다. 그러나, 타고난 약한 체력(실제로 그의 당시 사진을 보면 좀 마른 체격이란 걸 알 수 있다)과 잦은 부상, 특히 손등뼈 골절로 인해 시합 다운 시합을 보여주지 못하자 프로권투선수 자격을 박탈 당하고 만다.
하지만 부인과 세 자녀를 데리고 착실히 생활 한 탓에, 아껴만 쓰면 은퇴를 해도 될 만큼 충분한 저축을 해 놓았는지라 큰 걱정은 없었다. 그러나, 때 마침 불어닥친 경제 대공황의 거센 소용돌이는 그 동안 저축한 그의 모든 돈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고, 졸지에 도시 빈민으로 추락하고 만다. 온기 한점 없는 지하 단칸 방에서 세 아이들을 먹이고 키우기 위해, 한 때 세계 챔피언을 넘보던 복서는 부두 하역노동자로 전락한다. 그나마도 일 없이 공치는 날이 많아 살림은 더욱 더 팍팍해 지고, 이젠 가족들마저 뿔뿔이 흩어져야 할 만큼 절박한 곤궁에 처하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그의 절친이자 복서시절 그의 매니저이기도 했던 유태인 친구 죠굴드는 그의 이런 딱한 사정을 보다 못해 스파링 시합을 제안한다. 랭킹 높은 헤비급 선수들의 시합전 몸풀기용 스파링 상대역 말이다. 몇 푼 받는 고작 스파링 상대라니. 그러나 브래드독에겐 너무나 소중한 시합이었다. 적어도 열흘치 일당은 받을 수 있으니까. 그 돈이면 끊어진 전기도 수도도 다시 들여 오고, 무엇보다 처가에 맡겨진 아들과 다시 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시합을 이어가던 중, 세계 랭킹 2위의 상대를 3라운드에 KO로 눕히면서 파란을 일으킨다. 자신들과 같은 빈민가 출신 부두노역자가 세계적인 권투 스타로 거듭나는 순간, 바로 이 영화의 제목인 ‘신데렐라 맨’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프로복싱업계의 거물 흥행주인 제임스는 브래독의 시합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는다. 사실 얼마전 치른 랭킹 2위 그리핀(130Kg의 거구였다고 한다)과 브래독과의 대전에서 자신의 밀어주는 유망주였던 그리핀에게 내기돈을 걸었다가 브래독이 KO승으로 이기는 바람에 거액의 판돈마저 홀라당 날린 터라, 브래독의 다음 시합을 승인해 달라고 찾아 온 브래독의 매니저 죠굴드를 마주 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짜증이다.
제임스의 사무실을 찾은 조 굴드, 이미 예상하고 온 듯 얽힌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

조굴드 : (죄송스러운 듯 어눌한 목소리로) 브래독이 그리핀을 때려 눕혀 아직 화가 덜 풀리신 것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압니다. 몰라도 여러 사람 속 상하게 했을 겁니다. 왜 안 그렇겠습니까?
조굴드 : (제임스의 심기가 조금 풀렸다고 판단, 진지하게 브래독의 시합을 왜 승인해 주어야 하는 지 당위성을 늘어 놓기 시작한다) 
브래독하고 루이스를 다시 붙이는 겁니다. 루이스가 이기면 브래독에게 복수해서 좋고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띄우며) 그리고 또요? 제임스 당신은 더 많은 돈을 버는 거죠. 그 반대로 생각해 볼까요? 정말 만약에 만약인데요. 만에 하나 브래독이 루이스를 이기면, 래스키하고 붙게 될 거고 거기서 브래독이 지면? 당신은 더 많은 돈을 버는 거죠. 한 마디로, 당신이 브래독을 복귀시키지 않는 것 보다 복귀시켰을 때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더 돈이 된다 이 말씀이죠.
제임스 : (잠시 뜸을 들이는 듯 하더니, 마침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 입 서커스판에 내놔도 손색없겠군.

(결국 브래드독의 시합은 이루어지고,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하지만 모든 실의에 찬 빈민가 사람들의 실낱 같은 희망대로 헤비급 세계챔피언을 판정으로 이기고 세계챔피언에 등극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만다.)
자 독자제위께선 이 장면의 핵심 협상전략을 파악하셨는가? 
그렇다. 바로 ‘이래도 득이고 저래도 득이지 손해 볼 일 전혀 없는 데 왜 안 하는가? No Risk at all. Why not?’이다.
상대가 당신의 제안을 그다지 달갑지 않게 생각하거나, 혹은 아예 다른 방향 즉,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로 기우는 가장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이유는, 당신과 당신이 제시하는 제안내용이 자신에게 자칫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이나 악영향을 끼칠 지도 모른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즉, 괜히 합의를 봤다가 나중에 알아보니 더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망쳤다거나, 별 탈 없을 줄 알았는데, 불리한 반대의 상황이 발생해 속수무책 일방적으로 당하는 불운한 결과가 발생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에 더 이상 당신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 ‘이래도 득이고 저래도 득이다’ 즉 No risk at all 전략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
처방은 의외로 간단하다. 즉, 당신과의 합의에서 자칫 야기될 수 있는 각종 금전적 손실, 사회적 비난, 조직의 문책 등 각종 불안거리에서 편안히 풀려 날 수 있는 논리적 설명과 자료를 제시하여 상대의 심리적 저항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즉, 상대가 우려하는 내용이나 상황이 자세히 들여다 보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며, 오히려 어찌 보면 전화위복의 득이 될 수 있다는 논지가 주효하다. “어찌 보면 차라리 잘 된 겁니다. 그러니 이번 결과가 이렇게 나오든 저렇게 나오든 실제로는 손해 볼 게 하나도 없는 상황입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만 쓸데 없는 걱정은 붙들어 매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결정하십시오.”
여기다가 하나 더 마지막 고명으로 얹는다면 ‘면죄부’ 전략을 추천한다.
중세의 유럽과는 달리 우리가 사는 면죄부는 돈이 필요 없다. 다만, 상대를 치켜세워 주기만 하면 된다. “당신이니까 여기까지 온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신 욕할 사람 아무도 없다.” “걱정하지 마라, 비난은 우리가 감수하겠다.” 한마디, 한마디가 상대의 고민과 갈등(Agony and anxiety)을 잠재우는 면죄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