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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8:1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귀사의 평판은 몇점 입니까?
귀사의 평판은 몇점 입니까?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6.02.01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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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을 쌓는데는 20년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데는 5분이면 족하다”

미디어의 홍수다. 하루에도 우리는 수백 건 이상의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기뻐하고, 분노하며, 슬퍼하고, 즐거워한다. 이 시간에도 사람들은 꾸준히 새로운 정보와 마주하는 상황이며, 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평판’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다. 

개인은 물론 기업도 이제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대다. 고객 혹은 내부자의 행동 하나에 기업은 그대로 대중 앞에서 발가벗겨진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 설령 그 정보가 사실이 아닐 경우에도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평판을 쌓는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데는 5분이면 족하다”는 워렌 버핏의 말처럼 좋은 이미지를 쌓아 올리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 이미지가 진흙탕 속으로 빠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무너진 110년 공든탑 

지난해 말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몽고식품의 사태는 우리에게 평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인 경남의 향토기업 몽고간장은 40대 운전기사의 폭로에 간장색처럼 짙은 먹물을 뒤집어썼다. 이는 운전기사에게 거친 막말과 폭행을 일삼은 이 회사 명예회장 개인의 성품과 인격의 문제일 뿐 간장의 품질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도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간 국내 간장업계 3위이자 식당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 간 거래에서 70%의 점유율을 자랑하던 몽고간장은 현재 매출이 40% 가까이 급락한 상황이다. 110년 동안 간장 한 우물을 파면서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명예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몽고식품을 향한 원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평판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또 다른 사례는 지난해 홍역을 앓았던 롯데그룹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롯데는 베일에 쌓인 회사였다. 조국 대한민국에 투자한 재일교포로 우리에게 알려진 신격호 총괄회장의 키워드는 ‘애국자’였다. 롯데그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업을 경영하는 이미지를 내세웠고, 매스컴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던 신 총괄회장은 롯데 측에서 제공한 사진에 의해 상징화됐다.

‘애국자’에서 ‘정체성 논란’으로

직접고용 12만 명에 달하는 국내고용 1위 기업 ‘애국기업’ 롯데지만 롯데의 평판은 그에 미치질 못했다. ‘질소과자’로 불리는 과대 포장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고, 롯데 자이언츠는 팬을 외면하는 경영으로 부산 팬들의 인심을 잃은 지 오래다. 골목상권을 위협한 롯데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본 중소 상인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여기에 ‘롯데의 정체성’이 덧씌워지면서 평판은 급속도로 추락했다. 국민들은 지금까지 애국기업으로 알고 있던 롯데가 사실상 일본기업이라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롯데가 한국기업임을 강조하던 신동빈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롯데 측은 발 빠르게 대처했다. 제2롯데월드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 하루 만에 오는 2018년까지 2만4000명을 신규고용 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평판을 염려한 롯데그룹의 위기관리는 교과서적으로 진행됐다.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쏟아 부으며 총공세를 펼쳤다. 과거에는 이런 방식이 잘 통했다. 하지만 떨어진 평판은 꿈쩍하지 않았다. 한국민의 ‘민심’을 잃은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오늘날에는 온라인평판은 천심이다. 롯데 위기는 오프라인에서 활성화 됐지만 온라인에서 가속화했다. 한동안 포털사이트에는 ‘롯데 불매운동’과 ‘롯데 일본기업’과 같은 부정적인 검색어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만인이 만인을 평가한다

비단 거대기업뿐만 아니라 평판은 이미 우리 경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최근 인기리에 서비스 되고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택시’가 좋은 예다. 카카오택시는 택시를 이용한 승객이 기사의 서비스를 평가한 별 개수를 부여한다. 고객들의 나쁜 평판이 누적되면 해당 택시는 카카오택시 서비스에서 축출될 수 있다. 그렇다고 고객이 왕은 아니다. 카카오택시는 기사도 손님을 평가한다. 승객이 택시를 부른 뒤 기다리지 않고 가버리는 등의 행동을 한다면 기사도 해당승객에 대해 낮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이 점수가 일정량 쌓이게 되면 그 승객에게는 ‘옐로카드’가 발급된다. 옐로카드는 ‘이 사람은 진상승객입니다’라는 일종의 낙인이다. 택시기사들이 자신의 택시를 이용한 고객의 평판을 공유하는 셈이다. 진상승객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면 카카오택시를 이용할 생각을 접는 것이 좋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에서도 평판은 큰 영향을 미친다. 개인거래에서 자주 사용되는 ‘장터’ 어플리케이션에도 사용자끼리 평점을 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평판관리전문가’라는 새로운 직종이 등장할 정도니 우리는 가히 평판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무방하다. 

기업 평판관리 절실

오랜 시간 한국사회를 지켜온 빠른 추격자 전략과 적자생존 전략은 끝났다. 저성장시대, 장기불황 구조, 기술의 진보에 따른 일자리의 축소, 그리고 인터넷 세계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새로운 대중이 출현했다. 이제 순간적 협업과 수평적 협력이 이끄는 3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고객과 투자자의 신뢰는 이전처럼 결과 중심과 지시, 그리고 복종의 결과물이 아니다. 칸막이와 층계로 이뤄진 수직적 구조로는 답을 찾기가 어렵다.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기업과 관련된 모든 항목이 사회적 가치로 승화돼야 한다. 기업 평판은 더 이상 제품과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은 공공의 영역에서 대중이 느끼는 사회적 관계, 명분, 감정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것에서 비롯된다. 이제 공중의 여론, 대중의 평판이 기업의 전략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시점이 왔다. 
재무, 마케팅 부서들이 사회적 여론의 데이터를 확실하게 받아들여 더 넓은 비즈니스의 영역을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업의 중요한 자산을 지키고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다. 홍보로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다. 홍보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커뮤니케이션에서 평판관리로 나아가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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