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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1:00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무엇을 하지 말 것인지, 무엇을 그만둬야 할지가 해야 할 일의 리스트보다 중요하다
무엇을 하지 말 것인지, 무엇을 그만둬야 할지가 해야 할 일의 리스트보다 중요하다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5.2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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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콜린스 저(이무열 옮김)]

외부에서 저명한 리더들을 영입하는 것은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하는 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도약에 성공한 11개 회사중 10개 회사의 CEO들은 회사 내부 출신인 반면, 비교기업들은 6배나 자주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다.
우리는 경영진에 대한 고액의 보수가 위대한 회사로의 도약과 연관이 있음을 증명할 만한 자료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경영진의 보수체계가 기업 성공의 핵심동인이라는 생각은 데이터에 근거를 두지 않은 것이었다.
전략 그 자체만으로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과 비교 기업들을 구별해 주지 못했다. 두 집단의 회사들 모두 분명한 전략을 갖고 있었고, 도약에 성공한 기업들이 비교 기업들보다 장기 전략수립에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는 증거는 없었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일차적인 목표로 삼지 않았다. 그들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똑같이 관심을 기울였다.
기술과 기술에 따른 변화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전환하는데 불을 댕기는 것과는 사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기술이 전환을 가속화할 수는 있지만, 기술이 전환을 일으킬 수는 없다.
인수합병은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전환하는데 사실상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 평범한 회사를 합친다고 위대한 회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변화를 이용하거나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연합을 이루어 내는 데 별로 관심을 쏟지 않았다. 조건만 잘 갖추어지면 책임감이나 연합, 동기부여, 변화의 문제는 대부분 녹아 없어진다.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은 무슨 이름이나 슬로건, 출범식, 프로그램을 거창하게 내걸고 그들의 전환을 공표한 적이 없다. 그중 일부는 실제로, 도약 당시에는 변화의 규모를 깨닫지도 못했다고 한다. 나중에 가서야 되돌아보니 변화가 일어난 게 분명하더라는 것이다. 그렇다. 그들은 혁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진정 혁명적인 도약을 일구어냈다.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대체로 거대한 업종의 회사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일부는 보잘 것 없는 업종의 기업들이었다. 우연히 로켓의 원뿔 끝에 앉아 도약하게 된 회사는 단 한경우도 없었다. 기업의 성장은 상황의 함수가 아니라 대개 의식적인 선택의 문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신은 고슴도치인가, 여우인가?

유명한 수필 <고슴도치와 여우>에서 이사야 벌린은 고대 그리스 우화를 토대로 세상 사람들을 고슴도치들과 여우로 나누었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큰 것을 안다.”
여우는 고슴도치를 기습할 복잡한 전략들을 무수히 짜낼 줄 아는 교활한 동물이다. 날이 밝고 날이 어두워지도록 여우는 고슴도치 굴 주변을 빙빙 돌며 고슴도치를 덮칠 완벽한 순간을 기다린다. 민첩하고 늘씬하고 잘 생기고 발빠르고 간사한 여우가 확실한 승자일 것 같다.
반면에 고슴도치는 호저와 작은 아르마딜로를 유전자 합성해 놓은 것 같은 초라한 동물이다. 놈은 어기적 어기적 점심거리를 찾아다니고 집을 돌보며 단순한 일상에 열중한다.
여우는 갈림길에서 교활한 침묵속에 고슴도치를 기다린다. 고슴도치가 제일에만 신경을 쓰면서 여우가 숨어있는 바로 그곳으로 다가온다. “야, 이제 잡았다”고 여우는 생각한다. 여우가 후다닥 뛰쳐나가 번개처럼 땅을 가로지른다. 위험을 느낀 작은 고슴도치는 여우를 올려다보며 “또 만났군. 아직도 덜 배웠나?”하고 생각한다.
고슴도치는 몸을 말아 동그란 작은 공으로 변신한다. 공 둘레에는 작은 가시가 사방으로 돋아나 있다. 사냥감 앞으로 달려온 여우는 숲 속으로 퇴각하여 새로운 공격 전략구상에 착수한다. 고슴도치와 여우사이에 이런 싸움들이 매일같이 펼쳐지는데, 여우가 훨씬 교활함에고 이기는 건 늘 고슴도치다.
벌린은 이 작은 우화에 비유하여 사람들을 두가지 기본, 즉 여우와 고슴도치 그룹으로 나눈다. 여우는 여러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며 세상의 그 복잡한 면면들을 두루 살핀다.
그들은 어지럽고 산만하고 여러 단계를 오르내리는 탓에 자신의 생각을 하나의 종합적인 개념이나 통일된 비전으로 통합하질 못한다고 벌린은 말한다.
그에 반에 고슴도치는 복잡한 세계를, 모든 것들을 한데 모아 안내하는 단 하나의 체계적인 개념이나 기본 원리 또는 개념으로 단순화한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모두 고슴도치였다. 그들은 자신의 고슴도치 속성을 활용하여 우리가 고슴도치 컨셉이라고 부르게 된 것을 자신의 회사들에서 일관되게 추진한다.
비교기업들의 리더들은 여우같은 속성이 있어 고슴도치 컨셉의 분명한 장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어지럽고 방만하고 일관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1979년. 당시 필립모리스의 부회장이자 애연가였던 로스 밀하이저는 말했다.
“나는 담재를 사랑해요. 담배야말로 인생을 정말 살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들 중 하나지요.”
필립모리스 사람들은 분명히 자신의 회사를 사랑했고, 자기들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스스로를 말보로 광고판에 묘사된 외롭고 지독하게 독립성 강한 카우보이로 여기는 것 같았다. 지난번 프로젝트 때 만난 한 이사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린 담배를 피울 권리가 있고, 그 권리를 지킬 것입니다. 난 내가 필립 모리스의 이사라는 게 정말 좋아요. 정말 특별한 것의 일부인 것같은 느낌입니다.” 그녀는 이 말을 하면서 담배 연기를 자랑스럽게 내뿜었다.
열정처럼 말랑말랑하고 명확치 않은 것을 전략수립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거론하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 전체를 통틀어, 열정은 고슴도치 컨셈의 핵심요소였다.
열정을 제조하거나 사람들에게 열정을 느끼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는 없다. 다만 무엇이 당신과 당신 주변 사람들의 열정에 불을 붙이는지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질레트 경영진이 쓰고 버리는 면도기들과 마진 낮추기 경쟁을 계속하느니 차라리 값이 조금 비싼 대신 정교한 면도 기구를 만들기로 방침을 정했을 때,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 스스로가 쓰고 버리는 값싼 면도기에 흥미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은 “자, 모두들 우리가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집시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현명하게도, 그들은 전혀 다른 길을 갔다. 우리는 우리가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킴벌리 클라크의 경영진이 종이를 소재로 한 소비재로 방향을 튼 무엇보다도 그들이 그것에 열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이사가 말했듯이, 전통적인 종이제품도 좋긴 했지만 “기저쥐가 주는 독특한 매력 같은 게 없었다.”

비행기 조종사를 떠올려보자. 조종사는 수십개의 복잡한 스위치와 정밀한 계기들로 둘러싸인 조종석 안으로 들어가 8400만 달러짜리 육중한 기계의 꼭대기에 앉는다. 승객들이 쾅쾅거리며 가방을 머리위의 짐칸에다 집어넣고 승무원들이 종종걸음으로 돌아다니며 승객들을 모두 자리에 않히는 사이, 조종사는 비행 전 점검을 시작한다. 하나하나 꼼꼼히 짚어 가며 필요한 항목들을 빠짐없이 체계적으로 시작한다.
출발 허락을 받은뒤 조종사는 항공교통 관제소와 연락을 취하며 문을 빠져나가 어느 쪽으로 가서 어떤 유도로를 타고, 어떤 활주로로 가서 어느 방향으로 이륙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따른다. 이륙 허락을 받은 다음에야 조종사는 엔진 압력을 높여 제트기를 공중으로 돌진시킨다. 공중에 떠오른 뒤에는 비행 관제센터와 끊임없이 교신하며 민간 항공 교통 시스템의 엄격한 경계선 내에 머무른다.
그러나 도착지 공항에 접근하던 중에 천둥과 우박을 동반한 폭풍과 마주친다. 상하좌우로 몰아치는 예측할 수 없는 폭풍에 비행기 날개가 왼쪽으로 기울었다가는 이내 오른쪽으로 기운다. 창밖을 내다보는 승객들의 눈에 땅은 보이지 않고, 엷어졌다 두꺼워졌다 하는 구름 덩어리와 창 밖의 빗방울만 보일 뿐이다. 승무원이 안내방송을 한다.
“신사 숙녀 여러분, 남은 비행 시간동안은 자리에 앉은 다음 안전밸트를 매시고, 들고 계신짐은 모두 좌석밑에 내려놓아 주십시오. 잠시 후 착륙을 하게 됩니다.”
경험이 적은 여행객은 소용돌이 치는 바람과 순간적인 섬광에 가슴을 졸이며, “너무 서두르면 안될것 같은데”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험 많은 여행객은 일없다는 듯이 잡지를 읽고 옆사람과 잡담을 나누고 내려서 가질 모임을 준비하는 등의 일을 계속한다. 그들은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어. 안전하다고 판단된 후에 착륙하겠지”라고 생각한다.
25만파운드의 쇳덩이가 시속 130마일의 속도로 활강하면서 바퀴가 내려온다.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 앉을 때 승객들은 갑자기 엔진이 휘잉 하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들의 몸이 의자 등받이로 홱 밀어 젖혀지는 걸 느낀다. 비행기가 속도를 올리며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 조종사가 인터콤의 스위치를 켜고는 “승객 여러분, 죄송합니다. 갑자기 역품이 세계 불었습니다. 다시 착륙을 시도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다음 시도 때는 바람이 비교적 잦아들어 비행기가 안전하게 착륙한다.
자,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보자. 조종사는 매우 엄격한 체계 안에서 비행기를 몰며, 그 체계를 벗어날 자유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 즉 이륙할 것인지, 착륙할 것인지, 착륙을 포기할 것인지, 다른 공항에 착륙할 것인지는 조종사의 몫이다. 체계가 엄격함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한다. 비행기와 탑승객들의 생명에 대한 최종 책임은 조종사에게 있다.
우리가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의 내부를 들여다볼 때 비행기 조종사 모델의 가장 훌륭한 측면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바로 고도로 발달한 시스템 체계 내에서의 자유와 책임이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분명한 강제를 동반하는 일관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그와 동시에 사람들에게 시스템 체계 내에서의 자유와 책임도 부여했다. 그들은 관리할 필요가 없는 자율적인 사람들을 채용한 뒤, 사람들이 아니라 시스템을 관리했다.

사실 규율 그 자체로는 큰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역사에서는 정말 멋진 규율을 갖고서 멋진 대형을 이루어 큰 불행속으로 곧장 뛰어들어간 조직체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요점은 매우 엄격하게 사고할 줄 알고 다음으로 고슴도치 컨셉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일관된 시스템의 체계 내에서 규율 있는 행동을 하는 자율적인 사람들을 먼저 얻는 것이다.
우리는 연구하는 동안 내내, 규율있는, 엄격한, 완강한, 단호한, 근면한, 정확한, 까다로운, 체계적인, 질서정연한, 일꾼같은, 빡빡한, 일관된, 집중된, 책임있는, 책임을 지는 등의 단어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에 관한 기사나 인터뷰, 기초자료들 곳곳에 이런 단어들이 박혀 있었는데, 그에 반해서 직접 비교기업들에 관한 자료에서는 놀랍게도 이런 표현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동약에 성공한 기업 사람들은 자신의 책임을 완수하는 데 다소 극단적으로 집착하는 면이 있었고, 일부의 경우에는 광적인 경지에 까지 이르렀다.
우리는 이것을 ‘코티지 치즈 행구기’요인이라고 명명했다. 코티지 치즈란 지방을 뺀 탈지유로 만든 치즈다. 이것을 또 행군다는 것은 그만큼 철저하게 지방을 제거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 비유는 하외이 아이언맨 3종경기에서 6차례나 우승한 데이브 스콧이라는 이름의 규율있는 세계 일급 선수에서 유래했다.
연습중 스콧은 매일같이 평균 자전거를 75마일 타고, 수영을 2만미터 하고, 17마일을 달렸다. 데이브 스콧은 체중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사가 자신에게 또 하나의 강점을 만들어 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강훈련으로 하루에 최소한 5000칼로리를 태워 없애는 이 남자는 ‘코티지 치즈’를 문자 그대로 ‘행궈’ 다시 한번 여분의 지방을 제거했다. 스콧이 아이언맨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자신의 코티지 치즈를 꼭 행굴 필요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이 이야기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요점은 바로 코티지 치즈를 헹구는 것이 다만 자기를 그만큼 더 나은 상태로 만들어 줄 것 같은 믿음에서 나온 또 하나의 작은 걸음이요, 초강도 규율의 일관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위해 다른 모든 걸음들에 덧붙이는 또 하나의 작은 걸음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늘 데이브 스콧이 26마일의 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바다에서2.4마일을 페엄치고 거센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112마일 탄 다음, 40도에 육박하는 열기속에 코나 해변의 까맣게 달궈진 화산암 바닥을 쿵쿵 내달리며 “매일같이 코티지 치즈를 물에 헹구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그다지 나쁘지 않아”하고 속으로 생각하는 광경을 머릿속에 그려왔다.
비유가 좀 괴팍하는 건 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데이브 스콧과 비슷했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라는 문제의 답은 상당 부분 바로 신중하게 선택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개선책을 찾아 나가는 규율에 있다. 정말 그렇게 단순하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어렵다.

누구나 최고가 되고 싶어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에는 자신들이 무엇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잠재력을 현실로 바꾸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할 의지가 있는지를 사심없이 명료하게 파악해 내는 규율이 있다. 자신의 코티지 치즈를 헹구는 규율이 결여돼 있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에는 오래 지속되는 규율의 문화를 구축하는 리더가 있는 반면 지속 실패기업들에게는 순전히 힘을 동원하여 개인적으로 조직의 규율을 잡은 리더들이 있었다.

당신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갖고 있는가?
또 그만둘 일의 리스트는 있는가?

우리는 대부분 바쁘긴 하지만 규율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 우리는 계속 늘어나는 해야 할 일 리스트를 가지고서, 하고, 하고, 하고, 또 더 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사람들은 할 일 리스트만큼이나 그만둘 일 리스트도 많이 활용했다.
그들은 탁월하게 규율을 보이며 관계없는 온갖 종류의 쓰레기들을 정리했다. 다윈 스미스는 킴벌리 크라크의 CEO가 됐을때 그만둘 일 리스트를 아주 잘 활용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와 함께 연간 예측 게임을 벌이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단기적인 목표에 지나치게 집중케 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보고, 그 일을 바로 중단시켰다. 스미스는 말했다.
“모든 것을 감안해 볼때, 우리가 매년 예상 소득을 예고한다고 해서 주주들에게 이득이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 그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직함에 굽실거리는 것’이 계급 의식과 관료적 계층 질서의 상징이라고 보고 직함을 간단하게 없애버린다. 외부에서 직함을 요구하는 자리를 제외하고는 회사의 어느 누구도 직함을 갖지 않게 되었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독특한 예산 매커니즘을 활용하여 ‘그만두는 규울’을 제도화했다. 잠깐 생각해보자. 예산을 세우는 목적이 무엇인가? 대부분이 예산을 세우는 것은 각각의 사업에 얼마나 많은 돈을 배정할 것인지를 결정하거나 아니면 지출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한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관점에서 보면 이 두 가지 답 모두 틀렸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에서, 예산 수립은 어떤 분야에 충분히 돈을 대 주고, 어떤 분야에 전혀 돈을 대 주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규율이다. 달리 말해 예산 수립 과정은 각각의 사업이 얼마나 많은 자금을 배정받아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과정이 아니라, 어떤 사업이 고슴도치 컨셉에 가장 잘 부합하므로 충분히 지원을 해 줘야 하고, 어떤 사업이 완전히 제외돼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역사를 통틀어 초창기 기술 개척자가 최종 승리를 거두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비지칼크는 최초의 중요한 개인용 컴퓨터 스프레드시트였다. 비지칼크는 오늘 어디에 있나? 아는 사람들 중에서 그걸 쓰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나? 그리고 그걸 만든 회사는 어떻게 됐을까? 없어졌다.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비지칼크는 결국 로터스 1-2-3에 자리를 내주었고, 토터스는 다시 엑셀에 자리를 뺏겼다. 로터스는 그후 수직 낙하하다가 IBM에 팔려 겨우 목숨을 부지했다. 마찬가지로, 최초의 휴대용 컴퓨터를 만든 회사는 지금 사라진 오스본 컴퓨터 같은 회사들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주로 델이나 소니같은 회사들이 만든 휴대용 컴퓨터를 쓰고 있다.
두 번째(또는 세 번째나 네 번째)주자가 개척자를 누르고 성공하는 이런 패턴은 기술 경제 변화의 역사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IBM은 레밍턴 랜드(성공한 최초의 상업용 대형 컴퓨터 UNIVAC를 갖고 있던 회사)보다 한참이나 뒤져 있어서, 사람들은 IBM의 첫 컴퓨터를 IBM의 UNIVAC이라고 불렀다.
보잉은 민간 제트기의 개척자가 아니었다. 드 아비양이 코밋으로 개척했으나 초창기 제트기 한 대가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입지를 잃어 브랜드 구축에 실패했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보잉은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트기 개발에 투자해 그 후 30년이상 항공산업을 지배했다.
이런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다. GE는 AC전기 시스템의 선구자가 아니었다. 선구자는 웨스팅하우스였다. 팜  컴퓨팅은 디지털 개인 비서의 개척자가 아니었다. 애플이 도도한 뉴턴으로 개척했다.
우리는 기술 선도자였지만 궁극적으로는 위대한 회사로 성공하지 못한 회사들의 목록을 얼마든지 길게 만들 수 있다. 그 자체로는 흥미로운 목록일 수 있지만 이 모든 사례들은 한 가지 기본적인 사실을 강조할 뿐이다. 기술은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전환시킬 수 없으며, 그 자체만으로는 재앙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역사는 이 교훈을 반복해서 가르쳐준다. 베트남에서의 미국의 패주를 생각해 보라. 미국은 세계 역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전투력을 갖고 있었다. 초고속 제트 전투기, 중무장 헬리콥터, 앞선 무기, 컴퓨터, 정교한 통신, 몇 마일을 내다 볼 수 있는 하이테크 감시장치 등등. 실은 과학기술에 대한 이런 의존이 불패라는 잘못된 믿음을 만들어 냈다. 미군은 기술은 있었지만  그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는 전쟁에 대한 단순하고 일관된 개념이 결여돼 있었다.
미군은 효과적이지 못한 다양한 전략들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며 한 번도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에 기술적으로 열세였던 북베트남군은 단순한 개념을 일관되게 고수했다. 자기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체계적으로 끌어내리는데 목표를 둔 소모적인 게릴라전이었다. 북 베트남군이 채택한 AK47 자동소총(숲속에서는 복잡한 M-16보다 더 믿을 만하고 갖고 다니기도 쉬운 총이다.) 같은 하찮은 기술은 그 단순한 개념에 직접 접목되었다.
그리고 알다시피 미국은 온갖 정교한 기술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결국 베트남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만일 기술만이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언제고 베트남전을 상기해 보라.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기술에 열광하거나 편승하지는 않지만 엄선된 기술의 응용면에서는 선구자가 된다.
어떤 회사가 기술에 따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위대한 회사 또는 평범한 회사를 향해 나아가는 내적 동력의 좋은 지표다. 위대한 회사들은 실현되지 않은 잠재력을 성과로 전환시키는 내적 강제에서 동력을 얻어 사려깊게, 창조적으로 대응한다. 평범한 회사들은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떼밀려 대응하며 갈팡질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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