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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류성룡처럼 행하라!
류성룡처럼 행하라!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4.03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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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리더십, ‘서애 류성룡’에 길을 묻다

시경(詩經)의 소비편(小毖篇)에는 여기징이비후환(予其懲而毖後患)이라는 글귀가 있다. ‘나를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의미의 이 말이 최근 세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조선 중기 선조 때 이름을 떨쳤던 명(名)재상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이 저술한 ‘징비록(懲毖錄)’이 있다.

‘징비록’은 류성룡이 집필한 임진왜란 전란서로 7년간 이어진 전란의 원인과 전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징비록의 첫 장에는 다시는 전란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조정의 실책을 반성하고 앞날을 대비해야 한다는 글귀가 있다. 이처럼 징비록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 고대 기록집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류성룡과 징비록에 대한 평가는 지난 400년간 왜곡되고 금기시되면서 이순신 장군 등보다 상대적으로 덜 회자돼온 게 사실이다.

박흥순

이순신 장군을 천거하고 지원해 임진왜란을 극복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서애 류성룡은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영웅’이다. 그는 선조 재위시절 일어난 임진왜란 당시 도체찰사, 좌의정, 영의정 등의 주요 관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국난 극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선에서 활약하며 실질적인 전투에 임한 일선의 장수들보다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지금 류성룡에 주목하고 있는 가. 최근 들어 류성룡이 집필한 ‘징비록’ 출간 붐이 일고 있기도 하다.

‘징비록’ 출판 러시

400여 년 전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상황은 안개 자욱한 곳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형국이었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은 일본군을 막을 수 없을 만큼 일본군의 위력은 대단했다. 
1590년대 조선과 일본의 인구는 각각 500만명과 32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15만8천명을 이끌고 조선을 침략했다. 더욱이 이들은 포르투갈 상인에게서 입수한 조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면서 임진왜란 당시의 위기 상황을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어 “1600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추종세력과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맞붙은 세키가하라 전투에 동원된 조총은 총 8만여 정이었는데 같은 시기 유럽 대륙 전체가 보유하고 있던 총기가 8만여 정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일본군의 전투력이 얼마나 막강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조선의 백성들은 이처럼 막강한 세계 최강의 왜적은 물론 군역과 사역, 굶주림이라는 또 다른 적과도 싸워야 했고,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벼랑 끝 상황에서 생존을 담보해야 했다. 심지어 사람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율곡 이이는 이를 두고 “나라가 나라가 아니다(其國非其國)”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나라가, 나라가 아니다(其國非其國)”

지금도 그 당시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게 아닌지. 리더나 관리자들이 진정으로 구성원들을 아끼고 상생하며 협력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는데 급급한 것은 아닐까. 마치 류성룡이 초야에 묻힐뻔 했던 이순신의 ‘그릇’을 알아보고 ‘성웅’이 될 수 있도록 강력히 뒷받침한 것처럼 자신의 하급자, 후배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리더, 상관들이 과연 우리 사회에 얼마나 될까. 

‘미완(未完)의 대기(大器)’들을 잘 보살피고 이끌어 조직과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휼륭한 인재로 육성하기 보다는 시기하고 질투하며 심지어 짓밟아 버리는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정부와 정치인들의 계파 갈등과 대립에서 보듯 이러한 살벌한 경쟁과 분열상이 큰 조직에서부터 작은 조직에까지 만연돼 있다면 사회와 국가는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던 임진왜란 직전 위기 상황과 다를 게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정부가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의 삶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국민이 정부를 걱정하고 있는 비참한 형국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우리 국민, 특히 배고픈 서민들의 위기의식은 매우 심각하고 아득하기만 하다.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인데도 마냥 춥다. 어디선가 따스한 한줄기 빛이라도 내렸으면 하는 많은 이들의 순수한 바람이 지나간 숨은 영웅들을 다시금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지도 모른다. 바로 그런 것이 400년 가까이 묻혀져온 ‘류성룡의 부활’에 열광하는 현상이 아닐는지….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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