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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실리는 챙기되 상대에게 명분은 줘라
실리는 챙기되 상대에게 명분은 줘라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3.26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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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의 GNS]

“Make your gain much smaller and less attractive
   than the gain and profit of the other side from the deal”

 협상이란 상대가 자신의 상사 혹은 최종결정권자에게 우리의 입장과 이익을 옹호하는 내부협상을 펼치도록 준비시키는 과정이다.

 

누구나 남는 장사를 하고 싶어하지 밑지는 거래는 하지 않는다. 어느 기업이 돈 안 되는 밑지는 협상을 하는 직원을 내버려 두겠는가? 하물며 자칫 기업의 영속성마저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중요한 협상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필자도 얼마 전 거대 다국적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막대한 손해보상을 요구함에 따라, 기존의 거래관계는 손상을 입히지 않으면서 배상금액은 최소화 시켜달라는 요청을 받고 협상전략뿐 아니라 직접 협상에 참여하는 전면적 협상컨설팅을 수행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당초 요구의 1/4 선에서 합의를 유도한 이례적 성공이었다.
이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미 수도 없이 국제협상을 경험한 필자지만, 새삼스럽게 미국 및 유럽 비즈니스맨들이 극도로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 체면과 평판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같으면 낯 간지러워서라도 그냥 양보하고 넘어갈 만한 상황에서도 거의 억지에 가까운 떼를 쓰며 막무가내로 압박해 올 땐, 과연 이 사람들이 부자 선진국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협상은 최종결정을 합의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매번 협상 라운드마다 조금씩 양보를 해가면서 관계개선 및 협상을 원만히 진행하는 ‘한국식 퍼주기’ 협상 스타일과는 전혀 상반된,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협상다운 협상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막판에 가선 거의 무릎을 꿇다시피 선처를 읍소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고강도 압박전략 때문에 우리가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비즈니스맨이든 외교관이든 정작 협상에 참여한 실무자들은 사실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기억한다면 왜 그들이 그토록 살벌한 협상을 구사하는 지 이해가 갈 뿐 아니라, 그런 그들과의 협상은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해야 하는 지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문제 접근이 비로소 가능해 진다.  
즉, 대부분의 협상은 한마디로 일정 부분 책임과 권한을 위임 받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한정된 범주에서만 잠정적인 합의만 할 수 있는 정책이나 영업대리인들간의 협상인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협상은 어떤 최종결정을 합의 한다기 보다는 실질적으로는 상대가 우리측 상황이나 제안에 대해 수긍할 수 있도록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상대는 돌아가 자신의 상사나 최종결정권자에게 우리측의 상황과 제안을 마치 최상의 조건처럼 전달보고 하게 되고, 과욕을 부리다간 자칫 이마저도 잃어 버릴 수도 있으니 어지간하면 우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자신의 상사를 설득하게, 좀 더 정확한 표현으로 한다면, 자신의 상사 혹은 최종결정권자에게 우리의 입장과 이익을 옹호하는 내부협상을 펼치도록 준비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추가 선물(Sweetener)까지 제시한다면 금상첨화

한마디로 협상은 상대에게 자신이 투자하고 양보한 것 보다 더 많은 실익과 심리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당신은 고작해야 본전이나 건질까 하는 보잘 것없는 결과 밖에 얻지 못했지만, 상대는 실로 결코 놓칠 수 없는 상당한 이득을 보는 거래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거기다 이미 흡족할 만한 결과에 내심 즐거워하고 있는 데, 상대가 뜻하지 않은 추가 선물(Sweetener)까지 덤으로 챙겨 준다면 상대는 자신의 결정권자를 설득하는 데 한결 더 수월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그 추가선물이 결정권자 개인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내용, 즉, 단순한 물질적 만족을 넘어서 체면 유지, 평판 개선 등 심리적으로도 높은 만족도를 부여하는 애착이 가는 선물이라면 더 할 나위 없는 합의유도 전술이 될 수 있다.
결국 상대에게 매력적인 실익과 우리와 합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내부협상에서 필요한 확실한 명분’, 두 마리 토끼를 다 안겨줘야 한다. 상대에게 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나 양보에 비해 나 자신이 얻게 될 이익이 더 크면 더 클수록 거래는 매력적으로 비쳐진다.
더욱이 상대가 제시한 논리나 증거가 나의 상사나 최종결정권자에게 그대로 들려줘도 논리적으로 수긍이 가고 합의 결과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족할 만하며, 동시에 나에 대한 업무성과나 역량평가도 긍정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내용이라면 왜 인용치 않겠는가! 더 나아가 이 모든 예상 밖의 성과가 상대 상사의 치적으로 승화되기까지 한다면 실로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이 모든 협상 전략전술이 바로 상대에 대한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정밀분석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협상 시나리오에 따른 연출이란 것을 들키지 않도록 주의하라.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데탕트외교를 성사 시키는 등 20세기 미국 외교협상의 대표라 하는 헨리 키신저가 어느 시사 토크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말을 되새겨 보자. 그때 사회자가 “키신저 국무장관님, 미국 정부가 외교협상에서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제대로 모른 체 협상 테이블에 나가기도 합니까?”라는 질문에 키신저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고 명쾌하게 답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체 협상에 뛰어드는 순간 망하는 겁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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