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책임자 사무실은 CEO 바로 옆방”
“홍보책임자 사무실은 CEO 바로 옆방”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2.2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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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환 칼럼]CEO와 홍보맨

1985년 가을, 필자가 뉴욕에 있는 세계적인 홍보대행사로부터 연수를 받을 때의 일이다. 언론기자 생활을 거쳐 정통 홍보맨이 된 50대 중반의 강사로부터 ‘홍보담당자의 자질과 역할’을 배울 때의 기억이 난다. 즉, “미국의 포춘 500대 기업들 대부분이 홍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보책임자는 수석부사장 직급으로 사무실은 CEO 바로 옆방이다.”라고 한 강사의 말이다. 
국내에는 당시만 해도 극소수의 대기업들만 조직 내에 홍보 부서를 두고 있을 때였다. 30년 가까이 지난 요즘은 웬만한 규모의 기업들은 물론 거의 모든 사회조직에서 명칭은 다르지만 제각기 홍보 관련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니 격세지감이 난다. 그리고 그 당시 미국인 강사의 말대로, 이제 우리나라도 조직내 홍보맨들이 CEO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거의 24시간 그를 보좌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오늘날 사회 모든 조직에서 홍보조직과 그 구성원인 홍보맨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홍보맨의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정통 언론 홍보맨’이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필자가 평소 생각한 기준을 토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정통 언론 홍보맨의 조건

첫째, 언론 홍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단기 속성 코스는 없다. 신입사원부터 홍보실 근무를 했거나, 하위 직급 시절 홍보 업무로 전환된 사람으로 최소한 15~20년 이상을 근무해야 한다. 기자들을 상대하는 홍보 업무란 나름대로 어느 정도의 연륜이 쌓여 있어야만 그 세계에서 명함을 내밀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그 누구보다도 강해야만 한다. 평소 조직이나 조직의 대표에 대한 불만이 많거나 신뢰가 부족한 사람들은 전문 배우가 아닌 이상, 언론 앞에서 매번 설득력 있고 그럴 듯한 연기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을 때, 홍보맨의 로열티 여부는 그 진가를 발휘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의리와 인정이 통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셋째, 시류를 보는 시각이 예리해야 하며, 사안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홍보맨은 어느 상황에 처해 있어도 절대 흥분해서는 안 된다. 마치 제 3자인 것처럼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대세의 흐름이나 여론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추어야만 시의적절한 언론대응 방안이 수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일부 대기업들에서는 돌연히 발생한 위기 상황에서 초기 언론대응을 잘못해 크게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넷째, 행동과 판단이 빨라야 한다. 뛰어난 순발력을 발휘하여 순간적인 결정을 잘 내려야만 한다. 언론 대응은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의 장고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속보 경쟁을 하는 언론은 결코 느림보 홍보맨을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섯째,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신문기사 한 줄, 방송보도 한마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또는 내심 큰 기대를 갖고 배포한 보도자료가 예상보다 작게 취급됐다고 해서 인상을 찌푸리고 낙심해서는 안 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게 마련이다. 엄청난 폭풍우도 반드시 얼마 후면 지나가게 되고 맑게 갠 날이 온다. 그래서 홍보맨들은 항상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활기찬 모습으로 내일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홍보맨은 절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대외비 사항 등 여러 이유로 진실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일 지라도 말이다. 이는 ‘정통 홍보맨’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이자 자질이 아닐까 한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상황에 따라 이리 저리 말을 바꾸는 ‘非정통 홍보맨’들이 있다. 그들의 장래는 어렵지 않게 예측된다. 언론홍보라는 작은 커뮤니티 안에서 기자들의 신임을 받지 못하는 홍보맨은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 홍보맨은 조직을 대변하고, 기자는 언론사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자를 속이는 것은 결국, 언론을 기만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언론과 기자는 이솝 우화 ‘늑대와 양치기 소년’에서 나오는 동네 사람들처럼 결코 두 번 속지는 않는다.
(첨언 : 오늘날 모든 조직에서 ‘CEO의 말, 글, 그리고 이미지’를 책임지고 있는 홍보맨 그리고 홍보책임자의 위치는 그 어느 자리 보다 중요하다. 해서 모쪼록 이 글을 읽으시는 CEO들께서는 위 여섯 가지 사항을 참조해 홍보맨 선발과 육성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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