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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애플이 있다”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애플이 있다”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2.24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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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안의 ‘CEO 후마니타스’]

금세기 최고의 천재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소크라테스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나의 기술을 주어도 좋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이는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한 것이면서 인문학이 시대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처럼 과학이 인문학과의 융합을 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인문학과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인문학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최근 현대 경영에서도 고전은 대세이다. 인문학이 학교에서는 차가운 대접을 받지만 사회에서는 뜨거운 대접을 받고 있고 서점에는 많은 인문학 책들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학교에서는 인문학 강좌가 폐강되기 일쑤지만 사회에서 인문학 강연은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주희(朱熹)는 진리를 터득하여 성인이 되기를 위해서 경전을 읽었다면 일반인은 비판 의식을 가진 건전한 시민이 되는 데 도움이 얻고자 읽는다고 말했다.
인문학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고전(古典)- 책이다. 하지만 세상에서 책만큼 기묘한 상품도 드물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 의해 인쇄되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팔리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장정되고 검열 되고 읽힌다. 또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집필된다.”라고 매튜 베틀스는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에서 책의 특성을 말했다.

인문학은 시대를 변화시키는 원동력

▲ 공자(孔子)www.epochtimes.com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는 중국의 황하 유역,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유역, 이집트의 나일강, 인도의 간지스강 유역으로 대부분이 동양에 치우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컬하게 현재의 문명은 서양 중심으로 되어 있다. 
“역사는 역사가(歷史家)가 만든다”고 E.H. Carr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를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는 승자의 관점에서 쓰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모든 역사는 자기중심적이다. 역사가 서양 중심으로 된 사유에는 옥시덴탈리즘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오리엔탈리즘에 관한 논의는 1970년 에드워드 사이드의 저서 ‘오리엔탈리즘’에서 제기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양에 대한 서구인의 왜곡된 태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분석했다. 동양은 미개하고 야만적이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서양인이 지배하고 돌봐 주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이다. 그 결과 역사를 유럽을 중심으로 놓고 동양을 변방, 또는 미개지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사전적 의미로도 옥시덴탈(Occidental: 서방의, 문명의)과 오리엔트(Orient: 동방의, 미개의)으로 표현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동양의 중심이라는 개념으로 중국 역시 자기가 중심이라 해서 중화(中華)라 했다. 중국 외의 모든 변방은 모두 오랑캐로 표현했다. 우리나라가 있는 동쪽은 동이(東夷)로, 서쪽은 서융(西戎)으로, 북쪽은 북적(北狄)으로, 월남이 있는 남만(南蠻)으로 표현한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동양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유구한 중국 역사 속에 수많은 사상들이 탄생하고 사라져 갔다. 가히 백가쟁명(百家爭鳴)이라 할 수 있다. 너무나 많은 사상들을 일일이 접해 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 맥락에서 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동아시아: 2012)’는 한 번 필독해 볼 가치가 있다. 저자는 성균관대 교수로 많은 한국학관련 학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사)선비정신과 풍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많은 저서가 있고, 최근에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21세기북스: 2011)’으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동양 철학자이다.

▲ 맹자(孟子)www.mengshizongqin.com

이 책은 중국 고전의 핵심 명저 8경, 5서, 12자의 25권에 대한 해설서로 동양 철학의 입문서이다. 고전 25책은 팔경(八經), 오서(五書), 십이자(十二子)로 중국 고전을 총 망라한 것이다. 대상이 되는 고전에 대한 요약 설명을 하였지만 서문에 각 책들의 성격을 한 마디로 압축해 놓았다.
8경 중 ‘주역(周易)’에서 자력 구원의 길을, ‘시경(詩經)’에서 주나라 건국 신화를, ‘서경(書經)’에서 덕의 나라를, ‘예기(禮記)’에서 상호 존중의 정신을, ‘춘추(春秋)’에서 사후 심판을, ‘악경(樂經)’에서 인간의 쾌감 본능을, ‘이아(爾雅)’에서 동일성의 제국을, ‘효경(孝經)’에서 영생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읽어내고자 했다.
5서 중 ‘논어(論語)’에서 사람다운 삶을, ‘맹자(孟子)’에서 올바른 삶의 근원을, ‘대학(大學)’에서 삶의 진화를, ‘중용(中庸)’에서 기우뚱한 균형의 혁명 논리를, ‘소학(小學)’에서 가학적 도덕의 특징을 밝히고자 했다.
12자 중 ‘관자(管子)’에서 소인 시대의 개막을, ‘묵자(墨子)’에서 급진적 이상주의를, ‘노자(老子)’에서 모순 없는 차이의 창조를, ‘장자(莊子)’에서 변신 유희의 자유를, ‘순자(荀子)’에서 제국의 설계를, ‘손자(孫子)’에서 주관 능동성의 발휘를, ‘한비자(韓非子)’에서 멸사봉공의 이데올로기를, ‘상군서(商君書)’에서 국가주의의 기획을, ‘전국책(戰國策)’에서 조작주의 사고를, ‘공손룡자(公孫龍子)’에서 개별자의 존엄성을, ‘양주(楊朱)’에서 핍박보다 나은 죽음의 역설을, ‘추연(騶衍)’에서 역사의 분할을 드러내고자 했다.
“중국인은 득의양양할 때에는 유교를 믿고, 실의에 빠졌을 땐 도교와 불교를 믿고, 교의가 자신과 안 맞을 땐 ‘사람이 하늘을 이긴다’라고 말한다.” 중국 근대의 석학 임어당(林語堂)이 말했다.

동양 철학의 원류

▲ 노자(老子)www.zhctwh.org.cn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동양의 대부분의 나라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유가와 도가의 사상이 저변에 깔려 있다. 유가는 ‘무엇을 할 자유’라고 한다면 도가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를 말하고 있다. 유가의 자유의 키워드는 ‘낙(樂)’이라고 한다면 도가의 키워드는 ‘유(游)’이다. 유가는 현실을 멀리 벗어나지 않는 ‘바로 이곳’에서 즐거움을 꾀하지만, 도가는 현실을 아예 떠나고 잊는다. 도가는 뒤돌아보지 않지만, 유가는 뒤돌아 옴을 전제로 한 벗어남을 가치로 삼는다.
유가의 교주(敎主)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자의 사상은 사후 두 가지 흐름으로 나뉜다. 하나는 정통파로 인정하고 있는 공자?자사?맹자로 이어지는 ‘인의설(仁義說)’을 역설하는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자하?순자로 이어지는 ‘복례설(復禮說)’을 주장하는 흐름이다.
중국의 지략 역사에서 유가는 가장 심오하고 진정한 지(知)라고 한다면, 도가의 지략은 가장 지혜로운 한 페이지라고 할 수 있다. 도가의 양대 핵심인 <노자(老子)>에서는 천도가 아닌 인도를 논하고 있는데 담론의 핵심은 인간 세계의 화복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총명한 지혜를 최대한 발휘하여 화를 최소화 하고 최대의 이익을 얻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반면에 <장자(莊子)>는 현실의 속박에서 벗어난 철저한 정신적 해탈과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
다른 하나의 흐름인 법가(法家)는 가장 독하고 병가(兵家)는 제일 냉혹한 페이지이다. 최근 근대에 법치국가가 형성되면서 법가가 재조명되고 있고, 병가는 전쟁과 같은 현대 사회의 치열한 경쟁시대에 좋은 본보기로 재해석 되어 많이 읽히고 있다. 묵가(墨家) 역시 겸애를 통한 세계 평화를 갈망하는 지식인들에게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 밖의 대부분의 종횡가(縱橫家)는 그저 뻔뻔하기 그지없는 페이지들이다. <순자(荀子)> ‘비십이자’ 편에서 묵자, 송견, 명가의 혜시, 자사, 맹자, 공자 등 12명의 사상을 간결하게 요약하고 비판했다.
이처럼 우리 동양 철학도 다양한 사상과 논조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동안 서양 철학 특히 그리스 고전에는 많이 익숙해져 왔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등의 서양 철학을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교과서에서 취급을 적게 하고 대학 입시에 출제되는 것들 중심으로 공부를 해서 그럴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동양 특히 한문 서적을 읽는 것은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에 빠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문 교육을 소홀히 한 탓도 있다. 한문 자체를 중국 언어라고 하기 보다는 동양 사상을 접하는 하나의 도구로 활용한다면 쉽게 중국 고전뿐만 아니라 우리 고전 역시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문화권의 고전이야 말로 우리 현실에 잘 맞는 사례가 될 것이다.
비단 역사만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도 되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마음으로 고전을 가까이 해야 한다. 인문학과 신기술 발전과는 전혀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인문학에서 출발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기술 발전의 모티브가 된다는 것이다. 이번 달은 시작을 스티브 잡스로 했으니, 마무리 역시 그의 말로 맺을까 한다.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애플이 있다. 세계 유수 IT 업체들이 기술을 앞세워 경쟁하지만 이를 압도할 힘은 인문학에서 나온다.”
금세기의 가장 뛰어난 창의력과 IT 천재의 말이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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