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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6:0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홍보는 산수가 아닙니다"
"홍보는 산수가 아닙니다"
  • 인사이트코리아
  • 승인 2015.01.29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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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환의CEO&소통] 홍보맨과 기자의 의리
▲ 문기확 새턴PR컨설팅 대표

#1. 얼마 전 퇴근 길에 광화문 사거리에서 우연히 고교 후배를 만났다. 대기업 홍보임원인데 예상대로 근처에서 언론사 간부들과 저녁 약속이 있다고 한다. 다행히 얼마간 시간 여유가 있어 근처 커피숍에 들렀다. 서로의 공통사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후배가 털어놓는 하소연 겸 골치거리(?)를 듣게 되었다. 

다름 아닌 “홍보실 광고예산은 좀처럼 늘어날 기미가 안 보이는데, 광고나 협찬을 요청하는 언론사 숫자는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선배의 홍보 임원 시절에는 어떠했느냐?”고 나의 경험담과 조언을 구하는 게 아닌가. 
참 답하기가 곤란한 질문이다. 이는 비단 후배뿐만 아니라, 오늘날 거의 모든 홍보임원들의 고충이라고 본다. 그러나 항상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집행을 해야 하는 입장에 선다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어느 매체에 얼마큼의 광고를 집행하는 사안 말이다. 
어찌 생각해 보면 가장 손 쉬운 방법이 있다. 비용대비효과에 근거한 분배이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잘 나가는 즉 영향력 높은 매체 위주로 예산 편성을 하게 되고, 또 그것이 누가 보더라도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애써 스스로 변명하게 한다. 그러다 보니, 언론사들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보인다.

실패로 끝난 ‘홍보실적의 계량화’

#2. 16년 간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도 경험했지만, 중견기업으로 옮겨 5년 넘게 홍보임원으로 근무할 때도 몇 차례씩 겪은 일이다. 바로 ‘홍보실적의 계량화 작업’이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영업조직은 언제나 기간 별 성과가 분명하다. 매출의 변화, 영업이익 혹은 손실의 증가 등 숫자로 조직에 대한 평가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소속 구성원들에 대한 승진 및 승급 심사는 물론 부서 및 본부 예산 편성 등 평소 인사와 재무 평가 및 측정에 유용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비영업 조직이지만 중요한 조직임에는 분명한 홍보조직에 대한 평가를 어찌 해야 하나? 두 기업의 인사 및 재무 파트에서는 이게 늘 골치거리였던 것 같다. 이를 두고 어느 똑똑한(?) 인사가 CEO에게 제안했으리라. 
바로 홍보실적을 돈으로 환산해 보는 것이다. 신문의 기사 몇 단, 잡지의 몇 페이지, TV 뉴스 방송의 몇 초 등이 대상이다. 이를 광고 금액으로 환산하여 계량화해 보는 작업을 해보라는 것이다. 결과는 실패였다. 몇 달 동안 시행해 보다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그 이유는 홍보조직을 영업조직과 같이 단순하게 생각했다는데 있다.  
1년 내내 수 백, 수 천 건의 좋은 기사가 보도되었다 하더라도 연말에 악재 한 건 발생하면 연일 이어지는 부정적 보도의 쓰나미로 인해 애써 쌓아 놓은 좋은 기업의 이미지라는 모래성벽이 여지없이 무너지게 되고 나아가 기업의 제품 판매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굳이 지난 연말에 발생해 지금까지도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땅콩’ 사안을 거론치 않더라도 크고 작은 유사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3. 1984년 초,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처음 했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당시 그룹의 모기업인 무역회사를 지원했던 필자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그룹 기획조정실의 홍보부서로 발령받았다. 매우 실망한 필자는 초반 몇 년 동안 호시탐탐 무역부서로 자리를 옮길 기회를 찾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는 물론 홍보라는 업무도 생소했지만, 사회 일각에서의 언론사 및 기자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을 때이기도 했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수많은 기자들을 만나온 지금은 그 시절의 생각과 선입견이 절대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확언할 수 있다. 왜냐하면 홍보맨과 출입기자의 관계에서 시작해 지금껏 필자가 친하게 지내오고 있는 기자들은 거의 예외없이 그 어느 사회 구성원들보다 인정 많고 의리를 지키며 게다가 뚜렷한 소신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축적된 기자들과의 인적 자산’

10년 전 기업의 홍보맨이라는 월급쟁이 생활을 마치고 작으나마 홍보사업을 막 시작한 필자에게 누군가 다음과 같은 격려의 말을 전한 기억이 난다. 
“당신은 ‘든든한 자본 없이 사업을 시작한다’고 걱정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당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20년 동안 축적된 기자들과의 인적 자산’을 계량화해 보면 수백억원 아니 그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요즘 그의 말을 실감하고 있다. 
기후는 춘하추동 사계절이지만, 국내 경기는 일년 내내 추운 겨울이다. 요즘 기업들은 저마다 구조조정이다, 긴축경영이다 하여 예산이라는 마른 수건(?)을 짜고 또 짜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비 절감의 첫 번째 대상으로 광고, 홍보 예산을 삭감한다고 한다. 이는 또 마치 도미노 식으로 언론사는 물론 홍보 관련 업체의 어려운 경영 환경으로 이어지고 만다. 
그러나, 연 초부터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얼마든지 보다 큰 기회로 변신할 수 있음을 과거의 사례와 경험이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기업들이 광고를 줄이고, 홍보 예산을 감축하는 등 소극적으로 할 때, 이를 기회로 보고 저렴한 비용으로 대대적인 광고, 홍보를 한 기업들이 오히려 더욱 큰 성장을 이룩한 것은 당시 CEO의 훌륭한 전략적 결정이지 절대 요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온다. 그리고 “홍보는 결코 산수(算數)가 아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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