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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6 20:04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기획해체된 대우,IMF최대 희생양"
"기획해체된 대우,IMF최대 희생양"
  • 박흥순 기자
  • 승인 2015.01.28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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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출판 기자간담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세계경영에 박차를 가하던 김우중 회장의 대우그룹이 1999년 8월 IMF 외환위기 때 갑자기 ‘워크아웃’을 선고받고 해체의 비운을 겪었다.
지금까지 세간에 알려 졌던 대우 몰락의 직접 원인은 대우자동차 부실. 지나친 확장투자를 벌이다가 부실덩어리로 전락한 대우자동차 때문에 대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었다. 실제로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는 대부분 지켜냈지만 대우자동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거의 공짜로 넘어갔다.
하지만, 대우그룹 해체는 사실상 정부의 ‘기획된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로 신장섭 싱가폴 국립대학 경제학교수. 그는 지난 8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제목의 책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그룹의 해체는 정부의 고위급 경제관료들에 의해 기획된 흔적이 많다며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그간 알려진 것처럼 경영자로서 크게 잘못 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2000년대 제너럴 모터스는 중국시장에서 혁혁한 성공을 거둔다. 후발주자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상하이GM(GM의 중국합작사)은 중국시장 1위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 한다. 지난 2010년에는 중국에서만 230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GM의 미국 자동차 판매량을 앞질렀다. 이 성공의 견인차는 ‘뷰익 엑셀(Buick Excelle)’이라는 모델이다. 과거 대우가 개발한 ’누비라‘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차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우자동차가 개발한 자동차가 GM의 성공을 이끈 것이다. 대우 ’마티즈‘도 이름을 ’쉐보레 스파크‘로 바꿔 상하이GM의 성공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GM은 1997년 대우가 세운 전략대로 소형차를 이용해 중국이라는 거대 신흥시장에서 성공신화를 만들어 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우자동차는 GM의 2000년대 세계시장 공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제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GM은 경영상 따라하지 말아야할 표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런 GM이 대우차를 인수하기 무섭게 세계 자동차시장의 강자로 우뚝 솟았다. 이것이 GM의 성공에서 대우차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정부가 이렇게 대우차를 잘못 처리해 한국경제가 손해 본 금액만 210억 달러(약 30조 원)가 넘는다”고 주장한다. 한국이 금융위기 때 IMF로부터 빌린 돈 만큼이나 많은 금액이다. 또, “대우자동차를 실패한 투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우 해체에 따르는 비용은 한국경제가 고스란히 부담했고 투자 성과는 GM이 다 가져갔다”고 덧붙인다.

경제관료 손 들어준 DJ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따라서 경제 관료들이 자금줄을 묶어놓고 대우에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만들면서 대우를 ‘부실기업’으로 몰고 갔다는 소위 ‘기획 해체론’을 강하게 피력한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IMF 재협상론’을 제기했다. 관료와 학계, 국내외 대다수 언론이 IMF프로그램에 따라 철저한 구조조정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과 상반된 생각이었다. 김 전 회장도 당시 대기업 충수 중 유일하게 ‘정리해고’에 적극 반대하는 인물이었다. 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 전 회장을 청와대 회의까지 참석시키면서 경제팀과 논쟁을 하게 만들었다.
김 전 대통령에게 김 전 회장은 천편일률적으로 나오는 구조조정론과 다른 견해를 들을 수 있는 인물이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재계 2위인 대우그룹을 키워낸 신화적 존재였고, 금융위기가 빈발했던 신흥국에서 사업을 개척한 선구자였기 때문에 금융위기와 관련된 실물경제, 정책 등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김 전 대통령에게 김 전 회장은 경제 파트너였던 셈이다.
김 전 대통령은 김 전 회장과 경제관료들을 경합시켰다. 양측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 위한 중도적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김 전 회장과 경제관료들은 충돌하고 말았다. 대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두 차례의 유동성 규제조치가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나오고, 노무라증권에서는 ‘대우에 비상벨이 울린다’는 보고서까지 내놓았다. 이후 금융권에서는 대우에 대한 자금회수에 나섰다.
1998년 11월 28일, 당시 강봉균 경제수석은 김 전 대통령이 김 전 회장을 접견하기 직전 ‘김우중 회장 접견 자료’를 제출한다. 1997년 말 28조7000억 원이던 대우그룹의 차입금이 9개월 사이에 19조 원이나 늘어난 사실을 강조하며, 대우그룹이 밀어내기식 수출을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시장에서 대우에 대한 악성루머가 퍼진 것도 이때와 시기를 같이 한다. 결국 김 전 대통령은 경제 관료의 손을 들어 줬고, 이듬해 대우그룹은 ‘워크아웃’ 처리된다.

 “정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해체”

이런 일련의 사태에 김 전 회장은 “정부에서 갑자기 수출이 나쁜 것처럼 얘기하고, 수출금융이 막혀 벌어진 일들을 우리가 잘못한 걸로 몰아붙이는 건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 ‘의도’가 있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유동성 위기에 대해 “본말(本末)이 전도됐다. 수출금융이 막혀 16조 원이 갑자기 필요해졌고, 금융권이 BIS비율 맞추기 등 자신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3조 원의 대출을 회수해 갔다는 것이다. 대우의 잘잘못 여부와 관계없이 외부 여건 때문에 19조 원을 조달해야 했는데 이것이 왜 기업부실의 증거인가?”라고 반문한다.
장병주 당시 (주)대우 사장도 기존에 알려진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정부 측에서는 우리가 자금난을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수출을 늘려 금융을 일으켰다고 몰아가는 분위기였다”며 그렇지만 실상은 “수출금융이 막혔기 때문에 수출할수록 돈이 많이 필요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 전 회장은 정부가 제기한 대우의 ‘밀어내기식 수출’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한다. “그러면 거기(현지법인)에 과잉재고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워크아웃 하고 삼일회계법인이 실사 나왔을 때 그런 것 잡아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도 그런 재고에 대해 아무 얘기 없지 않나?”라며 대우그룹은 정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해체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대우가 해체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이 이야기가 회자되는 것인가?
신장섭 교수는 “지난 15년 동안 IMF체제에 대해 나름대로 일관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 전문가라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나조차도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고, 제대로 알지 못한 일들이 많았다. 지금 이 주장을 펼치는 것은 잘못된 우리 경제역사를 바로 잡기 위함이다”면서, “과거의 잘못된 점을 바로 잡고 향후 한국의 젊은이들이 무엇을 해야 할 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 대우그룹의 세계경영과 흥망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신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이상하리만치 외국계 기업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세태를 비판했다. 그는 “왜 스티브 잡스에는 열광하면서 김우중은 매도하는가?”라며 국내 기업에 관심과 애착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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