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R
    15℃
    미세먼지 보통
  • 경기
    R
    16℃
    미세먼지 보통
  • 인천
    R
    16℃
    미세먼지 보통
  • 광주
    R
    16℃
    미세먼지 보통
  • 대전
    R
    16℃
    미세먼지 보통
  • 대구
    R
    16℃
    미세먼지 보통
  • 울산
    R
    16℃
    미세먼지 보통
  • 부산
    B
    미세먼지 보통
  • 강원
    B
    미세먼지 보통
  • 충북
    R
    16℃
    미세먼지 보통
  • 충남
    R
    15℃
    미세먼지 보통
  • 전북
    R
    14℃
    미세먼지 보통
  • 전남
    B
    미세먼지 보통
  • 경북
    R
    16℃
    미세먼지 보통
  • 경남
    B
    미세먼지 보통
  • 제주
    B
    미세먼지 보통
  • 세종
    R
    16℃
    미세먼지 보통
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이재호 ‘Jayho’ 대표 디자이너,“찰나의 순간을 디자인 합니다”
이재호 ‘Jayho’ 대표 디자이너,“찰나의 순간을 디자인 합니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5.01.27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예쁜 옷보다는 입어보고 싶은 옷 만들고 싶어”

 오는 10월 17일 국내 최대의 컬렉션 2015 S/S 서울패션위크가 열린다. 이번 패션쇼를 통해 1년 만에 재등장 하는 디자이너 이재호를 만났다. 1년간 잠복기를 거친 지금의 이재호는 이전의 이재호와 분명히 달라졌다. 이제 그는 조금 더 따뜻하고 성숙한 시선으로 소비자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Q. 개인브랜드 ‘Jayho’론칭 계기는?
A.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디자인을 했고, 디자인이 재미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시즌마다 영감을 받고 표현하는 방식이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컬렉션을 발표하는 것이 내가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웃도어가 아닌 남성복을 선택한 것은 남자들의 일생을 모두 다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웃도어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더 큰 범위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는 여성의 일생까지로 확장중이다.

Q. ‘Jayho’의 룩을 키워드로 표현한다면?
A. ‘Sportive contemporary’라고 표현하고 싶다. ‘contemporary’가 ‘현대의’라는 뜻이 있는데 스포츠는 사실 현대적이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technology’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난 ‘현대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 웨어를 스포티브하게 결합하겠다’는 의미에서 그런 키워드를 잡고 있다. 원래 우리 슬로건은 유연한 것과 강한 것 같이 반대적인 성향을 합치는 것이었다. ‘Grunge chic’라고 한다. 원래 ‘grunge’는 더럽고 지저분하고 ‘chic’는 깨끗하고 깔끔하고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두 개가 결합해 반대적인 성향을 합치는 이런 것들이 제가 가지고 있는 슬로건이다.

Q. 새로운 룩을 창조하기 1년 간의 잠복기를 가졌는데.
A. 원래 서울패션위크를 하려면 데뷔 후 신인으로서 5년이 지나야 한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신인무대인 GN(Generation Next)이 있다. 거기서 3번 이상을 하면 본 쇼를 들어갈 수 있는 일종의 참가 자격권이 생긴다. 나는 3년 전부터 GN을 3번 했다. 그리고 1년을 쉬었다가 본 쇼에 다시 데뷔하는 거다. 약간의 잠복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은 바로 할 수 있지만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개념을 확립시키기 위해 잠깐 휴식을 하고 돌아왔다.

Q. 디자인 할 때 영감을 얻는 순간은 언제인가?
A. 찰나의 순간이다. 순간순간 비쳐지는 모든 상황이 나를 자극한다. 그 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더욱 좋다. 예를 들면 빨리 달리는 차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것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건축물, 입는 방법이나 그림자에 따라 바뀌는 실루엣 같은 것들이다. 그 순간 스쳐 지나가는 모든 찰나를 기억나는 대로 스케치 해놓는다. 그 때 그려진 스케치는 후에 상상력이 더해져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가끔 핸드폰 사진으로 찍어 놓기도 하지만 사진은 기억을 너무 정확하게 만들어 상상력을 더 이상 자극하기 않기 때문에 스케치를 선호한다. 그리고 그 동안 모은 그림이나 사진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저의 컬렉션의 스토리가 되고 쇼를 이루는 배경이 된다.

Q. 이번에 준비할 때 내놓고 싶은 것이 그런지 시크(Grunge chic)인가?
A. 원래 스포츠웨어를 했던 사람인데 하이패션으로 오면서 전체를 다 바꾸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 몸에 맞지 않는 듯한 슈트나 재킷 같은 아이템들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정도 쉬면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소구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템 분위기 자체를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내 분위기나 디테일 같은 것들은 유사하게 가는데 스포츠와 연관된 아이템이나 원단들을 조금 더 개발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시장에서 원단을 샀다면 지금은 제가 스포츠웨어를 하면서 생긴 인프라(공장, 원단 소싱)를 활용해서 원단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공제법을 개발하고 있다. 내가 가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보여주는 게 사명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상반되는 주제를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일상복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나와 동떨어진 것이나 공허함에 대해 조합하고 나 혼자만의 머릿속에 빠져서 진행을 하다 보니 디테일이 강해지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나오면서 소비자들을 이해하고 다가가고 그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내가 원래 잘했던 것들을 가져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개념을 붙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게 쉬면서 고민했던 것들이다.

Q. 그러면 이번 행사가 남다를 텐데.
A.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쉬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고 나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다. 이쪽에서 일을 안 하면(개인 브랜드를 갖지 않고 회사를 다니면) 디자인이라는 것에서 손을 놓고 관리자 역할이나 기획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면 트렌드에 민감하고 커머셜(commercial)에 순응을 해야 한다.
나는 죽을 때까지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보통 15년 만에 실장을 다는데 나는 10년 만에 실장을 달았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실장이 됐지만 디자인 경력이 10년밖에 없다. 더 이상 디자이너가 아닌 기획자로서 ‘내가 이번 시즌에 어떻게 만들어서 팔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그런 디자인을 뽑아내기 위해 직원들을 채찍질 하는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거다. 사실은 그것을 계속하면 직업이 디자이너 인데 디자인을 하지 않는 그런 경우가 구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 나는 사실 관리자로서는 잘 맞지 않다. 그래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 회사(Jayho)를 하는 것도 힘들지만 디자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 내가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디자인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통 브랜드 구조가 트렌드를 끄는 브랜드, 그 브랜드를 팔로우 업(follow-up)하는 브랜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 같은 경우는 트렌드를 끌고 있는 브랜드들에만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나의 브랜드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이고 싶어서 하이패션(high fashion)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해외진출을 위한 첫 단계로 국내에서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세일즈 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자기네 나라에서 잘 팔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다른 나라에서 잘 팔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이야기가 정말 맞는 것 같다.

Q. 낳고 자란 곳에서 트렌드를 잡아내지 못하는데 전혀 다른 풍토 속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킬 지는 미지수라는 건가?
A. 예를 들어 내가 파리를 간다면 나는 파리 사람들의 감성, 유머 등 을 모르는데 그 상황에서 “이 옷을 입어 봐요”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초반에 2년 정도는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했었는데 국내 패션 산업 자체가 어렵다. 인구 및 소비자는 적고 패션브랜드나 개인 디자이너들은 너무 많다보니 팔아주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기 싫고 결국 위탁 구조가 되어버린다. 해외는 whole sales인데 우리나라는 입점을 해서 팔고 수수료를 떼서 가지고 온다. 모든 편집샵들이 개인 디자이너들한테 그런 식으로 유통구조를 만든다. 그러다 보니 상품이 어떻게 팔리는지 모르는데다 결국 시즌이 끝나고 나면 재고가 생긴다. 돈도 벌지만 재고도 쌓이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Q. 그럼 거기서 허수가 발생하는 건가?
A. 그렇다. 나는 어쨌든 내 옷을 소비자가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받았으니 이제는 해외로 진출하자는 목적으로 옷에 대한 개념도 바꾸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한국적인 생각을 좀 더 가져서 외국 사람들이 ‘이국적이다’라고 느낄 수 있게끔 바꾸고 싶다. 지금 국내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은 조금 있지만 해외에서 해보고 싶은 생각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sales를 아예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 신진 디자이너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이 그 산업 구조다.

Q. 국내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롭게 튀어 나가 좀 더 자유롭게 나만의 포지셔닝을 해보겠다는 의미인가? 
A. 이미 윗세대 선배들도 국내에서 비즈니스는 많이 하지 않고 있다. 그 만큼 산업 구조가 디자이너로서 살아가기에는 어려운 것 같다. 해외는 어쨌든 옷이 맘에 들면 구매를 하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옷을 보여주는 쪽으로 디자인을 하게 되고…. 결국 한국에서 기본을 가지고는 있지만 국내에서 그들의 옷을 만날 수는 없게 된다. 좋은 디자인의 옷들을 국내에서 만날 수 없는 거다. 하지만 차츰 개선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Q. 한국 시장이 왜곡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그 이야기 뒷면에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 디자이너들의 좋은 작품들을 국내 소비자가 어떻게 해야 접할 수 있는가의 문제 같다. 나중에 ‘Jayho’를 해외에서 론칭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접점을 마련할 것인가 고민이라는 건가?
A. 서울 패션위크에 나가는 것이 그런 접점의 행사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서울 패션위크를 보면 해외 진출한 국내 디자이너들이 나온다. 그 분들이 그렇게 하시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보여주고 해외에 있는 구매자들을 국내로 데려오면서 그런 구조들을 알림으로서 한국의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 ‘나도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서울 패션위크를 진행하는 것이다.

Q. 그렇다면 이번에 서울패션위크에서 보여 주고 싶은 큰 흐름은 어떤 것인지.
A. ‘골목(틈)’이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기다림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하려 한다. 화려한 도시의 건물 사이사이 골목 안에서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짜이야기를 보여주고 싶다. 공간적 배경은 파리, 건축물, 도로 위 표시물들이다. 시간적 배경은 그리스시대의 이오니아식 의복형태로 바람에 부풀고 틈으로 겹쳐진 레이어드 형태다.

Q. 소비자들이 본인의 창작물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원하는가?
A. ‘예쁘다’보다는 ‘입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 요즘도 디자인을 할 때 남들보다 좀 더 색다른 옷을 만들어야 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이 짙어질수록 오류에 빠진다. 그래서 현재는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실질적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창작물로 변화를 꾸민다.

Q. 사실 쇼에서 모델들이 보여주는 의상은 실생활에서 일반인들이 입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때도 있는데, 쇼를 통해 소비자들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가?
A.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메릴 스트립이 두 개의 벨트 차이를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당신이 지금 입고 있는 패션은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앞선 생각이 시간을 지나 유행으로 자리를 잡는 과정중의 마지막 단계이다. 디자이너들의 컬렉션 중엔 당장 입을 수 없는 옷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입지 못하는 건 아니다. 디자이너의 새로운 시도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새롭게 시도하길 바란다. 시간이 흐르면 당신이 패션리더가 될 수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현재 나는 ‘Jayho’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브랜드에서 디자인과 디렉팅 등 다양하게 활동 중이다. 새로운 디자인을 위한 생계적 측면에서 나의 재능과 기업의 재정을 교환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과 상생을 꿈꾼다. 해외진출뿐 아니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국내에서도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앞으로 ‘Jayho’의 성장을 지켜봐주면 좋겠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