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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물의 통섭 시간의 역사 섭리의 日月
물의 통섭 시간의 역사 섭리의 日月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5.01.09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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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Fin Art] 서양화가 김성혜
▲ 빛-Sonido-일월도, 116.7×91㎝ Mixed Media, 2013

폭포수 아래 찰랑찰랑 물의 노래가 흐른다. 달빛은 교교한데 숲속 새들은 잠이 들고 은하수 가로질러 한 마리 봉황(鳳凰)이 우아한 자태로 건너고 있었다. 능선이며 계곡은 그 환상적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발갛게 홍조를 띠며 넋을 놓고 바라보는데 절벽으로 내리쏟아지는 물줄기 사이 언뜻언뜻 은빛 형체들이 몸을 비틀며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물고기 떼였다. 둘러보아도 허공엔 그 아무것 없건만 열풍처럼 무리지어 이 한밤에 무엇을 하는 것일까. 그때였다. 둥그스름 만월(滿月)이 구름사이 둥실둥실 흘러갔다. 아아, 저 달을 품으려 팔뚝한만 물고기들이  연달아 입을 뻐금거리며 물길을 박차는 것인가!    

생명애의 실현, 오방빛이여

일월도는 민화에서 얻어 온 영감(靈感)이지만 2013년 어느 가을 날, 그녀만의 ‘일월도’가 뇌리를 스쳤다고 했다. “일월도가 희미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곧 머지않아 나의 모습, 내 생의 소중한 발자취가 될 예감 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에스키스(esquisse)를 해놓고 찾은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의 ‘일월오봉도’를 관람했던 때의 경험도 전했다. 해와 달의 둥근 기운에 나비, 벌, 잠자리, 각종 꽃 등 생명체들을 그려 넣은 직후 고궁 산책을 나갔었다고 했다. “나라잔치에 주로 많이 쓰던 꽃병을 ‘화준’이라하고 거기에 꽂은 꽃을 ‘채화’라고 하는데 관람을 하다가 어좌(御座)와 화준에 꽃과 나비 등 생명체들이 꽂혀있는 것을 보고 놀라웠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방금 화실에서 스케치를 해 놓고 나왔는데 어쩌면 마치 보고 그린 것처럼 같을 수 있을까.” 

▲ 106×45.5㎝

그 이후 밤낮없이 화실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렸다고 한다. 한 작품을 완성하면 붓을 놓자마자 또 다른 줄거리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은 확고한 믿음처럼 묵직하게 밀려왔다. 작가는 해와 달, 두 점의 일월도를 완성했던 날의 감격과 흥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가장 큰 그림의 주제가 잡히니 이제야 작가로서 그림이 나오는 것 같다. 그동안 일월도를 느끼고 그리기까지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는데 마음에서 무거웠던 숙제가 풀려나가는 듯하다. 마치 그 시간의 위로와 격려처럼 요즈음 창작에너지가 솟는다”라고 밝혔다. 

작가는 “그림은 나를 만들어 주었고 인도하는 스승이다. 붓을 드는 순간이 행복하다.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것들과 허망한 마음의 자리를 지우려 애썼다. 알았던 것을 지워나가는 것은 수행의 정진이 전제되어야 했는데 그것에 몰입하려 무던히 노력했다. 이제야 내가 진짜화가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림만을 위한 절차탁마(切磋琢磨), 티끌하나 없는 하얀 물줄기에서 건져 올리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직관으로 풀어가는 내 작업의 뜨거운 화두(話頭) 하나가 있다. 바로 ‘통섭(通涉, consilience)’이다. 물질과 정신이 ‘서로 사귀어 오가는’ 것이야말로 공존의 참뜻이라 여긴다. 그 본바탕엔 모성적인 지극한 생명애(生命愛)가 흐르고 있다.”

▲ 53×45.5㎝
▲ 53×45.5㎝

 

 

 

 

 

 

 

 

겨울이 깊어가는 서울 도심의 조용한 카페에서 작가를 만났다. ‘일월도’는 청정 환경의 자연계에 들어서는 느낌이라 했더니 “섭리(攝理)를 따르고자했다”라고 담백하게 즉답이 돌아왔다. 민화(民畵)에서 많은 감성자극을 받는다는 그는 무엇보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민족 약진에 대한 오묘한 암시 같은 것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우리문화는 뾰족하거나 날이 서 있지 않고 둥글고 온화하다. 평화를 사랑하고 청빈한 삶을 갈구하며 이웃을 사랑했다. 나는 화가로서 한민족의 심장과 맥박에서 숨 쉬는 생명사랑의 순수를 그려내고자 한다. 앞으로 우리 옛 설화, 그리스신화 등과 접목하여 아름다운 일상과 약진하는 미래비전의 꿈 그리고 동력이 함께하는 이야기들을 현대적으로 화폭에 펼치고 싶다”라고 밝혔다. 
 

서양화가 김성혜는 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수 갤러리 초대전을 비롯하여 유나이티드갤러리, 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 부스개인전 등 개인전을 20회 가졌다. 또 SOAF(서울오픈아트페어),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대구아트페어를 비롯한 미국, 프랑스,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 국내·외 다수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 권동철 문화전문위원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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