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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우기정의 행복 에세이]CEO는 시인(詩人)이어야 한다
[우기정의 행복 에세이]CEO는 시인(詩人)이어야 한다
  • 양준영
  • 승인 2010.01.11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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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여러 달인을 만날 수 있다. 전광석화 같은 속도를 자랑하면서 똑같은 크기로 음식 재료를 썰어내거나 절묘한 솜씨로 물건을 포장하는 장면을 지켜보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주로 음식업, 배달업, 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달인이 등장하는데, 사실 달인은 어느 분야에나 있을 것이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실력을 갈고닦아 남보다 월등한 경지에 오른 사람을 달인이라고 정의한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기업 경영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달인을 찾아볼 수 있을 텐데, 자타가 공인하는 기업 경영의 최고 달인은 누구일까. 바로 각 기업의 조직을 이끌고 가는 CEO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알다시피 CEO는 ‘Chief Executive Officer’의 약자로, 말 그대로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기업을 지휘하는 마에스트로와 같다. 따라서 CEO는 문제 상황과 위기를 극복하며 조직을 이끄는 데 탁월한 달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 능력, 위기 극복 능력, 리더십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춘 달인이라면 기업뿐만 아니라 어느 조직에서나 그런 달인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요즘 CEO의 활약상을 보면 예전보다 활동 범위도 더욱 넓어지고 위상도 높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공공분야, 국제외교, 문화예술 등 기업 경영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는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능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CEO 출신이다. 나 역시도 CEO의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이처럼 CEO들이 사회 전반에 걸쳐 각개 약진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회사

CEO가 자신의 분야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보며 인간 능력이란 대단히 크고 그 분야도 넓다는 데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유능하다든지, 최고라든지 하는데 대한 평가의 기준은 무엇일까’하는 의문이 들어 곰곰이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아마도 기업을 경영하는 데 객관적인 평가와 측정이 가능한 항목을 기준으로, 위기 관리 능력이나 리더십 등 다소 주관적이고 총괄적인 부분까지 망라한 종합적인 평가에 의해 ‘유능하다’거나 ‘최고’라는 수식어를 그 CEO에게 붙일지 아닐지 판가름할 것이다.
그러나 CEO는 기본적으로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눈에 보이는 경영 능력은 아니지만, 분야를 막론한 CEO의 필수 자질이라고 본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골프장업계의 CEO를 예로 든다면 골프장의 운영을 맡은 최고경영자는 자연의 관리를 위임받았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자연의 관리라는 것은 골프장 내에 있는 무수한 생명에 대한 자상한 관심과 사랑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결국 이 자연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할 때에만 가능하다. 골프장을 경영하는 사람이 행정 능력과 경영 능력이 탁월하다고 해서 최고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자연을 행복하게 하는 가운데 물질적인 목표까지 성취할 때 우리는 그에게 최고의 CEO라는 타이틀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CEO의 마인드가 중요하다’라고들 하지만, 골프장 CEO야말로 자연의 한 부분을 맡아 관리하고 경영한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할 것이다. 골프장을 단순히 자기 돈을 들여 만든 사유 재산이라고만 보지 말고, 우리 사회와 자연의 공공재라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굳이 따지자면, 골프장 건설 및 영업 허가를 받은 것은 우리 사회와 자연이 법적 테두리 내에서 그것을 허락해준 것이라 볼 수 있으므로, 골프장 CEO는 ‘자연 관리권’을 잠시 위임받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따라서 골프장 CEO라면 자연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관리자로서 난개발에 대한 감시자여야 하며 국토 활용의 최전선에 서 있는 첨병으로서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연 관리자’로서 골프장 CEO의 덕목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간다는 환경 친화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비단 골프장 CEO로서만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지녀야 하는 ‘자기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 관리자로서 마음 바탕은 무엇이어야 할까.

바로 그것은 ‘시인(詩人)의 마음’이다. 어떤 사람이 시인인가. 풀잎, 돌부리 흔들리는 바람소리에도 생명을 느끼고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눈과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 귀와 맡지 못하는 것을 맡는 코를 가진 사람,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말 못하는 미물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시인이 아닐까. 
시인은 상대의 입장이 되어 그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데 탁월하다. 나는 종종 자연과 교감하며 이러한 시인의 마음이 되어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눈과 귀를 곧추세운다.
황금빛 햇살이 뉘엿뉘엿 기우는 어느 가을날 기차를 타고 강을 지나는 철교를 건널 때였다. 하얀 맨살을 드러낸 강바닥에는 묘하고 유려한 곡선들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 아마 지난 여름 갑자기 불어난 강물이 지나가며 못다한 그들의 이야기를 왁자지껄하며 남겨놓은 것일 게다. 저 강바닥은 아마도 긴 세월 동안 흘러간 강물이 남기고 싶었던 사연을 차곡차곡 적어놓은, 거대한 이야기책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 문득 우리 골프장의 소나무 껍질 속에도 바람과 세월이 남겨놓은 사연들이 켜켜이 쌓여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옮아가고, 매년 봄,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며 날 반기는 친구 개나리의 사연과 이파리 생김새가 각기 다른 풀과 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무엇일지 하는 생각에 빠져 있다 보면 골프장의 CEO로 있는 내가 행복하기 이를 데 없다.

CEO가 시인의 마음을 가슴에 품으면 고객에게도 시를 노래하듯이 한없이 부드러운 태도와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골프장에 출근하면 오늘 우리 골프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이곳에 머무는 시간 내내 행복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러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된다. 왜냐하면 고객의 눈높이와 고객의 입장에서 골프장을 바라보게 되니까. 오늘 그린 상태는 양호한지,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의 점심 메뉴는 괜찮은지 꼼꼼히 점검하는 등 고객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전념할 것이다.
때론 터무니없는 불평과 요구를 늘어놓는 내장객을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요구 사항이 당장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런 내장객에게도 변함없이 사랑과 배려의 마음으로 그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말과 태도로 대해보자. 불만을 품은 고객마저도 감동시킬 수만 있다면 그 골프장의 경영이 잘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우리는 자연을 관리하는 자랑스러운 직업에 종사합니다. 비록 이 사회에 직접적으로 유익을 주는 물건을 만드는 그런 직업은 아니지만, 우리가 정성 들여 골프장을 가꾸고 돌본다면 이곳에 오는 사람마다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보람된 직업입니까!”

내가 틈날 때마다 우리 골프장 임직원들에게 하는 말이다. 주인의식과 서비스 정신을 전 임직원이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바람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시인이 되는 것이다.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다. 나아가 골프장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도 시인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 가득한 세상이 된다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더 밝고 행복한 세상이 되리라 확신한다. 

열린 문화가 혁신적 아이디어 창출

2000년부터 2006년 사이에 중국과 한국의 특허 출원 신청 건수는 각각 26.5%와 23.2% 증가했다. 그리고 중국, 독일, 일본, 
한국, 미국이 2006년 세계 특허 출원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특허 출원은 한 국가의 기업과 연구소가 얼마나 많은 예산을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는가에 대한 대표적인 지표로 이는 그 나라의 글로벌 혁신 리더십을 결정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혁신적 국가 리스트 상위권에 자리매김하게 되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국가적으로나 많은 기업들의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과 혁신 경영 리더십이 오늘날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기반이 된 것이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비즈니스는 오로지 두 가지 기능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마케팅과 이노베이션, 즉 혁신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기업의 혁신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사례들 중에 델 컴퓨터(Dell Computer)가 있다. 델의 창업자 마이클 델은 왜 컴퓨터는 컴퓨터 대리점에서만 구입해야 하는가 하는 매우 단순한 질문을 통해 인터넷을 통한 컴퓨터 구매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화했다. 따라서 주요 부품을 생산 및 조립하고 완제품 재고를 확보해 컴퓨터를 판매하는 다른 기존 회사들과는 이미 구조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례 없는 성공을 이루었다. 
이케아(KEA)는 고객의 주문을 받고 가구를 조립해 배달하던 과거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해 “왜 고객으로 하여금 직접 가구를 조립할 수 있는 가구 설계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비즈니스에 접목해 그 창업자를 세계적 부호의 반열에 올려놓는 성공과 혁신의 역사를 썼다. 또 홍콩 회사 리앤펑(Li&Fung)이 자체 공장 하나 없이 8,300여 개의 공급자들을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이 다양한 의복을 만들어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연 평균 22% 이상을 성장하며 2006년 기준 8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이 1993년 회장이 직접 경영 혁신을 주도하며 자사가 생산하던 저품질 제품을 소각하는 등의 기업 의지와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로 오늘날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삼성의 전자 제품은 고품질 그리고 혁신적 제품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면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은 질 중심으로 생각하고, 경영하며 좋은 물건 만들어 우리도 21세기에 초일류 기업이 되어보자는 것이다”라고 삼성의 혁신 경영 리더십을 아주 쉽게 표현하여 전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리더십을 보였다. 

혁신은 열린 조직 분위기 조성부터 시작

무엇이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가? 혁신의 영어 ‘innovation’의 어원은 라틴어 ‘innovare’에서 비롯되었다. ‘Innovare’는 다시 새롭게 만든다라는 의미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개선과 발전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혁신적 경영 리더십이 강한 조직의 특성은 이런 조직원들의 자연적 본성을 조직의 목표를 이루도록 몰입하게 하는 데 있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십은 기존의 비즈니스 관행이나 프로세스에 대해 건설적 질문이 허용되고 장려되는 환경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공무원 조직이나 군대 조직에 혁신을 접목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조직의 특성상 환경적 여건이 마련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와 조직의 질서 유지를 가장 중요시하는 속성이 강한 조직에 혁신을 요구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조직이 지나치게 관료화되어 있거나 비민주적인 문화, 즉 소통이 횡적으로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작은 실패에 대해 과민하게 책임을 묻는 조직에서의 혁신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벼룩을 작은 유리병 속에 한동안 가두어놓으면 그 병 높이보다 휠씬 높이 뛸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기간 후 병 밖으로 끄집어내놓아도 그 병 높이 정도만 뛴다는 실험 결과는 결코 벼룩에게만 적용되는 실험이나 현상이 아니다. 

따라서 혁신적 리더십은 조직원들이 이런 구속 없이 자유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열린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보장만으로는 혁신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듯이 우리는 현업에 쫓기면서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는 없다. 혁신적인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하루 10~20% 정도를 본인의 자유로운 아이디어 창출의 시간으로 부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효율성과 효과성 그리고 혁신

우리는 자주 많은 직장인들이 “바빠 죽겠다”는 푸념을 늘어놓는 것을 본다. 그 표현이 의례적이고 습관적인 것이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일한다면 아마도 그런 직원들이 일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혁신적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리고 많은 다국적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이 그러하듯 지나치게 단기적인 경영 실적에 집착하여 효율성만 강조 하다 보면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시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갖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도 지속적인 혁신 리더십을 유지할 수 없다. 효율성에 가치를 두는 기업은 혁신이 활성화된 효과성을 추구하는 기업의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즉 빨리 가기 위해서는 효율성이 최우선이 될 수도 있지만 오래가는 기업 경영을 위해서는 혁신이 뒷받침되는 효과적인 경영 시스템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마치 단거리 경주와 장거리 마라톤을 뛰는 것의 차이처럼 효율성과 혁신은 그 전략적 가치에 근본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효율성과 혁신을 조화롭게 공유하기는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위대한 기업이라고 불리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work smarter, not harder”를 직원들에게 강조하지만 문제는 일을 스마트하게 할 수 있는 근무 여건과 환경 그리고 경영 시스템과 리더십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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