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경영 시나리오]‘위기 뒤 공격경영’에 무게
[2010년 경영 시나리오]‘위기 뒤 공격경영’에 무게
  • 양준영
  • 승인 2010.01.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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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뒤 공격경영'에 무게

2008년 불어닥친 금융 위기로 전 세계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이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때 당시의 패닉을 생각하면 2009년은 비교적 무사히(?) 넘겼다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위기 극복의 비결은 주요 정부가 유례없는 공조 시스템을 가동한 데 있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데 대해 일치된 목소리를 냈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다. 유동성이 넘쳐 또 다른 자산 버블(거품)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어쨌든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공헌한 것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한국 기업에게 높은 점수를 줘야 할 듯싶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위기 때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글로벌 경쟁 기업이 시장에서 지위를 잃어갈 때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늘려갔다. 품질 수준은 높이고 원가는 낮추는 노력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원화 약세라는 환율 효과의 덕이 컸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으나 우리 기업이 위기 때 강해지는 자구 노력은 더욱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삼성그룹 등 경제 회복 전제 아래 조직 개편

‘위기’라는 한 단어로 규정 지워진 2009년, 한국 기업은 어려운 한 해를 슬기롭게 넘겼다. 자동차 경주에서의 승부는 곡선주로에서 결정 난다는 말이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곡선주로’에서 한국 기업은 당당히 앞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어쩌면 기업 간의 진검 승부는 2010년부터인지도 모르겠다. 
첫째, 경제의 향방을 점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 일부에선 경제가 완전히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 곡선을 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더블딥(경제가 상승했다가 다시 추락하는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이 상반된 목소리를 담은 시나리오 경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필자는 경제가 회복된다는 전망에 무게를 두는 편인데, 이 경우 ‘위기 뒤 공격경영’이라는 설정하에 전략을 짜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완제품과 세트로 나누던 양 부문을 지난 12월 인사에서 단일 체제로 바꾸고 유사 사업 조직은 단일 사업부로 통폐합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IT솔루션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 등 7개 사업부로 재정비했는데, 삼성전자 측은 “위기 관리 측면에서는 양대 사업 부문이 좋았으나, 빠르게 움직이기에는 사업부제가 바람직하다”고 개편 배경을 밝혔다. 위기를 넘어 공격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경제가 살아난다고 가정하면 기업 투자도 늘려야 한다. 2009년 기업들은 금고 문을 꽉 닫았다. 호황을 대비한 신규 투자보다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유동성 확보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1997년 IMF 외환 위기 당시 흑자가 나는 탄탄한 기업도 당장 얼마간의 돈을 마련하지 못해 부도가 났던 교훈을 아직도 새기고 있다. 그러나 2010년에는 많은 기업이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경제가 살아나면 수요가 늘어난다. 이때 미리 설비를 투자하지 못한 기업은 공급 물량을 제대로 대지 못하고 경쟁사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만다. 때문에 선제 투자의 필요성이 생긴다. 포스코가 모두 어렵다는 2009년 투자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포스코는 글로벌 ‘톱 3’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국내 생산 전략 제품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자동차 강판 생산 설비 증설 등 제품 고급화 투자에 나섰다. 또 글로벌 ‘빅 3’ 도약을 위해 국내외 생산 규모를 5,000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인도,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경제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때를 대비한 포석이다. 
또 하나 신성장 동력 찾기에도 나서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신성장 발굴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온 김순택 삼성SDI 사장을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부회장에 임명한 것은 향후 신성장 동력 찾기가 재계의 새로운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하지만 경제가 계속 어려울 때를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Contin
gency Plan) 또한 마련해둬야 한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2009년의 경제 회복을 경기 부양책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이라고 지적한다. 때문에 시중에 푼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 전략이 시행되면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 경우라면 기업들도 다시 돈줄이 막힐 수 있다는 시나리오 아래,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보수적으로 경영하기보다는 호황을 대비한 자금 비축 성격이 더 강조된다는 점이 2009년과 달라진 현상이라고 하겠다. 

중국의 호·불황 고려한 시나리오 필요

둘째, 2010년 염두에 둬야 할 경영 키워드는 단연 바로 중국이다. 중국을 빼놓고서는 경영을 논하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 때문에 중국의 호황과 불황 시나리오에 따른 경제 전략도 필요하다. 
최근 SK그룹은 중국에 통합 법인을 설립했다. 이 법인은 SK그룹 내 13개 계열사가 설립한 90개의 중국 현지 법인의 중국 내 투자와 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다. SK그룹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인데, SK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중국에서 성과에 기업 운명을 걸고 있다. 현대차도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처럼 2010년 중국이라는 시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GDP가 9%에 육박하며 세계 경제의 회복을 이끌며 상승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하지만 사회주의국가로서의 중국은 여러 가지 변수를 안고 있다. 중국 경제도 한국 경제와 마찬가지로 회복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면서도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셋째, ‘그린경제’는 2010년에도 중요한 화두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펜하겐에서 의미 있는 환경 관련 협약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탄소 배출 정도가 기업의 흥망을 좌우할 이슈로 떠오를 날이 머지않았다. 기업의 모든 공정을 친환경으로 만들어야 하고,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넷째, 사회책임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 과거 사회책임을 다하느냐 못하느냐는 기업의 성과와 직접 관련성이 적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소비자가 몰리고 기업이 이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가 나와 이 같은 기업에만 자금을 대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환율, 원자재, 금리 변동 챙겨야

다섯째, 구체적인 전략으로 환율과 원자재, 금리의 변동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2009년 환율에 따라 기업 이익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10년에도 환 관리는 필수다. 또 원자재값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원유는 수급 불균형이 아닌 금융 자산으로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출구 전략과 함께 다가올 금리 인상도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삼성경제연구소가 소개한 위기 이후 신소비 트렌드를 덧붙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 경제 위기의 경험으로 2010년 소비 패턴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그것은 육체와 정신 건강의 조화라는 콘셉트로 정신 건강 관련 비즈니스가 뜰 것이라는 점이다. 또 먹을거리 등에서 신뢰를 중시하는 이른바 ‘안심 소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술의 융복합을 중시하는 디지털 소비 트렌드가 주춤하고 감성 기술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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