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풍에어컨 ‘곰팡이 논란’ 가라앉지 않는 까닭

‘패널에 곰팡이 생긴다’는 소비자 불만 이어져 회사측 “곰팡이나 냄새 최소화하는 기술 적용”

2022-07-18     장진혁 기자

[인사이트코리아=장진혁 기자]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이 국내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70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곰팡이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세계 최초로 ‘직바람 없이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해준다’는 무풍에어컨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원리는 바람문에서 나오는 강한 회오리바람으로 온도를 낮춘 뒤, 바람문이 닫히면 미세한 구멍인 마이크로홀에서 나오는 찬 기류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문제는 냉기가 27만개에 이르는 마이크로홀을 통과하면서 물기가 맺히고 제대로 마르지 않아 곰팡이가 생기고 냄새가 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문제를 인식하고 2020년형 제품부터 소비자가 별도의 도구 없이 전면 패널 전체를 쉽게 분리해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에어컨 가동을 종료할 때마다 남아있는 습기를 없애는 자동 건조 기능도 도입했다.

하지만 무풍에어컨 패널에 생긴 곰팡이는 소비자가 없애기 힘들어 결국 패널을 교체하거나 전문 청소업체에 의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무풍에어컨의 미세한 구멍으로 인해 자동 건조 기능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맘카페 중심으로 무풍에어컨 곰팡이 불만 

삼성전자에 따르면 무풍에어컨은 이달 14일 기준 한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7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출시 6년 만으로 매일 평균 약 3000대 가량 판매된 셈이다. 제품 타입별로 스탠드형이 200만대 이상, 벽걸이형과 시스템 에어컨(천장형)이 각각 215만대, 285만대 넘게 판매됐다.

무풍에어컨은 가정용 스탠드형 제품을 시작으로 가정용·상업용 시스템 에어컨과 가정용·상업용 벽걸이 에어컨 등으로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여름철 성수기에도 무풍에어컨을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해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을 지난 2월부터 풀가동하고 설치 인력을 사전 확보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반면 무풍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나는 만큼 곰팡이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엄마들이 자주 찾는 맘카페 중심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에는 ‘삼성 무풍에어컨 피해자모임’ 카페까지 생겼다. 이 카페는 2016년 8월 처음 개설돼 현재 회원 수가 773명이다.

일부 소비자는 냄새가 나서 전면 패널을 열어보면 곰팡이가 피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나 청소업체에 적지 않은 비용을 내고 청소를 맡기는 것 외에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청소비용은 10만~20만원 정도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전면 패널의 미세한 구멍이 공기 흐름 방해”

최근 구독자 60만명을 보유한 IT 전문 유튜버 테크몽은 ‘삼성 무풍에어컨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이 제품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테크몽은 직접 무풍에어컨 갤러리 제품을 2년 동안 쓰면서 아쉬웠던 점을 공개했다.

테크몽은 “사실 무풍에어컨은 곰팡이 문제로 이슈가 좀 있었다”며 “그 문제는 자동 건조 기능이 탑재되면서 예전보다 많이 완화됐을 것이고, 혹시나 패널에 곰팡이가 생기더라도 직접 떼어내서 스스로 씻으면 되니까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테크몽은 “하지만 생각보다 곰팡이가 잘 안 씻기고 이런 문제가 쉽게 생기는 것에 놀랐다”며 “곰팡이의 원인은 습한 환경인데, 전면 패널의 미세한 구멍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방식이 곰팡이가 생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제품 자체 설계문제로 보인다”며 “이 문제의 해결책은 A/S 받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어떤 제품보다 위생관리 기능 뛰어나”

일각에서는 곰팡이 논란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계속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2022년형 무풍에어컨 제품의 경우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다는 것 외에는 새롭게 눈여겨볼 만한 특징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수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개발그룹장(상무)는 지난 6월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곰팡이나 냄새는 관리 여부에 따라 모든 에어컨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문제”라며 “무풍 에어컨은 곰팡이나 냄새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대거 적용(7단계 이지케어)해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