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이 시공한 김포 '경동 미르웰시티', 잦은 유리 파손에 입주사들 '분통'

"반복된 유리 파손은 시공상 문제"...회사측 "유리 선팅이 파손 원인" 주장

2021-03-30     한민철 기자
신세계건설이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신세계건설이 시공한 김포 ‘경동 미르웰시티’에서 집단으로 유리가 파손되는 일이 속출하면서 입주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유리 파손 원인이 입주사들에게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공상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씨는 지난해 경동 미르웰시티에 입주해 회사를 차린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유리창이 수차례 깨져 세차례나 교체를 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를 하지 않은 사무실 유리창이 깨지는 일도 잦아 A씨를 비롯해 유리창 파손 피해를 입은 건물 입주사들은 시공사인 신세계건설을 상대로 집단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논란은 신세계건설이 이 건물에 시공한 ‘로이 유리’에서 비롯됐다. 지하 3층~지상 7층으로 총 전용면적 3431㎡(1038평) 규모로 지어진 경동 미르웰시티는 김포 지식산업센터 내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으며 지난해 7월 준공됐다. 

"냉방 효율 낮은 로이유리 시공이 파손 원인"

신세계건설은 준공 전부터 단열이 우수한 로이복층유리로 외관이 설계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이유리는 유리의 단열 성능을 향상시켜 건물 채광과 조광을 확보할 수 있어 난방 효율은 높지만, 냉방 효율이 낮아 여름철에는 복사열로 실내 온도를 상승시키는 단점이 있다. A씨는 입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 로이유리에 금이 간 것을 발견했고, 곧바로 신세계건설로부터 하자 보수를 받았다. 

A씨는 “건물 남향에 설치된 유리창이 대부분 깨졌고, 신세계건설에 하자 보수를 받으며 유리가 깨진 원인을 물어봤는데 유리에 선팅을 했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심지어 커튼과 블라인드조차 하면 안 된다며, 로이 유리의 특성상 열 방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A씨는 “어느 건물이라도 유리창에 햇볕이 많이 들면 선팅을 하거나 커튼을 설치하는데, 여름에는 남향에 햇볕이 강하게 들어와 실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한다”며 “에어컨을 설치해도 내부 온도가 3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부득이 선팅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신세계건설에서는 이것이 유리 파손의 원인이라고 해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동

입주사들은 유리가 깨지기 시작하자 유리 온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해 입주사 커뮤니티에 게재했고, 유리 파손 상태가 심각한 한 입주사는 남향 자외선 유입으로 유리의 온도가 67도 이상으로 상승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코리아>가 확인한 각 사무실의 유리창 파손 상태는 심각했다.  금이 간 유리창의 일부가 깨지면 건물 밖 인도로 떨어져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보였다. 

무엇보다 신세계건설은 선팅이 유리 파손 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직 입주하지 않아 선팅 처리를 하지 않은 다른 사무실에서도 유리 파손 사례가 여럿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아직 입주를 하지 않았거나 입주한지 얼마 되지 않은 2~3층 사무실의 유리도 상당 부분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은 유리창 파손 피해를 입은 입주사들에게 건설산업기본법상 1년 동안 무상으로 하자보수를 해주고, 이후에도 유리가 깨지면 유료로 하자보수를 하겠다고 피해자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비롯해 유리 파손 피해를 입은 입주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당초 로이 유리를 사용하면 안 되는 곳에 시공을 하는 등 시공상 문제를 입주사들의 잘못으로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이다. 

A씨는 “유리 선팅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처음부터 선팅을 하지 말라고 공지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며 “심지어 교체한 유리 중 일부는 강화 유리였고, 이는 로이 유리를 잘못 사용했다고 시인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로이유리 시공은 건물 전체의 에너지 효율 반영한 것"

경동 미르웰시티 입주사들은 현재 커뮤니티에서 각 사무실의 유리 파손 피해 상황을 공유하면서, 시공사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건설이 피해 원인을 입주사들에게 돌리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신세계건설은 유리 파손 원인이 선팅이라고 주장한 근거에 대해 “실내에서 로이유리를 선팅할 경우 유리 안쪽 공기층의 온도상승 등으로 열파손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또 남향에 로이유리를 시공한 것에 대한 시공상 문제 지적에 대해서는 “로이유리 시공은 건물 전체의 에너지 효율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손된 유리는 모두 교체를 했다”며 “향후에도 입주사의 귀책이 아닌 정상적인 하자로 인한 유리 파손은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