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협회, '소설 쓰시네' 발언 추미애 장관에 "공개 사과하라"

"법무부 장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설을 '거짓말'에 빗대어 폄훼"

2020-07-30     도다솔 기자
추미애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가 지난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중 야당 의원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고 반응한 것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공개 사과를 요청했다.

한국소설가협회는 30일 김호운 이사장을 비롯한 회원들 명의로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해명 요청'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치 입장을 떠나서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 앞에서 이 땅에서 문학을 융성시키는 일은 참 험난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이번 기회에 걸핏하면 '소설 쓰는' 것을 거짓말 하는 행위로 빗대어 발언해 소설가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준 정치인들에게 엄중한 각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 장관이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가짜를 진짜라고 믿게끔 속이는 행위다. 소설에서의 허구는 거짓말과 다르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독자가 이미 알고 있다. 이런 독자에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믿게끔 창작해 낸 예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소설의 기능과 역할을 안다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알면서 그런 말을 했다면 더 나쁘고, 모르고 했다면 앞으로 법무부 장관이 하는 말을 어떻게 신뢰해야 할 지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국민들이 보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설을 '거짓말'에 빗대어 폄훼할 수 있는가. 어려운 정착 여건에서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들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인터넷에서까지 난무하고 있는 이 문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법무부 장관의 해명과 함께 '소설 쓰시네'라고 한 것에 대해 소설가들에게 공개 사과하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