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퇴진 요구 '봇물'...리더십 흔들리나

황경로·안경화 등 원로들, 자진사퇴 요구 실적 악화 속 경영진 주식 보상 '잇속 챙기기' 비판

2023-04-11     손민지 기자

[인사이트코리아=손민지 기자] 포스코그룹 원로들이 최정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영향에 포항제철소 침수 등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분위기에 실적 악화까지 겹친 가운데 '스톡 그랜트' 제도로 최 회장 등이 받은 주식이 ‘성과급 잔치’로 비치면서다. 앞서 지난 7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등의 기자회견에 이어 이번 원로들의 성명서 발표까지 이뤄지면서 임기 1년가량을 남겨 둔 최 회장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황경로 2대 포스코 회장, 안병화 전 포스코 사장, 이상수 전 거양상사 회장, 여상환 전 포스코 부사장, 안덕주 전 포스코 업무이사, 박준민 전 포스코개발 사장 등 포스코 창업 원로들은 전날 '포스코에는 경영리더십 혁신이 절실하다'라는 특별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최 회장이 책임 경영을 펼치지 않고 제 잇속을 챙기고 있다”며 경영 리더십 혁신을 위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로들은 또 “최근에 드러난 스톡 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며 “1년을 더 지켜본 결과 최 회장은 포스코가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포스코는 지난 1일 창립 55주년을 맞았으나 최 회장 퇴진 요구 등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원로들의 날 선 비판의 배경에는 최근 최 회장을 포함한 임원 26명에게 차등 지급된 주식 보상이 있다. 최 회장에게 지급된 자사주는 1812주로 회사가 이를 공시한 지난 7일 포스코홀딩스 종가(36만9500원) 기준 7억원 가량이다. 이에 더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17일 공시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및 사업회사 임원에 대한 주식보상으로 2만7030주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당일 종가 1주당 36만8000원 기준 99억8758만원으로 100억원 규모다. 

주식 보상은 성과에 따라 자사주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것으로 일정 시점이 지나 처분이 가능한 스톡옵션과 달리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 다만 포스코는 재직 중에는 자사주를 의무 보유토록 해 임원 보상과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있다. 또 포스코는 S&P, DJSI, MSCI 등 ESG 평가 시 주요 경영진의 주식보상 정책을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포스코가 실적 악화로 인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48% 줄어든 2조2950억원,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46.7% 감소한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원로들은 “태풍 힌남노 수해 극복에 구슬땀 흘리는 직원들을 향해 비상 시기이니 장갑 한 켤레, 단돈 1000원도 아끼자고 다그쳤던 최정우·김학동 등 경영진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 반토막에도 직원들 모르게 자사주를 수 억원씩 나눠 가졌다”며 "도덕적 해이와 경영 리더십 실종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상환 전 포스코 부사장은 “임기 보장보다 책임 통감이 우선”이라며 “포스코에는 심기일전이 시급한데 이건 경영 리더십을 혁신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지급을 통한 주식보상은 향후 포스코홀딩스 및 주요 사업회사 임원들의 책임경영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