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금리↓...예금금리 인하 불가피

지난해 4대 은행 NIM 1.70% 내외…수익성 방어 위해 조달비용 낮출 필요

2023-02-21     박지훈 기자
4대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권 예·적금금리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강력한 ‘고통 분담’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줄어든 수익을 예·적금금리 인하로 해결할 수 밖에 없어서다. 

카카오뱅크는 21일 신용대출과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4% 초반으로, 마이너스통장대출의 경우 5%대에서 4%대로 낮아졌다.

KB국민은행도 주요 상품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가산금리 폭을 줄이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우대금리폭을 늘리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대출금리를 낮췄다. 거래실적과 관계없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내렸다.

은행들이 글로벌 통화 긴축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정부의 ‘고통 분담’ 압박 때문이다. 4대 은행들이 지난해 금리 상승 효과로 1년 전보다 23% 증가한 약 32조원의 이자이익을 거둬 임직원 성과급 지급과 주주배당 확대에 나서면서 세간의 눈총을 산 것이다.

"은행이 약탈적이라 볼 수 있는 방식 영업"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은행이 돈 잔치로 국민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데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은행이 약탈적이라 볼 수 있는 방식의 영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은행들은 대출금리에 따른 이익 감소를 막기 위해 예·적금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순이자마진(NIM)은 1.70% 내외로 전년 말 1.50% 수준보다 약 0.20%포인트 높아졌다.

NIM은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운용자산수익에서 운용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자산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대출금리를 내린 상황에서 기존의 1.70% 내외의 NIM 수준을 유지하려면 조달비용인 예·적금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