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행 고팍스 대표 등기이사 사임…바이낸스 인수 마무리 수순?

바이낸스 투자금 일부 유입…이 대표 경영권 유지될 듯

2023-02-08     정서영 기자
가상자산

[인사이트코리아=정서영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가운데 이준행 대표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며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고파이 예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가상자산 운용사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LLC)의 인출 중단으로 고파이 상품의 출금이 지연되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세계 최대 블록체인 생태계 및 가상자산 인프라 제공업체 바이낸스와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일 바이낸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투자금은 바이낸스의 산업회복기금(IRI·Industry Recovery Initiative)을 통해 마련된다. IRI는 지난해 말 바이낸스가 어려운 가상자산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공동 투자기금이다.

고팍스는 IRI로 고객에게 이자를 포함한 예치 자산을 출금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더불어 IRI 투자 파트너로서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오픈 액세스 블록체인 및 암호화 학습 포털인 바이낸스 아카데미를 통해 고팍스 사용자에게 교육 및 블록체인 인식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타거래소들과 달리 파산하지 않고 고파이 자산 상환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모든 고파이 지급이 완료될 때까지 투자자 보호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로 고팍스는 바이낸스와의 행정절차 최종 완료시기에 앞서 일부 예치 자산의 출금 신청 건에 대해 지난 7일 지급을 완료했다. 고팍스 측은 “나머지는 모든 절차가 완료된 이후 처리될 예정”이라며 “행정절차 소요기간을 감안할 때 오는 3월말 경에 완료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재원(왼쪽부터)

이준행 대표, 등기이사직 사임…인수 마무리 단계 접어드나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이준행 대표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대표직을 유지하며 경영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팍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이준행 대표의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2021년 말 기준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지분 41.22%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 유치 소식이 알려진 후 바이낸스 창립자 자오창펑 대표는 트위터에 “바이낸스가 산업회복 기금을 통해 고팍스를 인수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인수된 이후에도 이준행 대표의 경영권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할 경우 한국 진출을 위해 국내 특금법 및 여러 규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국내 시장을 파악할 때까지 이준행 대표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