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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5:2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카타르 월드컵의 경제학
카타르 월드컵의 경제학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 승인 2022.11.01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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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코끼리는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신성시하는 동물이다. 생물학적으로 돌연변이에 불과한데도 사람들은 군주가 나라를 정의롭게 다스려 번영시키는 것을 상징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많은 군주들이 이를 소유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 코끼리는 관리하는데 많은 돈이 들었다. 별도의 궁전과 사원을 지어야 했다. 요리사와 음악을 들려주는 이를 따로 두었다. 죽이거나 학대하는 것은 물론 일을 시키는 것도 법으로 금지했다. 이런 점을 이용해 그 옛날 일부 왕들은 골치를 썩이는 신하들에게 하얀 코끼리를 선물했다고 한다. 왕이 하사하니 거절할 수도 없고, 수명이 긴 코끼리를 지극정성으로 키우다 보니 집안이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한 하얀 코끼리는 큰돈을 들였는데 유지비가 많이 들고 쓸모없는 애물단지를 일컫는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 스포츠대회, 메가이벤트를 치르려면 경기장 건설과 교통·숙박 시설 확충 등 막대한 인프라 구축비용이 들어간다.

거기에 행사를 치른 뒤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유지관리 비용만 들어가는 시설물이 하나둘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F1 서킷),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이 그런 경우다.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제22회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도 ‘하얀 코끼리’ 전락 우려 대상에 올라 있다. 중동 지역 최초로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가 선수와 관중이 더위를 느끼지 않도록 에어컨이 나오는 냉방 축구장을 건설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입한 비용은 2200억 달러(약 29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블룸버그통신은 3000억 달러로 추산).

이는 2020년 카타르 국내총생산(GDP) 1795억 달러를 웃도는 금액이다. 2018년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가 쓴 비용(116억 달러)이나 2014년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이 지출한 비용(150억 달러)과 비교하면 거의 20배다.

카타르로선 월드컵 기간 120만명이 카타르를 방문하고, 170억 달러(약 23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유무형의 경제 효과로 투자비용 회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리나라 경기도만한 크기에 관광자원과 숙박시설이 부족한 카타르보다 인접한 아랍에미리트(UAE)의 관광도시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이번 월드컵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월드컵 기간 중 맥주 판매 허용이다. 또한 숙박시설 부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도하 항구에 1000여개 객실의 대형 크루즈선 두 대를 임대하고, 사막에 1000개의 텐트를 설치했다.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지키며 음주를 금지하는 카타르로선 축구경기 관람과 맥주 마시는 것을 불가분의 관계로 여기는 해외 축구팬을 맞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리라. 냉방 축구장 등 각종 인프라가 하얀 코끼리로 전락할지 여부는 카타르의 국가경영 능력에 달려 있다.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인사이트코리아>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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