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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2-05 18:44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진태가 터뜨린 '레고랜드 풍선'…돈줄 마른 건설사들 줄도산 우려
김진태가 터뜨린 '레고랜드 풍선'…돈줄 마른 건설사들 줄도산 우려
  • 선다혜
  • 승인 2022.10.28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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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중도개발공사 지급보증 2050억원 '나몰라라'
개발사업 참여 건설사들 부도 위기...정부, 늑장 대응도 문제
강원도 춘천 중도에 건설된 레고랜드.<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선다혜 기자] 레고랜드발(發) 채무불이행 사태가 건설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사태로 중소·중견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이 추진하는 사업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원도서 터진 ‘레고랜드 후폭풍’ 전국으로 번져

레고랜드 사태를 짚어보기 위해선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달 28일 김진태 강원도 도지사는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조성 사업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법원 회생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진태 지사는 "강원도는 안고 있는 2050억원의 보증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도개발공사 회생을 신청하기로 했다"며 "법정관리인이 제값을 받고 공사의 자산을 잘 매각하면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로 채권단은 물론 채권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사실상 최고신용 등급으로 여겨지는 지자체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이 지급불능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중도개발공사는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업 추진을 위해 2012년 8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강원도가 4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2020년 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사업비 조달을 위해 BNK투자증권을 통해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할 당시 지급보증을 섰다. 

레고랜드는 지난 5월 개장 하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중도개발공사가 자체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한 412억원에 대해 강원도의회에 상환대책을 요청하면서 발단이 됐다. 원래대로라면 미상환금액을 보증을 선 강원도가 갚아야 했다. 그러나 강원도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회생신청을 결정하면서 사태가 터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진태 지사가 전임 최문순 지사 흔적을 지우기 위해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채권시장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에 튄 불똥…애꿎은 건설사들 부도 공포

후폭풍은 일파만파, 건설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자체 ABCP가 지급불능 사태에 빠지면서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문을 걸어잠그면서 건설사들의 자금조달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건설사업의 경우 시행사들의 부동산 PF에 건설사들이 보증을 선다. 그런데 레고랜드 사태로 돈줄이 말라버린 것이다.  

롯데건설이 회사채가 아닌 유상증자(2000억원)와 롯데케미칼 차환(5000억원)을 통해 7000억원을 확보한 것만 봐도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지자체 채권도 부도가 나는 판국에 일반 건설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시공사업단이 추진하고 있는 둔촌주공 재개발 사업.<뉴시스>

또 대형건설사들로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꾸려진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도 대출 차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둔총주공 조합은 기존 사업비 7000억원 중 추가로 1250억원을 더해 8250억원의 ABCP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때문에 시공사업단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투자자로 참여했던 KB증권이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PF의 차환발행 주관사를 맡으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KB증권은 총 5423억원의 ABTSTB(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 ABCP를 발행했다. 만기는 83일물(2023년 1월 19)이다. 금리는 최대 12% 안팎으로 기존 발행 금리(3.55~4.47%)보다 대폭 상승했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졌다는 얘기다. 

시공사업단 중 현대산업개발 외에 현대건설(2005억원), 롯데건설(1710억원), 대우건설(1708억원)이 대출채권에 대한 연대보증을 섰다. 또 자산유동화증권 매입에는 정부의 유동성 공급프로그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고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KB증권은 "차환 발행에 실패하면 시공사업단이 PF 조달자금 전액을 상환해야 하지만 둔촌주공은 우량 사업장인 만큼 최근 시장이 급격히 경색됐음에도 차환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는 사업조차 ABCP 발행에 실패하는 마당에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자금 조달에 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강원도와 김진태 도지사는 레고랜드 채무 2050억원을 오는 12월 15일까지 갚겠다고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미 신용을 잃어버린 터라 금융시장이 제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공사비 못 받은 건설사들 '발 동동'

레고랜드 사업에 직접 참여했던 건설사와 하도급 업체들은 중도개발공사의 회생신청으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지역 건설사 및 하도급 업체 줄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고랜드 기반공사에 참여했던 동부건설은 공사대금 136억8128만원을 받지 못했다. 정상 지급 날짜는 지난 11일이었다. 총 공사대금이 53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4분의 1을 정산받지 못한 것이다. 동부건설과 함께 참여한 하도급업체와 각종 장비·인력·자재 업체들까지 고려하면 26곳이나 대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 

동부건설은 강원도가 중도개발공사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대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원도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와 관련해 보증 채무 2050억원을 전액 상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여기서도 밀린 공사대금 지급에 대한 언급은 없어 건설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부건설은 "중도개발공사가 이른 시일 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하도급 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40억원의 대금도 지급할 수 없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로 인해 이들 업체가 문을 닫게 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 역시 어려운 시기다. 원자재 가격과 금리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증가하면서 큰 부담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 마저도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레고랜드 사태로 건설사들의 자금줄이 꽉 막혀버렸다.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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