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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심층분석] 한화건설은 왜 자부심이던 14조원 ‘비스마야 프로젝트’ 중단했나
[심층분석] 한화건설은 왜 자부심이던 14조원 ‘비스마야 프로젝트’ 중단했나
  • 선다혜 기자
  • 승인 2022.10.1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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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사중단 반복
한화건설-이라크 정부 '네 탓 공방'...법정분쟁 갈 수도
한화와 합병 '리스크 덜어내기' 차원 해석도
한화건설이 지난 7일 사업 철수를 밝힌 비스마야 신도시.<한화건설>

[인사이트코리아=선다혜 기자] 한 때 한국의 기술로 건설되는 해외 첫 신도시로 주목받았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한화건설이 철수한다.

한화건설은 철수 이유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지속적인 공사대금 미지급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NIC는 거꾸로 "한화의 문제"라고 반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2012년부터 시작해 10년 동안 한화건설이 공을 들여온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철수를 두고 ‘네 탓 공방’이 벌어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건설, NIC 계약 위반 등 이유 해지 ‘통보’

한화건설은 지난 7일 공시를 통해서 “NIC의 기성금 지연지급 및 미지금 등 계약위반을 이유로 계약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통지에 따른 해지 효력은 21일 이후 발생한다.

한화건설은 사업에 착수했을 때부터 지난해까지 이라크 정부로부터 선수금과 기성금으로 총 공사대금 43% 수준인 43억2200만(약 6조1588억원) 달러를 받았으며, 미수금은 6억2900만(약 8963억원) 달러다. 여기서 사실상 회수 불가능한 금액으로 분류되는 대손충당금은 각각 319억8500만원 정도다.

한화건설은 미수금에 대해서는 분쟁절차를 통해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비야마스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남쪽에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0만80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 14조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한국 건설사의 최초 해외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달랐다.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화건설은 국내 10위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김승연 회장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또 최광호 한화건설 전 부회장은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총괄한 성과를 인정받아 한화건설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이라크 현지 정세가 사업에 악영향 미쳐

2014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임직원 등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면 그룹 총수인 김승연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쏟은 해외 건설사업이 왜 중단됐을까. 무엇보다 이라크 현지 정세가 좋지 않다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한화건설이 공사에 착수한 이후 약 10년 동안 이라크 정부의 정권이 4차례나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재개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상당 부분을 점령하면서 내전이 발생했다. 한화건설은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3년만인 2017년에서야 전쟁이 끝났다.

공사를 재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기약 없이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렇다보니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는 제 날짜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한화건설은 미수금 금액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 철수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NIC와 이라크 현지 언론은 철수 책임을 한화건설 탓으로 돌리고 있다. NIC는 지난 9일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 사업 실패는 공사비 지급 지연의 문제가 아니라 한화건설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INC를 비롯한 현지 언론인 알릭티사드뉴스(Aliqtisad News) 등은 “정부가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을 모두 지급했음에도 한화건설이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프로젝트 전체 비용의 25%만 이라크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75%는 한화가 지원하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정부는 25%에 해당하는 20억 달러(약 2조8558억원)를 모두 지급했지만, 한화건설이 예정된 기간에 공사를 마무리짓지 못하면서 프로젝트가 난항에 빠졌다는 주장이다. 현재까지 비스마야 프로젝트 공정률은 주택사업 38%, 인프라조성사업 26% 가량이다.

중동사업 ‘지정학정 리스크’ 예견된 일

해외사업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다. 잘 되면 대박, 못 되면 쪽박이란 얘기다. 특히 중동 지역은 주거나 사회 인프라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기회의 땅이자 지정학정 리스크로 내전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덤이기도 하다.

한화건설이 바스마야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에도 중동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불과 1년 전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중동 전체로 번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길이 막히고, 공사가 중단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 점 때문에 한화건설이 이라크에 진출하던 때부터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프로젝트 철수를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화건설이 이달 말 모회사인 한화와의 흡수합병을 앞두고 부실을 덜어내기 위해 철수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안고 합병 할 경우 사업 부실이 한화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원천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원래 비스마야 프로젝트 완공 목표는 2020년이었다. 하지만 내전으로 3년, 코로나로 2년이 지체되면서 완공 시기가 2027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문제는 NIC의 공사대금 미지급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고려하면 오는 2027년 완공도 장담할 수 없다.

원래 목표보다 공기가 늘어날 경우 당기순손실은 ▲1년 225억원 ▲2년 449억원 ▲3년 670억원 ▲4년 890억원 ▲5년차 1108억원 등 기하급수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손실을 그대로 안고 갈 수 없어 한화건설이 발을 뺀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6일 NIC는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에 대해 부동의 의사를 전달했다. 한화는 바로 다음날 NIC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 같은 정황을 고려할 때 NIC는 한화건설이 합병을 앞두고 사업을 철수하려던 조짐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가 추진하는 1호 해외 신도시 사업이라는 점에서 비스마야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한화건설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내내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였다"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면 한화건설은 물론 국내 건설업계 입지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층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리스크가 겹치면서 결국 철수 수순을 밟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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