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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2-08 11:27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서양화가 김성혜‥.한국미의 정신성 융합의 시각문화학
서양화가 김성혜‥.한국미의 정신성 융합의 시각문화학
  •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 승인 2022.10.12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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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do No448, 139×45㎝ Textile on wood panel, 2022
Sonido No448, 139×45㎝ Textile on wood panel, 2022

「땅에, 다채로운 풀의 고요와 은밀함 속에 눕자마자 그는 이내 작은 목마름을 잊고, 잠이 들었다.‥그런데 그는 눈만은 뜨고 있었다. 그 고목과 포도 넝쿨의 사랑을 응시하고 기리는 일에 성이 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잠이 들면서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의 심장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조용, 조용! 세계가 방금 충만해지지 않았는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Zarathustra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백승영 번역 주해, 사색의 숲刊>」

태양이 나뭇가지 잎으로 포개지며 겹이 되고 있었다. 노을이 봉우리에 걸쳐있는 듯 지나고 어스름 밤하늘 산 아래 고부랑길이 물길처럼 뚜렷해졌다. 어둠을 누가 슬픔이라 했나. 동심의 호기심이 그 안에서 빛으로 드러나고 삼라만상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껴안은 민낯의 대지가 윤기를 내는데….

20세기 클래식 레전드, 폰 카라얀 지휘 ‘슈만 교향곡4번(Symphony No.4 In D Minor, Op.120:2. Romanze)’이 저녁강물소리의 중후한 선율을 싣고 로맨틱하게 번져나간다. “곡선은 나의 감성, 직선은 이성에서 오는 선(線)이다. 바람과 물과 새들의 소리 그리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정령의 메아리를 껴안는다. 자연을 닮아가는 듯 눈에 보이지 않는 기류(氣流)를 느끼고 나는 매일 삶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왼쪽)Sonido No463, 100×50㎝, 2022. (오른쪽)No464, 100×50㎝
(왼쪽)Sonido No463, 100×50㎝, 2022. (오른쪽)No464, 100×50㎝

◇섬유미술에 스민 寫意의 문인화

화면은 봉긋봉긋한 정겨운 우리산하 배산임수의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공동체심성이 스며있다. 마을입구 키 큰 화화나무의 위엄이 서린 아우라, 논둑들의 휘어질 듯 이어지는 길….

김성혜 미술가 회화자취는 ‘실’추상작업 이전, 2013년 어좌(御座) 뒤 병풍에 그려진 ‘일월오봉도’에서 영감을 얻은 페인팅 ‘일월도’로 주목받아 왔다. 한국인의 혈맥에 흐르는 무의식의 색채 오방색(五方色)이 작가의 텍스타일아트(Textile Art)작업에서 재해석되고 있다는 점은 예사스럽다. 음향오행과 더불어 자연주의와 조화된 한국적미의식의 색채인 오방이 김성혜 작품세계와 접(接)하는 지점이다.

화면은 먹(墨)을 먹인 또 먹이지 않은 ‘18합 면사’의 유려한 선이 아릿하고도 모호한 입체의 쾌감을 제공한다. 공감각(synesthesia)의 음악적 감흥은 온화하고 따뜻한 사랑 혹 오렌지색 심장일까를 궁금해 했던 아련한 유년의 기억을 자극한다. 간결하고도 담박함으로 응축된 형상성엔 실로서 풀어낸 먹그림의 문인화(文人畵) 뉘앙스가 진하게 풍겨온다.

 

Sonido No472, 90×40㎝ Textile on wood panel, 2022
Sonido No472, 90×40㎝ Textile on wood panel, 2022

가장 한국적예술을 꽃피웠던 조선후기, 그 바람의 중심인물이었던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시대의 문자향서권기(文字香書卷氣). 저 사의(寫意)의 정신성이 전통과 현대미의 융합이라는 의미를 함의한 김성혜 작가 ‘소니도(Sonido)’연작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교감으로 이어진다.

실의 깊고 따뜻한 색감이 어우러지는 우리산하의 함축 그 통시적(通時的)세계를 패브릭아트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독창성구현의 미학가치다.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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