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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0-03 13:03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금융지주 ‘디지털 종합은행’ 겸영 허용…불완전판매·점포폐쇄 우려 어떡하나
금융지주 ‘디지털 종합은행’ 겸영 허용…불완전판매·점포폐쇄 우려 어떡하나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09.20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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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활성화 지원…금융지주, 앱 통해 상업·투자은행 겸영 가능
점포 감축 가속화 금융소외계층 양산 우려…“권한과 함께 책임 부여하는 법 마련해야”
정부가 금융지주회사의 그룹 통합 앱 운영권을 허용하는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박지훈>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금융지주회사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를 모바일 앱(App) 운영을 통해 겸영할 수 있도록 정부가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금융지주 내 복수의 자회사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은 증대되는 반면, 점포 감축을 가속화해 금융소외계층을 양산하고 근로자의 고용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소비자의 편리한 디지털 금융생활을 돕고 금융사의 디지털 금융혁신을 촉진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니버설 뱅크(Universal Bank·UB)는 예금을 받아 대출을 내주는 상업은행(Commercial Bank·CB)과 유가증권을 발행하고 인수·모집하는 투자은행(Investment Bank·IB)을 겸영하는 종합은행으로 유럽식 금융형태다. 스위스의 UBS가 대표적이다.

한국은 모험자본인 투자은행의 부실이 공공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상업은행으로 이전되지 않도록 속성이 다른 두 은행을 겸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신 금융지주 산하에 자회사들을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도 금융지주사 아래 CB와 IB를 두고 운영하는 방식, 즉 CIB 모델이 우세하다. 1920년대 대공항 여파로 글래스-스티컬법을 제정해 CB와 IB를 엄격히 분리하다가 1980년대 이후 겸영을 허용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해당 모델이 자리잡았다. 모범적으로 성공한 형태로 JP모건체이스가 꼽힌다.

정부가 지원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는 CB와 IB의 통합 경영을 제한한 금융지주회사법을 우회해 디지털 기술로 유니버설 뱅크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는 발상이다.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현실화는 금융지주의 ‘슈퍼앱’ 운영 법제화로 이뤄진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는 자회사를 관리·감독하는 것 외에 영리 목적의 업무를 영위할 수 없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유권해석, 중·장기적으로 금융지주회사법이나 관련법 시행령 개정으로 슈퍼앱 운영 업무를 합법화해주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20개 은행과 3개 금융공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전국은행연합회의 규제 개선 요구 영향으로 보인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020년 12월 취임 이후 금융지주의 인터넷전문은행 자회사 설립과 플랫폼 운영 허용을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김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직 시절 CB와 IB의 결합 효용성을 주장했다.

시중은행, 그룹 통합앱서 계열사 서비스 제공

정부의 법제화 추진에 맞춰 시중의 상업은행들이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15일 자사 금융플랫폼 올원뱅크에서 계열사 NH투자증권과 연계한 주식매매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에 공급망 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부수 업무로 신고했다. 기업고객에게 물품 구매·계약·발주 등 공급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터넷뱅킹 연계 등 금융서비스, 경영지원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부수 업무가 금지돼 있지만 여러 자회사의 배당, 유상증자 등으로 사실상 경영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며 “법적으로 별도회사인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고 역할을 맡아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들의 이용 편의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의 목소리 또한 많다. 금융지주가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운영으로 계열사 경영에 깊숙이 개입해 자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고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다른 은행계 카드사는 사실상 은행 실적을 지원하는 수단에 불과한데 여기서 은행 앱에 종속된다면 사실상 경영권의 자율성은 상실될 것”이라며 “계열사 상품이더라도 지주사가 운영하는 앱에 문제가 있어 민원과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은 계열사에 있는지 지주사에 있는지 모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 겸 금융경제연구소 소장은 “적절한 규제 없이 하나의 앱에서 은행·증권·보험 등 처할 위험성이 서로 다른 상품을 판매하면 고객이 (불완전판매 등) 자신이 감당해야 할 위험 이상의 상품을 거래할 우려가 있고 자칫 책임이 금융노동자 등에게 부당하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국은 유권해석을 통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운영권을 주겠다는 것인데 책임을 규정한 법이 없다면 고객 정보가 동의 없이 계열사로 이전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외계층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높은 월간순이용자수(MAU)를 보유한 은행앱에 계열사 서비스가 탑재되면 증권 등 계열사의 오프라인 채널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신현호 전국금융노동조합 금융정책 부위원장은 “과거 증권사의 고객 접점은 지점이나 자사 모바일앱이었으나 이제는 카카오뱅크와 같은 금융플랫폼, 계열사 은행 지점과 모바일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개별 증권 점포는 줄어들고 고액자산가가 찾는 복합 점포만 늘어나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도 “은행의 디지털화에 따른 점포 폐쇄 논리처럼 증권 점포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서비스가 점점 다양하게 이뤄지면서 점포 폐쇄 역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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