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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0-03 13:03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창고에 쌓인 재고 어떡하나…삼성·SK·LG 대기업 ‘초비상’
창고에 쌓인 재고 어떡하나…삼성·SK·LG 대기업 ‘초비상’
  • 장진혁 기자
  • 승인 2022.09.16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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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고 증가율 26년 만에 ‘최고’…하반기 ‘경기 급락’ 주의보
삼성전자 재고자산 첫 50조원 돌파…생산라인 가동률 ‘뚝뚝’
가전업계는 올해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해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 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직원들이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인사이트코리아=장진혁 기자] 국내 기업들의 재고 증가율이 26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상반기 주요 대기업의 창고에 쌓인 재고자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 축적해온 재고가 최근 경기침체 우려와 수요부진 영향으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고는 경기 변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줄어들게 마련이지만, 최근 재고 증가 흐름은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4개 분기 연속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분기 기준으로 장기간 재고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라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기업들은 생산라인 가동률을 조정하며 재고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공장 가동률을 낮추게 되면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그만큼 고용과 신규 시설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상당수 기업은 올해 채용과 시설 투자를 재검토하거나 보류하는 추세다. 국내 경제 상황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각파도에 직면해 내수 진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향후 경기 급락으로 번질 수 있어 하반기 정책당국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대기업 특히 심각…반도체·가전 재고자산 급증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0%로 나타났다. 분기별 수치로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22.0%)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특히 대기업에 연일 쌓이는 재고가 심상치 않다. 대기업의 재고지수 증감률은 지난해 2분기 -6.4%에서 올해 2분기 22.0%로 치솟았다. 중소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1.2%에서 7.0%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분기별 제조업 생산-출하-재고지수 증감률.대한상의
분기별 제조업 생산-출하-재고지수 증감률.<대한상의>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의 재고가 큰 폭으로 늘었다. 최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6월 말 기준 재고자산 총액은 52조92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조7078억원(25.9%)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5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9.7%에서 올해 상반기 11.6%로 뛰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6월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 총액은 11조878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9621억원(33.2%) 늘었다. 이에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지난해 말 9.3%에서 11.4%로 올랐다. LG전자도 냉장고·세탁기 등을 담당하는 생활가전사업부와 TV사업부, 전장사업부 등 주요 사업부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가 쌓이자 그 여파로 생산라인 가동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등 영상기기 생산라인 가동률을 올해 1분기 84.3%에서 2분기 63.7%로, 휴대폰 생산라인 가동률을 81.0%에서 70.2%로 각각 낮췄다. LG전자 역시 냉장고(127%→119%), 세탁기(99%→81%), 에어컨(129%→108%) 등 주요 생활가전 제품의 2분기 가동률을 전 분기보다 내렸다.

중장기 투자 계획을 수정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경영 계획과 관련해 하반기 제품 재고 수준을 지켜보면서 내년 시설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수출 전략 조기 실행, 내수 진작책 마련 절실

최근 기업들의 재고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특수를 대응하는 차원에서 공급을 늘이고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비해 제품 생산을 초과한 탓이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제품 출하가 늦어진 게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수요 기반이 급격하게 위축됐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제조업 생산지수와 출하지수는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출하의 감소폭이 생산 감소폭보다 더 커서 생산-출하 간 디커플링(격차)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판매가 줄어들면 제품이 쌓이고 기업들이 이에 맞춰 생산을 감소시켜 생산-출하가 비슷한 추세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생산지수-출하지수 디커플링은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기업들이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하지 못하고 ‘오버슈팅(Over-shooting)’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2분기 말부터 기업들이 일부 생산을 조절하고 있으나 재고가 이미 높은 수준이라 3분기부터는 생산 감소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가용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정부가 최근 무역수지 개선, 중장기 수출경쟁력 강화 지원 등 수출 종합 전략을 발표한 만큼 이를 조속히 실행에 옮기는 한편, 코리아 세일 페스타·동행세일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반기 중 실행해야 한다”며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생산 감소, 고용·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규제·노동·금융·교육 등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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