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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8-09 19: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심층분석]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본격 시행…민간기업으로 불똥 튀나
[심층분석]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본격 시행…민간기업으로 불똥 튀나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2.08.01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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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131개 공공기관 노동이사 1명 선임 의무
노동계, 민간기업에도 도입 요구 가능성…경제계 긴장
전문가 "기업 혁신과 투자 저해…경영 비밀 유출 가능성도"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한국노총 공공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노동이사제 쟁취 시위를 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오는 4일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경제계도 긴장하고 있다. 도입 과정에서 민간기업 확대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들끓었던 만큼, 이번 시행이 민간영역 도입에 또 다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공공기관 131개 노동이사제 시행…4일부터 노동이사 1명 선출

노동이사제란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 경영에 참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2020년 11월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한 사안이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은 지난 1월 국회 문턱을 넘었다. 문 전 대통령이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한 지 5년 만이다. 개정안에 따라 오는 4일 노동이사제를 도입해야 하는 공공기관은 총 131곳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동서·중부·서부·남부·남동발전, 한국마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관은 앞으로 과반 노조가 있는 경우 노조 대표가 2명 이내의 후보자를 임원추천위원회에 추천, 1명의 노동이사를 반드시 뽑아야 한다. 과반 노조가 없으면 근로자 전체 투표로 2명 이내의 후보자를 추천한다.

노동이사제는 도입 초반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러왔다. 우려의 목소리는 이례적으로 공공기관이 아닌 경제계에서 나왔다.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노동이사제 도입 후 민간영역까지 확대할 것이란 시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공공 분야 노동이사제 도입은 민간 분야 도입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정부가 상당 부분 지분을 소유한 금융권에 해당 제도를 도입하고 민간영역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전경련과 경총 등 경제단체는 노동이사제 도입 방안이 담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가결되자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전경련은 입장문을 통해 “노동이사제는 해외에서도 기업의 혁신 저해, 외국인 투자 기피, 이사회의 의사결정 지연, 주주 이익 침해 등의 이유로 비판이 많은 제도”라며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향후 민간기업에 대한 도입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월 11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뉴시스>

민간기업으로 확대 가능성에 ‘촉각’…경쟁력 저하·경영비밀 유출 우려

경제계는 이번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시행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親)기업 행보를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과 공공기관에 한정한 제도로 당장 도입 가능성은 적지만 문제는 노동계다. 노동계가 이번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시행에 따라 재계에 도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 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민간 금융회사부터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KB금융노조는 노동이사제는 아니지만 2018년부터 주주총회에서 노조추천이사 도입을 여러 차례 시도하기도 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 사외이사로 참여시키는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이사제를 민간기업에 도입하자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만큼, 이번 제도 시행으로 노동계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시각이다. 더 나아가 노동이사제가 민간기업에 도입 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다. 노사갈등이 극심한 한국 사회 특성상 노동이사제 도입이 기업의 혁신과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동이사제는 미국과 영국도 도입하지 않는 제도로 중장기적 측면에서 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GM의 투자 철회 사례같이 한국의 노동문제는 외국인 투자나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민간영역에 도입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동이사가 노조 입장을 대변하는 만큼 기업의 경영 비밀이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이사회의 독립성이 저해되는 등 의사결정 구조가 변질되고 자칫 노조에 끌려다니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법에 이사의 비밀유지의무가 규정돼 있지만 노동이사가 이사회에서 습득한 정보를 유포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에 심각한 결함이 생기는 한편,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는 이사회가 노동계에 끌려다니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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