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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8-08 18:12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문맹률 선진국 대한민국이 ‘디지털 문해율’은 후진국?
문맹률 선진국 대한민국이 ‘디지털 문해율’은 후진국?
  • 이원섭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 승인 2022.08.01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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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 소비·분석·관리하는 ‘디지털 문해력’ 중요한 시대
'PISA 2018' 포스터.
'PISA 2018' 포스터.

일본이 우리 국민의 정신적 뿌리를 없애겠다며 한글 이름도 쓰지 못하게 창씨개명을 강제로 하며 억압, 말살하던 일제 식민지 시대를 지나 1945년 8월 광복이 되자 대한민국 건국준비위원회는 ‘일반 대중의 문맹 퇴치’를 중요 국가 과제로 내세운다. ‘우리나라 말과 글을 배우자’는 문맹 퇴치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1945년 77.8%에 달했던 문맹률은 1970년에는 7%, 2021년에는 1%까지 떨어져 이제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다.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메타버스, NFT로 대변되는 디지털 정보시대가 열리면서 문맹률 1%는 의미가 있을까? 대부분의 국민이 글을 읽고 쓸 줄 알지만 글의 속뜻을 다 이해하는 비율도 99%일까? 이 시대 문맹률과 문해율은 비례할까?

디지털 정보시대는 지식과 정보를 누구나 편하고, 쉽게, 무료로, 언제나 마음대로, 평등하게 획득할 수 있는 시대다. 앨빈 토플러는 이런 디지털 정보시대를 ‘지식과 정보가 가장 큰 권력이 되는 사회’라고 말했다. 문맹률 1%,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하고 편리한 정보 단말기 보급률과 이용률 최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문해율’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시대 문맹률 선진국인 대한민국이 디지털 정보사회 문해율 후진국이라면?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전문용어로 ‘리터러시(Literacy)’라고 한다. ‘문해율’은 문자화된 기록물에서 정보를 취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디지털 정보사회에서 나오는 정보를 취득 및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현재는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모든 형태의 소통 매체를 활용해 정보에 접근해 분석, 평가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기도 한다.

디지털 정보 서비스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활용해 디지털 정보나 콘텐츠를 소비, 분석, 관리하는 ‘디지털 문해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디지털 리터러시’ OECD 최하위권

일명 다보스포럼으로도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를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요구되는 핵심역량으로 꼽았으며, 유네스코는 디지털 리터러시 구현 능력이 없을 시 문맹으로 간주하겠다고 할 정도로 디지털 리터러시가 이 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위주로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한 2018년 국제 학생학업성취도 평가(PISA) 결과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는 충격적이게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바닥권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만 15세 학생(중3, 고1)들은 사기성 전자우편(피싱 메일)을 식별하는 역량 평가에서 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학교에서 인터넷 정보의 편향성 여부를 판단하는 교육을 받았다는 비율도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정보량이 많아지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메타버스처럼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혼재하는 시대에 단순한 정보 접근과 이해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가짜 정보, 딥페이크(Deep Fake)가 넘쳐 나는 세상에서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로 보는 능력이 생존 능력이라고 감히 말한다.

글쓴이는 <인사이트코리아> 2018년 9월호에 게재한 ‘가짜뉴스는 왜 페북과 카톡을 파고 드는가’에서 이런 문해력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바가 있다. 이 글에서 “가짜뉴스(Fake News)는 사람의 본초적인 흥미와 본능을 자극해 시선을 끄는 황색언론(Yellow Journalism)의 일종으로 사람의 심리상 진짜뉴스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유포된다.

가짜뉴스는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거짓 뉴스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가 확산되면서 개인 미디어들이 자유롭게 생겨나면서부터 진실이 아닌 내용을 진짜 뉴스처럼 퍼뜨리는 사태가 많이 일어나 가짜뉴스가 사회 문제가 되자 위키피디아 창립자 지미 웨일스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고 썼다.

이어 “가짜뉴스를 만드는 이유는 어떤 특정한 목적을 얻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즉 물질적이거나 정치적 등 자신의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로 왜곡 작성해 배포되어 진위를 가릴 능력이 없거나 무조건 맹신, 맹종하는 사람들에 의해 주목을 받고 그들이 적극 배포함으로써 그 위력은 작지 않다. 따라서 더 시선을 끌기 위해 선정, 과장, 거짓 등으로 포장되어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선정, 과장, 거짓 정보들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고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뉴스활용교육(NIE·News In Education)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다. 뉴스와 정보가 범람하는 환경에서 뉴스(매체)에 접근하고 뉴스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뉴스 리터러시 교육 과정이 <위 표>처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OECD PISA에서 우리나라의 디지털 문해력과 관련한 교육이 바닥권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는 디지털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에 큰 흠결이 아닐 수 없다. 이 문해력 문제는 비단 우리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성인들도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매장에서 키오스크 사용도 못하는 어르신들은 디지털 기기가 낯설고 활용도도 낮은 현실에서 온갖 정보가 과다하게 난무해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판별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최근의 선거에서도 이런 문해력에 대한 무지를 경험한 바가 있고 지금도 일부 유튜버들이 쏟아내는 가짜 정보에 대한 리터러시에서도 알 수가 있다. 국민들을 속이고 현혹하는데도 사실 여부를 판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면 우리 성인들도 청소년들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같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OECD는 오늘날의 이런 정보 홍수 속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허위보도나 피싱 메일 등 편향되거나 악의적인 정보를 판별하는 능력을 기를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해야

지난 4월 7일 우리나라와 호주, 대만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2회 팩트체크 주간행사의 일환으로 허위조작정보 대응 정책 및 팩트체크 현황에 대한 온라인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포스터에서 보듯 ‘시력 2.0 진실을 보는 힘’이라는 모토 아래 열렸는데 3국 발표자 모두 초연결 네트워크 사회에서 확산되는 심각한 허위조작 정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투명하고 개방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편 지난 4월 1일 개최된 제49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우리나라와 호주,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한 허위조작정보 대응 결의가 신규로 채택되었는데, 결의문에는 국가가 팩트 체크, 리터러시 교육 등을 통해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사회적인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등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로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8월, 디지털 리터러시를 위한 관계부처 합동으로 ‘디지털 미디어 소통역량 강화 종합계획(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소통과 배려의 새로운 디지털 공동체 실현’이라는 비전으로 ‘온·오프라인 미디어 교육 인프라 확대, 국민의 디지털 미디어 제작 역량 강화, 미디어 정보 판별 역량 강화, 배려·참여의 디지털 시민성 확산’을 전략 과제로 정해 범부처 민관협의체인 ‘디지털 미디어리터러시 협의체’를 운영해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추진 전략 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미디어 리터러시 거점시설을 전국화하고 디지털 체험시설 다양화 ▲온라인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야별 교육 콘텐츠 공유, 활용 연계 추진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에 기반해 성인, 실버 미디어 교육 실시, 신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제작 교육 강화 ▲비대면 사회 디지털 윤리 교육 진행

앞서 언급했듯이 가짜 허위 정보를 생산하는 이유는 하나다. 어떤 특정한 목적을 얻기 위한 것으로 물질적이거나 정치적 등 자신의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로 왜곡 작성해 배포되어 진위를 가릴 능력이 없거나 무조건 맹신, 맹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목을 받고 그들에게 적극 배포함으로써 그 위력을 넓히고자 함이다.

정보가 원래 정본에서 왜곡되면 될수록 정보의 오염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나중에는 원래 정보는 오간 데 없고 완전히 새로운, 왜곡된 가짜정보만 남는다. 그래서 디지털 리터러시가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 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리터러시에 대한 특별한 지식을 가지기란 불가능 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기술의 발달로 가짜 정보들은 날로 교묘하게 포장돼 진위 파악은 더욱 요원 해 졌다.

갈수록 유튜브, 넷플릭스,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이 인기를 끄는 이 시대에 딥페이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인간들을 수장시키고 있다. 텍스트에 대한 문해력 요구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말한다. 정보가 자산이 되고 생존과 성공에 핵심 요소가 된다는 논리에 치우쳐 정보의 바다에 침수되기 전에 최소한의 구명 장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받고 자격을 갖춰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단순한 쉬운 정보 취득의 자세를 버리고 리터러시라는 걸음망(safe guard)을 갖추고 점점 복잡해질 정보 바다의 현실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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