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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1-25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세금 내렸는데 기름값은 왜 올라…베일 쌓인 정유사 원가 공개될까
세금 내렸는데 기름값은 왜 올라…베일 쌓인 정유사 원가 공개될까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2.07.08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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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차례 유류세 인하에도 주유소 기름값 하락 더디기만 해
정제마진 자료 확인 법안 국회 발의…‘영업 기밀’ 공개 가능할까
지난 3일 오후 경기 과천시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위해 차들이 줄 서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치권에서 정유사의 초과이윤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횡재세(windfall tax)’에 이어 영업기밀이란 이유로 비밀에 부쳐졌던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서다.

3차례 유류세 인하에도 기름값 하락 ‘찔끔’…정유사 원가 공개 관련 법안 발의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법상 최대한도인 37%까지 확대했다. 고유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1월 20%, 올해 5월 30%에 이은 특단의 조치다. 하지만 정부의 3차례 유류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유소 기름값 하락은 더디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에서 정유사의 원가를 공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정유사가 고유가로 사상 최대 폭리를 취하면서도 원가 등 정보공개에는 소극적인 만큼, 이번 법안을 통해 유류세 인하가 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되는지 적극 감시하고 정유사의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지난 6일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유사의 유통구조 투명화를 위한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법률안의 핵심은 정유 4사 정제마진 확인과 유류세 인하 적용 등 정부의 감시권 강화다. 정부가 유류세를 내릴 경우 납세의무자인 정유사 등에 세율 조정 전후 국내 도매가격 같은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한다. 즉,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부는 정유사의 원가를 알 수 있는 정제마진 자료를 확인할 권한이 생기는 셈이다.

해당 개정안이 발의된 이유는 그동안 유류세를 내렸음에도 국민들이 느끼는 기름값 인하 체감은 미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정유회사에 유류세 인하를 즉각 반영해달라는 주문을 했으나 이를 소비자 최종 가격에 적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서다.

반면 고유가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지난 1분기 SK이노베이션과 S-OIL,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총 4조7668억원으로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이장섭 의원은 “정부 유류세 인하액이 주유소의 판매가격에 잘 적용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며 “정유사는 역대급 ‘돈 잔치’를 벌이는 사이 우리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번 법률안을 통해 그동안 베일 속에 가려진 정유사들의 원가가 공개되면 소비자 기름값 인하에도 도움이 되고 정유업계 유통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소비자단체 “정유사 영업기밀 공개 가능성 ‘글쎄’”

정유사들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은 여야를 막론하고 과거부터 있었다. 지난 18대 국회 당시 박보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이용섭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은 2008년 각각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석유 수입 원가 등의 내역을 국회에 보고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이 의원은 석유정제업자와 석유수출입업자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석유제품별 세전 판매가격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박 의원의 개정안은 임기만료 폐기됐으며 이 의원의 개정안은 세전이 아닌 판매가격 보고에 그쳤다. 즉, 현행법률상 정유사의 원가를 확인할 수단은 없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유가에 따른 유류세 인하 혜택이 소비자보다는 정유사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주유소 기름값이 내릴 때보다 올릴 때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두고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매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유사가 원가를 확인할 수 있는 정제마진을 공개하지 않아 실제 폭리를 취하는지 확인할 길조차 없는 형국이었다.

다만 정유사들의 원가를 확인할 수 있는 이번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영업기밀에 해당하므로 자칫 위헌 시비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를 보면 정유사별 판매가격 공개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영업비밀에 해당하며 이를 공개하도록 강제할 경우 헌법상 보장되는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견해가 언급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물론 소비자단체도 정유사의 원가를 공개하는 이번 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먼저 정치권은 이번 법안을 두고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만큼 다수 의원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유사의 정제마진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 소지도 있는 만큼 사실상 다수 의원의 동의를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도 마찬가지다.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법으로 공개토록 하는 것은 정유사들에게 과도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이서혜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연구실장은 “공정한 시장을 추구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기업의 영업활동까지 제한하는 방식은 좀 과한 측면이 있다”며 “취지는 이해하지만 법안까지 발의할 내용은 아니고 차라리 정유사에게 고통 분담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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