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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9-23 19:01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이은숙 실버톡 대표, 어르신 맞춤형 ‘빨간펜’으로 치매 예방한다
[인터뷰] 이은숙 실버톡 대표, 어르신 맞춤형 ‘빨간펜’으로 치매 예방한다
  • 이숙영 기자
  • 승인 2022.07.01 14: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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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 실버 전문 학습지 창업…“실버톡 어르신들 소소한 일상 됐으면”
이은숙 실버톡 대표.<이종수>

[인사이트코리아=이숙영 기자]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한국은 이제 고령 시대를 지나 초고령화 시대로 향해가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8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시니어 시장에는 프리미엄 실버타운부터 고령 친화 푸드, 실버 팬덤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어르신들을 위한 실버 전문 학습지 ‘실버톡’이 주목받고 있다. 실버톡은 어르신 맞춤형 두뇌 자극 학습지로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뇌 자극 훈련을 하도록 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국내에서는 치매 환자가 83만명을 넘어섰으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실버톡은 월요일부터 주말까지 매일 일정 분량의 문제를 제공한다. 뇌의 발달 단계에 맞춰 기억력부터 언어능력, 계산능력, 시공간능력 등 다양한 파트로 구성됐다. 구독을 신청하면 월초 4주 분량의 학습지가 구독자의 집으로 배송된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6월 24일 어르신을 위한 ‘빨간펜’을 표방하는 실버톡의 창업자 이은숙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여러 매체의 편집장을 거쳤다. 50대 중반 30여년간의 직장 생활을 정리한 후 책 ‘불량한 오십’을 출간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실버톡은 이 대표의 새로운 도전 중 하나다. 출판과 방송업계에 몸담았던 친구 2명과 함께 사회적기업을 꾸렸다. 30여년간 직장 생활을 거친 베테랑들이 모여 시니어들을 위한 주간 학습지를 냈다. 

실버톡을 만든 계기는 무엇이었나. 

“오래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은퇴 후 쉬다 보니 사회생활을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어머니로부터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어머니께서 내년이면 아흔이 되시는데 몇 년 전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으셨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넘어갈 확률이 매우 높은 치매 바로 전 단계다. 코로나19로 어머니가 집에만 계시며 무료하신 것 같아 치매 예방 겸 문제집을 풀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점을 들렀으나 적당한 게 없었다. 여기서 집으로 배송되는 어르신용 주간 학습지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 

창업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시작했나.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지원 사업을 신청해 4000만원을 지원받아 출발했다. 1984년 잡지사에서 동기로 만나 현재 은퇴한 친구 2명과 함께했다. 시작 단계에는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창업 과정을 거치며 법인도 만들고 진지해졌다. 직장 생활만 했지 창업은 처음이라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숫자 계산할 때마다 틀리는 3명이 모여서 시작하다 보니 처음에는 지원받은 금액을 소진할 때까지 가능성이 안 보이면 사업을 접으려고도 했다.(웃음)”

50대 창업 새내기로서 힘든 점이 많을 것 같다.

“나이 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경험이 있어 그 경험 바깥으로 나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게 쉽지 않다. 원래 있던 곳의 바깥 세상에서 좌충우돌을 겪으며 성장 중이다. 한 번은 법인세로 71만원을 내야 하는데 한자리를 더해 710만원을 내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숫자에 약해 벌어진 웃지 못할 에피소드다. 여러 번 검토했는데도 실수가 있었다. 더 낸 돈은 결국 절차를 밟아 돌려받았지만 과정이 꽤 복잡했다. 이렇게 힘든 점도 있지만 창업을 통해 소소하게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있다. 예컨대 창업 전에는 편의점 택배도 한 번 안 보내봤는데 이제는 택배 전문가가 됐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직관력이 뛰어나고 똑똑하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이은숙 대표가 실버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종수> 

실버톡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사실 실버톡과 유사한 제품을 시중에서 일부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실버톡처럼 매주 내용이 바뀌는 제품은 거의 없다. 읽을거리도 아이들용 문제집의 내용을 약간 수정한 것이 아니라 과거 유명인이나 오래 전 유행했던 이야기같이 어르신들이 느끼기 친숙한 내용을 새롭게 담았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많이 신경 썼다. 제대로 된 디자인 외주를 통해 컬러, 제본 등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 이런 면에서 하드웨어적인 경쟁력도 있다고 본다.”

최근 광진구청 ‘광진펜 사업’ 납품 계약을 했다. 실버톡의 판매 채널은 어떻게 되나.

“사업 초기에는 거의 지인 영업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홈페이지를 통해 정기 구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택배비만 내면 무료로 샘플 한 세트를 보내주는 이벤트로 구독자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서도 판매하고 있다. 젊은 유통 밴더들이 실버톡을 구매(사입)해서 쿠팡, 11번가 같은 이커머스 쪽에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올해 납품 계약을 맺은 광진펜 사업의 경우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로 혼자 계신 노인들을 지원해드리는 보건복지부 사업의 일환이다. 안부를 확인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식인데 광진구에서는 정서돌봄, 인지돌봄 개념으로 학습패키지를 구성했고, 여기에 실버톡을 포함했다. 지난 3월부터 올해 말까지 10개월간 납품한다.”

지금까지 7호가 출간됐다. 그간 변화가 있다면.

“실버톡은 올해 1월에 1호 출간을 시작으로 현재 7호가 나왔다. 한 호가 4주 분량으로 1월부터 매달 한 호씩 발행됐다고 보면 된다. 7호 발행까지 시행착오를 거쳤다. 처음에는 잡지처럼 앞에 기사를 넣고 뒤에 문제를 넣어 구성하고 매주 집으로 배송하려 했다. 그런데 독자들은 앞쪽에 잡지 기사가 나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이에 구성을 문제 중심으로 바꾸고 5일 중 하루는 컬러링과 같은 재미 요소를 넣는 것으로 변경했다. 또 매주 배송에서 4주분을 한 달에 한 번 배송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현실적으로 창업 초기 단계에서 감당하기에는 배송비가 많이 드는 데다가 분실도 잦아서다. ‘치매’라는 단어가 학습지에 들어가는 것을 불쾌해하는 고객도 있어 그 단어를 빼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스스로 매일 학습지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중간 점검을 해보니 학습지를 꾸준히 하시는 분도 많지만, 안 하시고 쌓아둔 분도 계신다. 아이들 학습지도 누가 시키지 않으면 안 하지 않나. 일반 정기 구독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에 공감해 ‘방문 교사’라는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창업 육성 과정에서 1단계 목표로 오프라인 주간 학습지를, 2단계로 방문 교사 파견을, 3단계로 자료 회수 후 디지털화 및 개인 맞춤형 관리를 잡았었다. 지금은 1단계까지 왔다. 선생님과 함께 교재를 보내면 사업의 영역이 훨씬 넓어질 것으로 본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미래에 실버톡 방문 교사 양성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고 있다. 그러나 신중해야 할 부분이긴 하다. 혼자 계시는 어르신 댁에 방문하는 것은 당사자나 자식들이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고, 기존 학습지들도 노인 대상 학습지를 시범 운영했을 때 방문 교사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들었다. 만일 방문 교사를 양성한다면 젊은 사람보다는 50대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 

실버톡 운영 중 인상 깊었던 후기가 있는지. 

“실버톡 제작 과정에서 지인분들에게 샘플을 나눠주고 회수했었는데 그때 어르신들이 학습지에 적어놓으신 답변이 기억난다. 당시 샘플에 오늘 한 일이나 만난 사람을 적는 칸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교사로 은퇴하신 분이 한자로 ‘全無(전무)’라고 적으셨다. 코로나 시국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마음이 아팠다. 어르신들은 실버톡을 단순한 학습지로 보지 않고 예상보다 더 진심으로 글을 써주셨다. 세상을 뜬 친구에게 편지를 쓰신 분도 있고, 일상에서 말로는 잘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진솔하게 적어주신 분도 계셨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을 만나 대화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마음 아팠고, 실버톡을 잘 운영해서 이런 분들에게 즐거운 소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은숙 실버톡 대표.<이종수>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우선 실버톡 인쇄 부수를 늘리는 것이다. 인쇄량이 늘어나면 실버톡의 난이도를 구분하고 싶다. 직접 정기구독을 신청하신 분들은 대체로 문해력이 있는 편이다 보니 실버톡이 너무 쉽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런 분들을 위한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학습지와 지자체, 센터 등에 납품하는 일반 학습지 두 종류로 구분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실버톡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치매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고 싶다. 학습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치매 전문의에게 감수를 받긴 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치매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지는 못했다.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실버톡을 통해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꿈은 무엇인가.

“실버톡이 어르신들의 소소한 일상이 됐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일상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할 일이 없으니 무의미하게 텔레비전을 보거나 고스톱을 즐기는 일이 다반사다. 그럴 때 실버톡이 일종의 루틴으로 어르신들의 삶에 스며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치매 예방도 중요하지만 학습지를 풀고 싶으실 때는 풀고 싶으신 대로, 하기 싫으실 때는 하기 싫으신 대로 어르신들의 일상 한 부분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워라밸’을 잘 맞춰가며 최대한 길게, 오래 일하고 싶다. 아직 제대로 정산은 안 했지만 지난 6월 기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 같다. 고무적인 성과다. 돈을 많이 버는 것,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 같은 일에 대한 욕심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며 오래도록 일하고 싶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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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석 2022-07-05 07:59:51
인지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과 그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