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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0-03 13:03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제과 명장 10호 송영광 명장텐 대표의 ‘빵지순례’ 이야기
[인터뷰] 제과 명장 10호 송영광 명장텐 대표의 ‘빵지순례’ 이야기
  • 이숙영 기자
  • 승인 2022.07.01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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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마음으로 ‘명품 빵’ 만든다
송영광 제과 명장.<원동현>

[인사이트코리아=이숙영 기자] ’빵’ 전성시대다. 주말이면 빵 맛집을 찾아다니는‘빵지순례’부터 자신이 먹은 빵 사진과 후기를 SNS에 게시하는 ‘빵스타그램’까지 빵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보다 맛있는 빵을 즐기고 싶은 수요가 커지면서 ‘명장’의 빵을 집중적으로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에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장의 빵집이 있다. 대한민국 제과 분야 명장인 송영광 명장이 운영하는 ‘명장10(이하 명장텐)’이다. 300평 규모의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인 명장텐은 송 명장이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는 유일한 매장이다. 

국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제과 분야 명장은 단 14명. 업계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이들 중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선발된다. 명장 지원은 매년 받지만 경력, 기술, 인성 등 어느 하나라도 기준에 충족하지 않으면 명장으로 선발될 수 없다. 2000년 도입된 국내 제과 명장이 지금껏 14명에 불과한 이유다. 

송 명장은 지난 2014년 대한민국 10번째 제과 명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2002년에는 최연소 제과 기능장으로 업계에서 명성을 떨친 바 있다. 명장텐은 송 명장이 쌓아온 경험과 노력의 집약체다. 송 명장은 건물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공을 들였다. 벽면의 벽화나 천정의 식물과 같은 작은 것까지 모두 송 명장의 아이디어가 담겼다. <인사이트코리아>는 6월 28일 이곳에서 송 명장을 만났다. 명장의 삶이 녹아든 명장텐은 입구부터 아늑하고 포근했다.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에 위치한 명장텐 외관.<명장텐>

처음 제과제빵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88년, 가정 환경으로 인해 학업을 지속할 수 없게 돼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상경 후 숙식을 제공해 주는 일자리로 들어간 곳이 숙명여대 입구 근처 ‘파리제과’였다. 당시 파리제과는 인근에서 가장 큰 빵집이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제과제빵에 입문해 지금까지 그 길을 걸어오고 있다. 어려웠을 때 제과점에서 일하다 보니 무엇보다 먹을 것이 많아 좋았다. 또 제과제빵이 기술이다 보니 연습만 하면 실력이 느는 재미가 있었다.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에 심취해서 하다 보니 어느새 30년이 넘었다.”

대한민국 제과 명장은 어떻게 됐나.

“최연소 기능장이 된 2002년부터 명장을 목표로 10년 이상 꾸준히 준비했다. 국내 제과 명장 1호는 2000년 선발된 화과자의 달인 박찬회 선생님이다. 2001년경 박 선생님 밑에서 일을 배우면서 명장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명장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능장이 된 후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제과제빵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것은 물론 특허와 논문도 준비했다. 또 빵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늘 겸손하고 양보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봉사활동도 하며 여러모로 노력했다.

국내에 명장을 사칭하는 일이 많아졌다. 

“몇 년 전부터 제과제빵 분야에 명장이 있다는 것을 아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명장 빵집의 인기가 높아졌다. 명장 빵집이 잘 되니 명장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사모임, 협회 등에서 명장과 비슷한 인증서가 남발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유사한 명칭을 쓰거나 사칭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소위 말하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런 것 같다. 사칭으로 인해 진짜 명장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래도 최근 이 문제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국가에서도 단속에 나선 만큼 근 시일 내에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손님을 늘리려는 욕심으로 양심을 져버리고 만든 빵이 맛있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명장텐도 어려움이 있었나.

“명장텐은 정확히 2019년 12월 5일 오픈했다. 그런데 다음해 1월 중순 코로나가 터졌다. 오픈 한 달 만에 매출이 줄기 시작하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 3차 확산 때는 테이블 영업을 못해 매출의 70%가 빠지고 적자가 월 5000만원씩 나기도 했다. 2011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뒤로 제일 힘든 시간이었다. 직원들 급여 주기도 빡빡한 상황이었지만 내보내지 않았다. 코로나를 이겨내지 못하면 앞으로 사업을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고,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이때 개발한 제품이 바로 ‘소금빵’이다. 소금빵은 주말 기준 하루 1500개씩 팔리는 명장텐의 최고 인기 제품이다. 코로나로 직원들과 연구할 시간이 늘어 다양한 레시피를 시도해 본 결과 지금의 소금빵을 내놓을 수 있었다. 만약 그때 어렵다고 직원들을 내보내거나 포기했다면 제품 개발은 못했을 것이다.”

명장텐의 대표 빵들. 왼쪽 사진 전면에 '소금빵'이 놓여져있다.<원동현>

빵을 만들 때 명장만의 철학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빵을 만들 때 어머니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어머니가 사랑하는 가족들 먹이려고 밥을 할 때 온갖 정성을 들이지 않나. 빵도 그런 마음으로 최대한 정성 들여 만들어야 한다. 또 중요한 것은 ‘바른 마음’과 ‘바른 자세’다. 옷이 지저분하면 일할 때도 지저분하다. 마음가짐이 비양심적이면 일할 때도 정성이 안 들어간다. 제자들을 가르칠 때 늘 강조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건강한 삶을 위한 건강한 빵을 만들 것, 어머니의 마음으로 만들 것, 이렇게 되겠다.”

제자 양성에 노력하는 것 같다.

“그렇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제자들이 잘 배워서 기능장이 되고 명장이 될 수 있도록 화수분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가르친 학생 중 일부는 명장텐에서 근무하고 있기도 하다. 명장텐의 생산부 14명 중 8명은 직접 가르친 제자들이다. 매일 출근해 제자들에게 항상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잘못된 점은 직접 알려주고 한다. 제자들이 명장 빵집에서 일하게 됐을 때 배우고자 기대하는 것들이 있지 않나. 그런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나중에 후배들이 창업을 하게 됐을 때 꼭 필요한 원가 계산법이나 재료 관리 같은 부분도 일러주고 있다.” 

명장텐 매장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 있나. 

“확대 계획은 없다. 문어발식 확장은 지양한다. 과거 후앙 베이커리를 운영할 때 8개 지점에 130여명 직원을 고용했던 적도 있는데, 그 경험으로 점포가 많은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았다. 8개 점포에서 맛이 동일하게 나도록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명장텐은 오픈 때부터 단일 매장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팝업스토어나 점포 오픈 문의도 많이 오는데 현재는 명장텐에 주력하고 있다. 한동안은 이 기조를 유지할 것 같다. 명장텐 수입원이 오프라인, 온라인, B2B로 탄탄히 구성돼 충분할 것으로 본다.”

송영광 제과 명장.<원동현>

기술인이면서 사업가다. 경영인으로 느끼는 고충이 있다면. 

“창업 초기에는 기술인으로서 사업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마진율, 원가 계산과 같은 경영적인 부분의 중요성을 창업 후 절실히 느꼈다. 이제는 회계팀을 두고 잘 관리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무척 힘들었다. 창업한 지 올해로 만 11년이 됐는데 이제는 스스로를 ‘기술을 겸비한 사업가’라고 정의하고 있다. 과거에는 스스로 제과제빵 기술을 보유한 기능인이자 경영인인 ‘오너 셰프’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근래에는 빵을 맛있게 만드는 것만큼 장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과거에는 맛있게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제품을 고객이 어떻게 볼지에 대해 좀 더 접근한다.”

명장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명장이 되고 지금까지 일을 이어오는 모든 과정에서 행운과 복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 향후 5년, 늦어도 10년 안에 재능 기부 차원에서 무료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다. 아카데미를 통해 제자를 가르치고 그들이 국가대표로 발탁돼 국위선양하기를 바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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