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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1-25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줄줄 새는 개인정보, 어디 가서 어떻게 쓰이나
줄줄 새는 개인정보, 어디 가서 어떻게 쓰이나
  • 이원섭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 승인 2022.07.01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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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너’의 데이터 되지 않게 해야

디지털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개인들의 모든 행동은 유용한 데이터화가 되고 있다. 미래 비즈니스의 성공은 데이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데이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빅데이터의 활용 정도가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비즈니스와 기업이 얼마나 될까?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제대로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찾아내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지난 원고에 썼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도 데이터의 비즈니스화, 데이터의 맞춤화였다.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진화는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으로 성장하고 미래 비전도 데이터 기반의 추진이라고 할 수 있다. 빅데이터의 활용법을 모르고서는 이제 비즈니스를 논할 수 없다. 그중 고객들의 개인화 데이터들은 기업의 중요한 핵심 자산이 되어 가고 있다.

과거 PC나 휴대폰의 앱(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때 아무(?) 생각없이 쉽게 내 정보 제공에 동의해 주곤 했다. 이로 인해 휴대폰으로 어떤 내용을 검색하면 그 기록이 남아 추적해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관심 있어 했던 키워드와 관련된 정보나 광고가 타임라인에 뜨는 경험을 날마다 하고 있다. 어, 이게 뭐지? 내가 기업들에게 감시받고 있는 것인가? 내 관심사를 체크당하는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게 된다.

기업들은 이에 대해 이렇게 변명한다. 우리 고객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 지 상시 파악해 최적의 이득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당황스럽지 않은가? 내가 하고 있는, 관심이 있어 하는 행동(검색)을 상시로 일거수일투족 파악하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방적으로 푸시 광고를 보내고 있다. PC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한 24시간 내 정보(데이터)는 다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데이터이고 고스란히 데이터베이스화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처럼 이제는 개인 정보가 쉽게 데이터베이스화될 수 있고 돈이 되는 데이터자산시대가 되면서 우리나라도 관련 입법을 제정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금융기관에서 데이터 서비스를 산업화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장 개방, 업체간 경쟁 가열

마이데이터(My data·본인 신용정보관리업)는 내가 정보(데이터) 관리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내 정보를 관리하고 내 의지에 따라 신용과 자산 관리 등에 정보를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은행 계좌 현황이나 대출, 보험 등의 개인 정보는 금융사 외부로 공유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앞으로는 본인의 동의만 얻으면 다른 회사들이 가져다 활용이 가능하게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불가능했던 종합적인 개인 데이터 연계 서비스를 통해 금융상품 추천, 개인별 맞춤 서비스(대출 등)나 재무 컨설팅, 세무 혜택 서비스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올해부터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총 33개 기업이 정부(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오픈했다. 2022년 4월 현재 55개 사업자가 허가를 받았고 연말까지 20여개사가 더 허가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 올해 70개가 넘는 사업자가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는 개인 관련 데이터의 단순 중개·매매만으로는 사업자 허가를 내주었으나 앞으로의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허가 기준이 이 보다 강화될 것을 공지하기도 했다. 또한 금융업뿐만 아니라 이미 서비스를 실시하는 나라들처럼 의료, 유통, 교육, 교통, 문화, 관광 등 마이데이터 서비스 분야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분야에 은행을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왜 경쟁적으로 진출하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비롯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서 내 데이터의 주인은 나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또한 개인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은 제 3자가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석, 추천해 주는 것도 가능해졌다. 내 데이터는 내가 직접 관리할 테니 내가 지정하는 제 3자에게 데이터를 보
내달라고 요청하면 제 3자는 그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수준 높은 종합금융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융합 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의 활용이 필수이므로 이를 법 제도화해 보다 새로운 데이터 생태계를 구현하고 개인별로 제조, 금융, 의료, 유통 등의 데이터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법률에 따르면 특정 개인에 관한 정보, 개인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정보는 사전에 구체적인 동의를 받으면 특정 범위 내에서 활용이 가능하게 했으며, 가명의 데이터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에 한 해 ①통계작성(상업적 목적 포함) ②연구(산업적 연구 포함) ③공익적 기록보존 목적 등에 동의 없이 활용이 가능하게 했다. 익명의 데이터는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개인정보가 아니기에 아무 제한없이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

마케팅 용어 중 제품 생애주기관리(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라는 것이 있다. 경영 기획, 설계, 생산, 마케팅 단계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정보를 일원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제품 개발의 효율성과 제품 정보의 활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마이데이터도 내 개인의 데이터를 생애주기 관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DLM·Data Lifecycle Management) PLM이 일방적으로 기업에서 관리하는 것이라면 DLM은 내(My)가 주체가 되어 관리한다는 게 입법 취지다.

마이데이터 허가현황.<금융위원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보장’ 논란 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정보 주체(My)의 ‘데이터 이동권’(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연구보고서에는 데이터 이동권은 본인이 다른 플랫폼·서비스를 오가며 본인에 관한 정보의 이동을 결정하고 획득하거나 재사용하는 적극적 권리라고 규정했다)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데이터라도 정보의 원천은 나에게 있는 것이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마이데이터가 단 한 번의 동의로 그 정보가 누구에게 가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다. 나에게 가치를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보장 부분은 상당히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회 입법조사처도 ‘개인정보 이동권과 마이데이터 쟁점 및 향후과제’ 보고서에서 아직까지 개인의 정보 이동권 행사를 위한 구체적인 동의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마이데이터 서비스 산업은 은행 등 금융회사나 금융 관련 서비스를 모태로 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중심이다. 따라서 금융권 데이터 활용에 국한된 것이 대부분으로 내 금융 정보를 내가 관리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주 거래은행 모바일 뱅킹 앱에서 타 은행 예금이나 가입된 금융상품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이런 수준 정도로 어느 금융회사에 얼악해 더 나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추천하거나 나에게 맞는 한도와 좋은 금리조건을 갖춘 대출 서비스를 해주는 방식이다.

마이데이터를 취사선별해 제공·통제·삭제할 수 있는 권리, 즉 데이터 이동권이라는 개념에는 못 미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공개해도 무방한 마이데이터를 내가 골라서 그 데이터만 제공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관행인 마이데이터 제공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수동적 행태에서 벗어나 개인(My)이 허용한 데이터로 구축된 마이데이터를 감시하면서 특정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위해 자신의 데이터나 정보를 선별 제공하는 능동적으로 진화해 명실상부한 ‘데이터 이동권’을 행사하는 것이 비로소 마이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금융 분야가 아닌 의료 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백병원이 ‘2022년 마이데이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종합기반 조성 사업’ 고도화 지원 분야 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서울대 산학협력단, ㈜애브체인 컨소시엄과 함께 만성콩팥병 환자 맞춤형 건강관리 지원 서비스 앱인 ‘아바타 빈즈’가 제공하던 기존 서비스(식단 추천, 운동 코칭 등)와 신약개발 임상시험 매칭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다. 이 서비스는 환자의 직접 혈액투석 기록, 병원 검사결과, 복용약물, 투석정보 등 각종 마이데이터 제공을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의 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내가(My) 경험한 데이터 제공을 기반으로 고차원의 서비스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이데이터가 존재하는 모든 산업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될 전망이다.

그동안 마이데이터는 내가 데이터의 주인이었지만 활용하는 과정에서 내가 아니라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 왔다. 기업들은 마이데이터로 이익을 얻었지만 개인들은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돼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내가 생성한 데이터인데 내가 소유하지 못하고 기업들이 사적으로 이용해 온 관행을 이제 당당히 어떻게 활용되는지 열람해야 하고 열람 후 원치 않는 정보는 삭제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권리를 찾을 때 나도 유익하고 기업도 발전하는 상생 모델이 될 것이다. 이런 데이터 이동 권리를 알아서 행사해 본 사람이 약 7%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이제는 70%로 바뀌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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