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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4 19:25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선거인쇄물이 쓰레기로…민심은 강물처럼 흐른다
선거인쇄물이 쓰레기로…민심은 강물처럼 흐른다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2.06.02 11: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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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고 교만에 빠지면 심판 받는 세상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게티이미지뱅크
각종 선거 인쇄물을 분리수거 때 버리는 쓰레기로 생각하는 민심을 이해해야 한다.<게티이미지뱅크>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얼마 전 일요일 오후였다. 1주일에 한 번씩 하는 분리수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1층 아파트 현관에서 같은 동에 사는 주민을 만났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간단한 목례인사만 나누고 나서 우편물 수취함에 집집마다 꽂혀 있는 두툼한 종이봉투를 꺼내는 순간이었다. 뒤에서 40대 아버지가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에게 건네는 말이 들려왔다. “어이구, 이제 막 쓰레기를 버리고 왔는데 그 사이 또 생겼네~” 겉면에 써 있는 것을 보니 봉투 속 내용물은 다름 아닌 선거 관련 인쇄물이었다. 6월 1일로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말이다.

이 글이 잡지에 게재될 시점에는 이미 결과가 나왔겠지만 1주일 전인 현재의 분위기는 여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최 소한 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7회 지방선거때는 당시의 여당, 지금의 야당이 전국을 휩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말이다. 이처럼 민심은 흘러가는 강물처럼 절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칫 방심하거나 교만에 빠지면 반드시 심판 받는 것이 정치인 것이다. 정치인들은 막대한 세금으로 만든 각종 선거 인쇄물들을 분리수거 때 버리는 쓰레기로 생각하는 민심을 이해해야 한다.

2년 넘게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도 이제는 많이 수그러든 듯 하다.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활보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주말 저녁에 찾아간 동네 맛집에서는 벌써 대기 손님 줄이 길게 서 있다. 식당 입구에서 늘 하던 발열체크나 백신접종 확인도 없어진 지 오래다. 좌석이 만석이라 그런지 옆 테이블이 너무 가까워 보인다. 이래저래 불과 한 달 사이에 국민들의 방역 정신이 많이 희미해진 것 같다. 이러다가 다시 코로나가 확산되면 어쩌나 우려된다. 새 정부의 철저하고 과학적인 방역정책에 기대를 걸어볼 뿐이다.

민심도 변하고 코로나 방역도 변하지만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계절의 변화다. 어느덧 한낮의 온도가 30도를 넘나들고 있다. 봄이 왔나 싶었는데 성큼 여름 이 들어선 느낌이다. 반 팔 차림의 외출복이 자연스럽고 커피점에서는 이미 아이스 커피가 대세다. 유명 호텔들이 색다른 빙수 제품을 출시했다는 뉴스도 자주 접하고 있다. 신문에 게재된 빙수 사진을 보니 예전 일이 생각난다. 다음은 홍보 초심자가 빙수 홍보로 대박을 낸 에피소드 한 편이다.

빙수 홍보로 대박 낸 에피소드

20여년 전 필자는 어느 종합무역상사의 홍보부장을 끝으로 16년간의 대기업 홍보맨 시절을 마치고, 한 중견 패션유통그룹(지금은 대기업으로 성장)의 홍보총괄 임원으로 직장을 옮겼다. 이후 그룹 내에 없었던 홍보 조직을 새롭게 구축해야 해서 부족한 홍보실 직원을 시급히 충원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사부에서 추천 받은 A사원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는 아동복 브랜드의 영업부서에서 대리점을 관리하던 입사 3년 차 사원이었다. 대학 때 전공도 국문학이고 해서 일단 글을 잘 쓰겠다 싶어 성격 등 사람 됨됨이를 보기 위해 심층 면접을 보게 된 것이다.

만나 보니 어느 정도 홍보 업무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성격이 서글서글해 까다로운 기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홍보맨의 필수 조건인 대인관계도 좋아 보였다. 그래서 그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동복 계열회사 책임자를 어렵게 설득한 후 서둘러 홍보실로 발령을 내도록 조치했다.

이후 수 개월 동안 보도자료 쓰는 법, 이를 언론사에 배포하는 방법, 언론 기자 상대하는 방법 등 기초적인 홍보 기술을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그에게 언론 기자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업무가 발생했다. 마치 옆자리에 운전교사 없이 자동차 운전대를 처음으로 맡기는 식이라 내심 기대 반 불안 반이었다.

막 여름철을 맞아 그룹 계열 백화점에서 빙수기 등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데 이를 언론에 홍보하는 일이었다. 내용 자체로만 보면 잘 해야 짤막한 쇼핑 단신거리이기 때문에 ‘빙수기를 사용해 만든 팥빙수를 먹는 모습’ 등 행사 사진 연출을 통한 사진 홍보가 필요했다. 당시 홍보실은 다른 중요한 업무가 발생해 그를 지원해 줄 인적,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A에게 사진 홍보의 요령을 상세히 설명하고 혼자서 그 업무를 수행해 보도록 했다.

우선 A에게 전날 미리 각 언론사 사진부에 행사 내용과 연락처를 팩스로 보내게 한 후 예정 시간에 맞춰 백화점에 보냈다. 그리고 “과연 사진기자들이 많이 왔을까? 경험 없는 A가 터프한 사진기자들을 잘 상대할 수 있을까?” 등 마치 어린애를 혼자 물가에 내놓은 부모처럼 이런 저런 걱정을 하고 있었다. 촬영시간이 한참 지난 후, 드디어 A로부터 흥분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 왔다.

“성큼 다가온 여름, 다정한 연인들이 빙수를…”

“상무님! 무려 10여개 언론사에서 사진 촬영을 와서 정신 없이 뛰어 다니느라 이제야 보고를 드립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사진 연출을 위해 사용한 얼음 빙수와 캔으로 된 팥을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이 구입하느라 비용이 몇 만원 초과 지출됐다고 오히려 걱정하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A가 너무 대견해서, 크게 기뻐하며 “아주 잘 수행했다”고 격려를 해 주었다. 비용 걱정은 말고 사진 연출 등 행사를 지원해 준 백화점 직원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대접하고 천천히 사무실로 돌아오라고 했다.

다음 날이었다. 유력 종합신문을 포함한 10여개 조·석간 신문의 경제면, 유통면 한 복판에 우리 백화점 빙수판매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보도됐다. 그것도 예쁜 칼라로. 대부분의 사진은 A가 백화점 여직원에게 스푼으로 팥빙수를 먹여주는 장면이었다. 사진 밑에 있는 설명은 “성큼 다 가온 여름…000백화점에서 다정한 연인들이 서로 빙수를 정답게 먹여주고 있다”라고 기억된다. 다행히 A는 당시 미혼이었고 사귀는 여자친구도 없었다.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 A사원은 이제 예쁜 두 딸의 아버지가 되었고 한 유명 해외브랜드 제품의 국내 유통 책임자가 되었다. 그동안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만나 점심이나 저녁을 먹었는데 코로나로 격조한 것 같다. 근황도 물어볼 겸 조만간 연락해 맛있는 점심이나 해야 겠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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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2022-06-02 21:38:38
재미난 홍보 에피소드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