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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김정인 교수 “환경경영, 기업의 확신과 국민의 믿음 함께 가야”
[인터뷰] 김정인 교수 “환경경영, 기업의 확신과 국민의 믿음 함께 가야”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2.06.03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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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속 CEO 의지와 실천력 중요”
대통령 산하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이원근>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기후변화란 말을 넘어 기후위기란 용어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를 넘어 인류 생존까지 위협하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의 경영전략, 투자, 의사결정 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도 사회구성원의 한 주체로서 환경에 관한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환경경영은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다. 중화학공업의 산업구조를 일찌감치 탈피한 선진국보다 환경경영을 경영전략 전면에 내세운 기간이 오래되지 않았다. 다만 ESG가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ESG가 촉매 역할을 하며 국내 기업 CEO들의 환경에 관한 인식이 예전과 다르게 높아졌다고 말한다. 기업 홈페이지에 기재된 비전이나 경영철학에 환경이란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5월 18일 대통령 산하 탄소중립위원회 위원과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를 통해 국내 기업의 환경경영 필요성과 인식 수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후변화 등 환경과 관련해 기업의 대응이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그러다 몇 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기상재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경제 또는 인명 피해가 많이 늘었다. 이러한 문제의 경각심과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사회적인 위기 또는 생명에 대한 위기가 찾아왔다. 더 나아가 생물다양성에 대한 위기까지 발생하다 보니 전방위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위기가 도래한 셈이다. 때문에 기업의 환경경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실 국내의 경우 환경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그동안 수면 아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기후위기 등 환경문제 이슈가 급부상하다 보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기업이 ESG,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또 탄소경영을 강조하거나 금융업계에선 녹색금융, 기후금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연장선상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무정보 공시까지 하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까지 출현했다. 환경경영은 이제 기업들에게 피할 수 없는 대명제가 된셈이다.”

국내에서 환경경영의 태동이 상대적으로 늦은 이유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시간의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1960~1970년대를 지나고 IMF사태(외환위기)를 겪으며 모든 관심이 경제성장에 쏠려 있었다. 기업들이 이윤에만 매달리는 환경이었다고 보면 된다. 선진국 기업들을 보면, 대표적으로 3M이라든지 지멘스 같은 회사는 오래전부터 환경에 대한 관심을 두고 투자해왔다. 그것이 기업이 나아갈 미래라고 생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경제발전론으로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경제발전에 따라 섬유산업이나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한다. 선진국 산업구조는 중화학공업 위주에서 정보통신으로 변했고, 산업이 친환경 중심으로 변모할 수 있는 토대가 이미 마련됐다. 반면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중화학공업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중심이다. 국민들의 인식변화 또한 중요하다. 웰빙과 같은 깨끗한 환경을 중시하는 삶의 가치에 관한 변화도 기업들의 환경경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후위기 등 환경에 관한 기업들의 책임과 역할이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당연히 환경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제품을 판매하면서 발생하는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같은 것이 있듯이 이제는 제품 자체에 관한 책임뿐 아니라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책임감을 사회적 책임감으로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장을 시작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더 나아가 협력사 심지어 소비자들이 사용하며 발생하는 온실가스 즉, 스코프(Scope)3까지 책임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환경책임이 포함되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단순히 기업만의 책임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모두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려는 일종의 책임 또는 낭비하지 않고 환경을 고려해 소비하려는 이른바 ‘착한 소비’에 대한 책임이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이러한 책임감을 느낄 때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고 결국 친환경 사회를 만들어 갈 초석이 마련된다.”

국내 기업의 환경경영 수준을 평가하면 어느 정도인가.

“국내 대기업 같은 경우 100점 만점에 70~80점 정도로 본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수준이 높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40~5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A그룹의 경우 약 10년 전부터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며 전략적으로 환경경영을 펼치곤 했다. 탄소 펀드 같은 것을 만들어 탄소 저감 기술에 투자하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이러한 결단은 경영자의 철학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경영자의 철학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환경경영에 관한 국내 CEO들의 인식 수준은 어떻다고 보나.

“환경경영에 도드라진 행보를 보이는 몇몇 기업 CEO들이 처음부터 이를 강조한 것은 아니다. 국제 포럼이나 해외 생산 공정들을 들여다보며 환경경영에 관한 인식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한 것 같다. 예컨대 친환경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극명하게 알 수 있는 분야가 투자업계다. 이러한 다양한 정보를 통해 환경경영에 관한 국내 CEO들의 인식이 많이 변한 것 같다. 다만 아직 2%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국내 기업의 경우 환경경영에 관한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그 하단에 있는 기업은 인지함에도 실천은 부족한 상황이다. 즉 ‘어떻게 달성하고 무엇을 추진할 것이냐’라책의 시그널이 불확실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정부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없애고 전기 자동차를 보급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치자. 문제는 정권이 바뀌면 이러한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업들이 인식한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보편타당하고 국제적 흐름에 맞는 정책은 계속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기업들이 이러한 부분을 인지해야지 지속적인 투자와 설비 확충을 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변화한다면 기업들 입장에선 그동안의 투자가 좌초 자산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기업들에게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환경경영에 있어 해외 기업 모범사례를 꼽는다면.

“환경경영에 있어 모범 기업 사례는 많다. 예컨대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회사로 ‘오스테드’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해상풍력 및 에너지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회사인데, 여타 기업과 비교하면 제조업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파타고니아’도 환경경영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이 회사의 슬로건은 아주 흥미롭다. ‘우리 물건을 사지마라’는 역발상 슬로건은 과소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며 업계에서 친환경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100% 유기농 목화를 사용해 의류를 만들고 수선센터를 설치해 옷을 팔기보단 고쳐주는 흥미로운 활동을 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우리가 보통 CEO와 CTO만 이야기하지만 이 회사는 CPO(chief philosophy officer)란 임원이 있다. ‘최고 철학 책임자’이다. 이 부분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싶다. 보통 ‘기업철학이 무엇이냐’ ‘경영 철학이 무엇이냐’라는 말을 많이한다. 파타고니아의 여러 행보와 최고 철학 책임자 제도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환경친화적인 기업, 환경을 고려하는 기업을 지향한다고 알 수 있다. 순수한 의미에선 사회적 기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환경경영을 포함한 ESG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도 있다.

“기업들은 그린워싱을 조심해야 한다. 자칫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소비자 중에 깐깐한 사람들이 많다. 더 나아가 공격적인 소비자도 쉽게 볼 수 있다. 대기업같이 이미지가 중요한 곳은 한 번의 실수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ESG 활동을 한다고 해서 너무 지엽적인 것까지 얘기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사무실에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통을 없앴다던가, 재생 토너를 사용했다던가 이런 것은 지양해야 한다. 대신 기업은 ESG와 관련한 큰 그림을 제시하고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인력과 투자, 기업의 장기 미래 전략과 비전 같은 부분을 언급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환경경영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환경경영 분야를 선도할 방안은 무엇인가.

“기업들이 환경경영 분야에서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또 환경에 관한 인식,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도 많이 높아졌다. 기업들이 환경에 대한 변화 또는 녹색 전환을 하게 되면 수익성이 보장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도 보장된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 역시 마찬
가지다. 유럽 같은 선진국이 그린뉴딜 투자를 하는 것은 경제성장이 싫고 환경만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환경문제는 모두 함께 믿음을 가지고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또한 국민들도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기업이 ESG 활동을 한다고 할 때 의심의 눈초리로 대하는 게 아니라 우선은 믿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기업의 환경경영이나 ESG가 100%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섣부른 비판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환경경영을 비롯한 ESG는 기업의 확신과 국민의 믿음이 함께 가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그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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