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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생막걸리 아버지’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의 전통주 외길 20년
[인터뷰] ‘생막걸리 아버지’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의 전통주 외길 20년
  • 이숙영 기자
  • 승인 2022.05.24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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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가지 전통주 복원 통해 문화 계승…콜라보 통해 MZ세대·중장년층 시선 끌어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이숙영>

[인사이트코리아=이숙영 기자] 최근 2년여간 코로나19로 ‘홈술’과 ‘혼술’이 유행하면서 주류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기존 주류 시장이 소주, 맥주 등에 치우친 데 반해 혼자 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전통주, 와인,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우리술인 전통주는 올해 들어 더욱 조명 받고 있다. 국내 유명인들이 앞다퉈 전통주 시장에 진출하는 가운데 국내 전통주 대표 기업인 국순당은 해태 아이스크림과 콜라보한 막걸리 ‘국순당 쌀 바밤바밤’, 크라운 죠리퐁과 협업한 ‘쌀 죠리퐁당’ 등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K-문화’ 유행을 타고 전통주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20일 오후 강원도 횡성군 국순당 본사에서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을 만났다. 박 본부장은 지난 2002년 국순당 연구소에 입사해 주류개발팀장을 맡아 백세주를 비롯한 우리술에 대해 연구했다. 지난 2019년부터는 생산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국순당 횡성양조장에서 생산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국순당 생막걸리, 1000억 유산균 막걸리 등 대표 제품부터 사라진 옛 우리 전통주 복원까지 다양한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국순당의 특허기술인 발효제어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발효제어 기술은 생막걸리 내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시킨다. 유산균 발효를 제어해 유통기한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2008년부터는 자취를 감춘 우리 술을 재현하는 ‘우리 술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까지 각 가정에서 술을 담아마셨다. 문헌으로 남은 전통주만 해도 600여가지가 넘는다. 국순당은 옛 문헌으로 남겨진 제법을 복원하고 현대의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백세주를 비롯해 창포주, 이화주, 자주, 신도주, 송절주, 소곡주, 동정춘 등 25가지 전통주를 발굴했다. 이중 내부 품평회를 거쳐 이화주 등 5개 복원주를 시중에 선보였다. 국순당 연구소에서는 전통주 발굴을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매년 하나라도 의미있는 복원주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전통주 발굴을 통해 단순한 주류 복원을 넘어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을 되살린다는 것이다.

생막걸리를 비롯한 국순당의 제품들.<이숙영>

복원주 25개를 발굴해 5개를 출시했다. 출시된 제품과 미출시 제품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술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생산 재현성’이다. 술맛이 꾸준하게 나와야 소비자에게 우리가 원하는 맛을 제공할 수가 있는데 수확한 쌀의 시기나 만든 누룩, 환경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부분이 있다. 떡으로 빚는 술인 이화주를 예로 들면 같은 제조법을 사용해도 작은 항아리에서 빚는 것과 커다란 탱크에서 빚는 것은 차이가 있다. 다양한 소비자가 맛보기 위해서는 재현성과 생산에 대한 용이성까지 같이 가야 한다. 그런 부분이 잘 해결됐던 복원주 5가지가 먼저 시중에 나왔고 그 외에는 복원은 했으나 생산 단계가 완성되지 않았다. 다만 복원주는 제품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 외에도 복원하는 과정에서 얻었던 제법 등 기술을 활용해 기존 제품 개선, 신제품 개발에 접목하는 방향으로 활용 가능하다. 지금은 전통주 복원 과정에서 얻은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접목하는 것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전통주 복원에서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문헌에 적힌 제법을 살펴보면 당시에는 당연했던 제법이라 간략하게만 적혀있는 부분이 많다. 또 글쓴이의 성별에 따라 기록 정도가 다르다. 여성들은 직접 술을 빚어 봤기에 정확하게 기록하는 반면 남성들은 술을 직접 빚은 게 아니기 때문에 다소 간략하게 적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부분이 전체적으로 복원 난이도를 결정한다. 술의 난이도에 따라 복원 기간에도 차이가 생긴다. 복원 기간은 통상적으로 1년에서 3년가량 걸린다. 600여가지 중 절반인 300여가지 제법을 한 번씩은 들여다봤지만 아직도 세상에 나오지 못한 전통주가 많다.”

최근 유명인의 전통주 시장 진출이 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굉장히 반갑다. 유명인이 전통주를 판매함으로써 전통주에 대한 시선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환영하는 측면이 있다. 전통주 시장이 세간의 이목을 받는다는 측면에서도 굉장히 좋게 본다. 동시에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경쟁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긴장감도 든다. 다만 백세주, 국순당 생막걸리가 엄밀히 구분하면 주세법과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전통주산업법) 상 전통주 외로 포함된다는 점에서 전통주가 아니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전통주라 하면 국가가 지정한 장인이 만든 술이거나 식품 명인이 만든 것, 지역 농민이 해당 지역 농산물로 만든 것을 말한다. 국순당의 제품은 일반적인 시각이나 사전적 정의로는 전통주가 맞는데 법적으로는 전통주라고 볼 수 없다. 전통주 시장의 확대 전에 개념이나 정의가 조금 더 명확하게 세워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전통주 온라인 판매가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전통주산업법은 전통주를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해 전통주에 힘을 실어주는 측면이 있다. 법의 취지는 좋고 공감한다. 다만 같은 술이 다르게 분류되는 것은 소비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와인의 경우 과실주에 들어가지만 그 지역에 있는 원산지 원료를 가지고 빚으면 지역특산주(전통주)에 들어가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국순당은 온라인 판매 허용 보다 전통주의 정의와 개념이 명확해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느낀다. 사실 국순당 제품은 대형마트 등을 통해 이미 잘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꼭 필요하진 않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이 곧 전통주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생긴다. 법적 정의와 일반 국민이 이해하는 것의 차이가 크니 맞출 필요가 있다. 또 현재 수출 제품에 전통주 표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전통주의 정의가 확실해지면 해외 사업 시 제품 표기 등에서 좀 편해질 것이라고 본다.”

전통주의 해외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해외 사업은 해외에 정착한 이민자 위주로 처음 시작됐다. 지금은 한류 열풍과 더불어 현지 입맛에 맞는 복숭아, 청포도 등 향이 가미된 막걸리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한국인이 마시는 오리지널 생막걸리로는 해외 시장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 현지에 맞는 막걸리를 선보이니 관심이 높아졌다. 수출용 막걸리를 마신 뒤 오리지널 생막걸리가 궁금해 역으로 생막걸리를 찾는 경우도 있다. 현재 국순당은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1000만불 수출을 이뤄냈다. 미국이 수출 시장에서 제일 크고 일본, 동남아 시장도 성장성이 높다. 일본의 경우 유산균 시장이 큰 만큼 프리바이오 막걸리의 인기가 좋고 동남아 시장에서는 과일 막걸리가 인기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 못 들어오는 소비자가 늘면서 현지에서도 우리 술에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어떻게 보면 전통주에 대한 기회라고 볼 수 있기에 좀 더 다양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점점 더 다양한 술을 찾고 있다. 다양화를 위해 국순당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주류 쪽에서 다양하다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원료를 다양하게 한다는 것과 제법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다. 국순당은 전통주의 제법 다양성에 주목해 이를 제품 개발 및 개선에 접목시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기업과의 콜라보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콜라보는 익숙함에 새로움을 추가해 다소 부담을 느끼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전통주 같은 경우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약간 올드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를 깨기 위해서는 다른 제품과의 조합이 유효하다고 보고 연 1~2회 정도 계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콜라보는 MZ세대를 겨냥한 것인가.

“국순당의 미래 고객이 될 MZ세대를 많이 고려하는 편이다. MZ세대는 프리미엄 막걸리 계열을 굉장히 좋아하고, 제법이 독특한 주류나 내 입맛에 맞는 술을 많이 찾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제품을 딱히 MZ세대용으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바밤바와 콜라보해 출시한 국순당 쌀 바밤바밤의 경우 옛 기억을 되살려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다. 바밤바가 중장년층에게 익숙한 아이스크림인 만큼 기존 중장년층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국순당이 복원주처럼 깊이 있는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을 통해 팬층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지속할 예정이다.”

국순당 횡성양조장에서 생산된 생막걸리가 라인을 통해 옮겨지고 있다.<이숙영>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무엇인가.

“가장 애착이 많이 가는 제품은 국순당 생막걸리다. 제작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국순당 생막걸리는 2009년 출시됐는데 연구소에 있을 때인 2007년부터 연구했다. 2008년에는 생산본부 품질 보존팀에 파견을 나가 현장화를 한다고 많이 고생했다. 힘들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도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이다. 콜라보 제품들도 다 좋았다. 지난해 출시된 죠리퐁당은 과자 죠리퐁을 좋아해 특히 좋았고, 바밤바밤도 생산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막걸리를 빚을 때 직접적으로 들어가서 정말 재밌게 술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가장 뿌듯하던 순간은.

“연구소에서 근무할 때는 마트에 내가 개발한 제품이 진열돼 있는 것을 봤을 때 가장 뿌듯했다. 강원도 횡성양조장에 온 후로는 제품이 생산돼서 라인에 쭉 서서 옮겨지고 있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보람찬 순간이다. 반대로 기분이 안 좋을 때는 국순당 제품을 집으려다가 다른 제품을 집는 것을 본 순간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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