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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르포] 해발 500m 청정지대 양조장서 술이 익어간다
[르포] 해발 500m 청정지대 양조장서 술이 익어간다
  • 이숙영 기자
  • 승인 2022.05.2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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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대표주자 국순당 횡성양조장...최신 설비로 안전·품질 높여
자체 누룩 생산 ‘생쌀발효‘…열 적게 가해 영양소 파괴 줄여
국순당 횡성양조장.<이숙영>

[인사이트코리아=이숙영 기자] 전통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로 홈술, 혼술이 증가하며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이 성장했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K-문화' 일환으로 국내 전통주들이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박재범·백종원 등 유명인들이 앞다퉈 전통주를 출시해 화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전통주 대표 기업으로 오랜 시간 자리매김해 온 국순당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기자는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 둔내IC 인근에 위치한 국순당 횡성양조장을 찾았다. 해발 500m 청정지역에 위치한 횡성양조장은 좋은 햇볕과 청정 바람은 물론 주천강 인근에 위치해 청정수를 사용할 수 있어 양질의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에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전통주 양조장인 국순당 횡성양조장은 14만4367㎡ 규모로 2004년 준공됐다. 연간 21만6000㎘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탁주, 약주, 과실주, 일반증류주 등 80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백세주 등 국순당 대표 제품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2016년 횡성양조장에서 생산중인 전체 품목에 대한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으며, 지난해까지 5회 연속 원주지방환경청이 녹색기업으로 선정했다. 

허준원 국순당 생산본부 품질보증팀 팀장이 국순당 막걸리 생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숙영>

허준원 국순당 생산본부 품질보증팀 팀장의 안내에 따라 횡성양조장을 둘러봤다. 양조장을 들어가기 전 위생복과 덧신, 위생모 등을 착용했다. 입구에서 이물질 흡입기로 먼지를 털고 손씻기, 에어샤워 등의 과정을 거친 뒤에야 양조장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횡성양조장은 양조파트와 제품파트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다. 메인 복도를 기준으로 원재료를 탱크에 넣고 보관·발효하는 양조 파트와 이를 활용해 실제 제품을 만드는 제품 파트로 구성됐다. 국순당 제품은 쌀을 씻어 불린 후 분쇄, 물 첨가, 누룩과 섞기, 발효탱크에서 발효, 병입, 숙성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으로 출고된다. 

먼저 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부재료를 보관하는 부원료저장실에 들렀다. 부원료저장실 문이 열리자 한약재 향이 강하게 풍겼다. 이곳에는 쌀과 누룩은 물론 신맛을 내게 하는 산미료, 단맛을 내게 하는 포도당, 식물 부원료 등이 보관돼 있다.

허 팀장은 특히 이곳에서 보관하는 누룩에 대해 강조했다. 통상 술 제조를 위해 고두밥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국순당은 생쌀을 갈아 그대로 발효해 제조한다. 때문에 생쌀 발효를 가능하게 하는 누룩을 자체 생산해 활용하고 있다. 

고려시대 명주 백하주 제법으로 생쌀 발효

생쌀을 발효해 술을 완성하는 제법인 ‘생쌀발효법’은 고려시대 명주 백하주의 제법을 바탕으로 국순당이 복원한 특허 기술이다. 술이 완성될 때까지 높은 열을 가하지 않고 가루 낸 생쌀과 상온의 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열을 가하지 않아 영양소 파괴도 적을 뿐 아니라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돼 있다. 

국순당 횡성양조장 발효 탱크에서 막걸리가 발효되고 있다.<이숙영>

이어 방문한 담금실은 쌀을 세척하고 불리고 분쇄하는 곳이다. 이 과정을 마친 원료들은 배관을 통해 발효 관리실의 발효 탱크로 옮겨졌다. 횡성양조장은 양조장 전체를 관통하는 노란색, 분홍색, 파란색 등 세 개의 배관을 통해 원료(술)와 스팀, 물(용수)을 옮기고 있다. 

발효 관리실은 담금실에서 배관을 통해 발효 탱크로 옮겨진 원료들이 본격적으로 발효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4만ℓ 크기의 거대한 발효 탱크를 볼 수 있었다. 이 탱크 하나 당 15만병의 막걸리가 나온다. 발효 관리실에서는 84만ℓ 술을 동시에 발효할 수 있고, 저장실에 110만ℓ를 저장할 수 있다.

허 팀장은 "한 번에 4만ℓ 발효는 생쌀발효가 가능한 국순당만의 고유한 기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고두밥을 쪄서 하는 경우 3000~5000ℓ가 최대량"이라고 설명했다. 

발효 기간은 통상적으로 7일이다. 국순당은 첨단설비를 통해 냉각수를 공급하는 등 발효 과정에서 제품이 균일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한다. 발효 과정에서 효모가 발효하며 열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온도가 변화해 술의 맛이 바뀌면 품질 불군형이 일어날 수 있다. 

4만ℓ 탱크 중 하나를 열자 막걸리가 부글거리며 끓고 있었다. 발효 중인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3일차에 이르면 12% 정도 되고, 7일 발효가 끝나면 19%로 올라간다. 발효를 마친 막걸리는 건더기를 걸러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어느 정도 맑게 거르는지, 물, 추가 원료 등을 더하는지에 따라 백세주도 되고 생막걸리가 되기도 한다. 

국순당 직원이 제품 포장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이숙영>

발효를 마친 제품은 하나의 큰 라인으로 구성된 제품 파트로 옮겨져 병에 주입된다. 횡성양조장은 세 개의 메인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일에서 들여온 글로벌 설비를 통해 고속 생산이 가능하다. 백세주의 경우 분당 600~700병을 생산할 수 있고 탁주는 분당 260병가량 생산할 수 있다.  

첨단 설비 활용해 제품 품질 높인다

제품 파트 한 켠에는 양압구조의 R.F.C(Rinser, Filler, Capper) 설비가 있다. 사방이 막힌 구조의 양압 공간은 문을 열었을 때 외부 공기가 안으로 못 들어가도록 구성됐다. 이 설비는 공병을 린싱수로 세척해 이물질을 제거한 후 살균된 열주를 주입한 후 캡(Cap)을 씌워 완전한 상태의 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을 수행한다.

국순당 제품의 품질은 이곳에서 좌우한다. 용량에 맞게 제품을 주입하고, 수분이 들어가지 않도록 잘 막아줘야 한다. 이후 제품에 따라 라벨을 붙이고 유통기한 등을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제품이 완성됐다. 

국순당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첨단 설비를 활용해 제품 품질을 높이고 있다. 대체로 모든 과정이 자동화다. 포장 완성도 검사 시 기계가 잡아내지 못하는 유통기한 인쇄 불량 등을 직원이 육안으로 잡아내는 과정이 유일한 수동공정이다. 허준원 팀장은 "담근 술이 날마다 다른 맛이 나면 대량생산 과정에서 품질의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기술 품질 유지를 위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주는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국순당은 우리 술 양조장인 횡성양조장 내 '주향로' 견학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전통주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 술의 역사부터 전통 술 빚기 도구, 양조장 모습 관람, 시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전문 안내자와 함께 견학할 수 있는 국순당 주향로 견학은 사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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