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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5-27 11:5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단독] 기아, 평생사원증 지급 '제외규정' 특정인 겨냥 위조 의혹
[단독] 기아, 평생사원증 지급 '제외규정' 특정인 겨냥 위조 의혹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2.05.13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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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평생사원증 못 받은 장기 근속자 6명 억울함 호소
“단체협약에 없는 제외규정 위조해 서울지방노동위 제출”
회사측 “조사·판결에 영향 줄 수 있어 답변 곤란”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뉴시스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기아가 25년 이상 장기근속 퇴직자 예우 차원에서 만든 평생사원증 규정이 특정인들을 겨냥해 위조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기아에서 장기근속했던 퇴직자 6명은 회사측이 평생사원증 제외규정을 위조해 자신들이 자격을 얻지 못했다며 회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가 입수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판정서‘ 등에 따르면 기아 퇴직자 6명은 정당한 사유없이 평생사원증 발급을 회사가 거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아가 이들의 평생사원증을 지급하지 않은 사유는 ‘재직 중 회사의 기여도가 현저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퇴직자들은 이 업무표준이 위조됐고, 노사 단체협약에 따른 표준에는 제외규정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근속연수 평균 30년 넘는데…평생사원증 지급 거부

평생사원증은 25년 이상 근무 후 퇴직한 임직원에게 부여되는 혜택이다. 이를 받은 퇴직자들은 회사 차량을 구입할 때 재직 직원과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차량가액의 25~30% 할인되는 혜택이다. 물질적 혜택 외에 오랫동안 근무했다는 것을 회사에서 인정해준다는 점에서 장기 근속자들에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문제를 제기한 6명의 퇴직자 근속연수는 평생사원증 발급 기준보다 높다. 근속연수가 가장 낮은 직원의 근무 기간이 29년이다. 6명 모두 1980년대에 입사했다. 이들 중 3명은 2014년 12월 31일, 2명은 2018년 12월 31일 정년퇴직했다. 나머지 1명은 2014년 1월 20일 임원 해임됐다. 이들이 노사합의에 없는 제외규정을 위조해 회사측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했다고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13년 기아 관리자수첩 '정년퇴직, 장기근속자 예우표준'에는 제외 규정이 들어 있지 않다.
2013년 기아 관리자수첩 ‘정년퇴직, 장기근속자 예우표준‘에는 제외규정이 들어 있지 않다.
2020년 기아 조합원수첩 '정년퇴직, 장기근속자 예우 표준'에도 제외 규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2020년 기아 조합원수첩 ‘정년퇴직, 장기근속자 예우 표준‘에도 제외규정은 없다.

노사 단체협약 내용을 담고 있는 ‘2013 관리자수첩‘을 보면 평생사원증과 관련해 제외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10장 복리후생 104조 ‘장기근속자 우대’ 항목을 보면 장기근속자 예우 기준과 정년퇴직자 예우 기준만 나와 있다. 이는 가장 최근 노사 단체협약 결과가 담긴 2020년 조합원수첩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있다.

하지만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2월 8일 ‘부당징벌 구제신청’에 대해 내린 판정서에는 ‘이 사건 피신청인(기아)들이 제출한 이 사건 업무표준 내용에는 장기근속 퇴직자 대상 제외규정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자료를 보면 기아는 2013년 업무표준을 개정하면서 평생사원증 제외규정을 신설했다고 주장한다. 기아가 위원회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평생사원증 미발급은 이때 개정된 업무표준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기아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표준에는 평생사원증 제외 규정이 존재한다.
기아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표준에는 평생사원증 제외규정이 나와 있다.

기아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표준 4항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자는 대상에서 제외한다’를 살펴보면 ▲가) 재직 중 해고된 자 ▲나) 경쟁업체에 취업을 목적으로 퇴사하려고 하거나, 퇴직 후 경쟁업체에 취업한 경우 ▲다) 재직 중 회사의 기여도가 현저히 낮은 자(금전적 손실, 명예실추 등) 및 기타 이에 준하는 자 ▲라) 나)·다)호의 경우 필요시 소정의 절차를 거쳐 발급을 제한하거나 효력을 중지시킬 수 있다고 돼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양측 주장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양측의 주장이 다르다고만 명시했다. 그럼에도 위원회가 이 사안에 대해 각하 처분을 내린 것은 노동위원회 규칙 40조 구제신청기간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이 사건 신청인(노동자 6명)들은 법령에서 정한 신청 기간을 지나 이 사건 구제신청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이 사건 구제신청이 제척기간(권리에 대해 법률상으로 정해진 존속기간)을 도과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기아가 평생사원증 미지급 처분을 한 날로부터 1년 10개월에서 7년 10개월이 지난 뒤에야 퇴직자 6명이 구제신청을 했기 때문에 위 조건에 맞지 않아 각하했다는 의미다. 6명의 퇴직자는 “기아가 미발급 처분을 통지한 적이 없고, 현재까지 그 처분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구제신청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체협약에 없는 지급규정 있을 수 있나

퇴직자들은 노사 단체협약 내용을 담은 조합원수첩을 넘어서는 지급규정이란 게 존재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퇴직자 A씨는 “당초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등과 관련한 구제신청을 할 때 소장한 2011년 사원수첩을 첨부했더니 회사측이 제외 조항을 2013년도에 개정했다며 위조된 자료를 제출했다”며 “2013년은 물론 2020년 사원수첩에도 없는 규정을 노사합의 없이 사측이 따로 만들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따라서 회사측이 서울지방위원회에 제출한 '제외조항'은 위조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코리아>는 기아에 ‘조합원수첩에 없는 지급 제외 규정’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이 곤란하다고 전해 왔다.

기아 관계자는 “인권위원회 등 여러 사안과 겹쳐 있어 질의서 내용에 대해 답변하기가 애매한 상황”이라며 “조사나 판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대답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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