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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3 19: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길카맨 시승기] ‘감성 끝판왕’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길카맨 시승기] ‘감성 끝판왕’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2.05.03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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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은 뛰는데 머리는 거부한다

길카맨이 탑니다. 2020년 7월 면허를 따고 4일 만에 중고차를 샀습니다. 늦게 배운 운전이 어찌나 재밌던지. 나름 열심히 긁어먹었더니 시승차 탈 정도가 됐습니다. 꼼꼼히 보고, 열심히 운전하고, 부지런히 만져보면서 리뷰하겠습니다. 길카맨은 어느 곳(길)이든 차(카) 타고 가보는 사람(맨)이란 뜻입니다.

길카맨이 1일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을 운전하고 있다.
길카맨이 1일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을 운전하고 있다.<동승자>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로망과 감성의 차.’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에 대한 감상이다. 감성적 외관과 뒷좌석까지 시원하게 열리는 개방감은 황홀 그 자체다. 꽃피는 봄과 낙엽지는 가을, 녹색 여름과 새하얀 겨울까지 랭글러 외관은 어느 계절과도 어울릴 법하다. 거칠면서도 세련된 외관은 손잡이를 잡기 전부터 운전자에게 흥분감을 준다.

감성 끝판왕 랭글러, 그러나 머리로는 못 산다. 스티어링휠(핸들)과 엑셀, 브레이크가 모두 반박자 느려 고속주행이 어렵다. 둔감한 핸들 탓에 간단한 커브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살짝 거친 노면도 오프로드(off-road)로 만들어 버리는 승차감은 덤이다. 이게 다 커다란 바위, 거친 산길 등을 가기 위한 장치다. 차량을 운행하는 대부분의 도로 상황에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감성으로 탄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의 감성은 남다르다.서창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의 감성.<서창완>

길카맨은 지난 4월 29일~5월 2일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을 시승했다. 스텔란티스에서 차량 지원을 받았다. 파주 임진각과 북악스카이웨이, 파주 출판산업도시와 고양 등에서 270km 남짓 주행했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이 4월 29일 파주 임진각 주차장에 정차돼 있다.서창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외관.<서창완>

처음 실물을 접했을 때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 주차가 가능할지 염려부터 됐다. 그만큼 차체가 컸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은 전장(앞부터 뒤) 4885mm, 전폭(좌우너비) 1895mm, 전고(높이) 1840mm, 휠베이스(앞뒤 차축 중심 수평 거리)가 3010mm다.

새싹이 돋는 봄에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썬루프를 열고 주행하는 기분이 남달랐다.
새싹이 돋는 봄에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썬루프를 열고 주행하는 기분이 남달랐다.<동승자>

차 키를 들고 랭글러 앞에 설 때마다 ‘예쁘긴 예쁘다’가 연발됐다. 가슴이 뛰는 외관임은 분명하다. 트럭 옆에 서도 꿇리지 않을 만큼 큰 덩치가 위압적이면서도 세련된 맛이 있다. 두 사람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은 차량 앞쪽 플라스틱 범퍼는 숲이라도 끌고 가야 할 것처럼 멋스러웠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썬루프를 열고 뒷좌석에서 본 하늘.서창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썬루프를 열고 뒷좌석에서 본 하늘.<서창완>

오픈 에어링(Open Airing)은 최대 장점이다. 루비콘 파워탑의 썬루프는 버튼 한 번에 뒷좌석까지 열린다. 일반적인 차량들의 파노라마 선루프의 개방감과 비교 불가다. 차체가 높아 차량 지붕이 확 뚫려 있어도 주위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초록빛이 도는 봄날, 동승자를 태우고 민들레씨 흩날리는 도로를 주행하는 기분은 환상적이었다.

뒷좌석을 접고 누워 바라본 하늘.서창완
뒷좌석을 접고 누워 바라본 하늘.<서창완>

트렁크 공간도 넓었다. 뒷좌석 폴딩은 직관적이고 쉽게 됐다. 평탄화도 신경 쓴 모습이다. 길카맨은 지난달 29일 파주 임진각에서 뒷좌석에 누워 봤는데, 넓고 편안했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은 뒷좌석 폴딩이 쉽게 됐다.서창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은 뒷좌석 폴딩이 쉽게 됐다.<서창완>

머리는 거부한다

랭글러는 주행 관점에서 불편한 차다. 이는 지프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 랭글러는 ‘한계를 뛰어넘는 주행 경험’을 표방한다. 험난하고 예측할 수 없는 주행조건에서도 접지력과 구동력을 유지하게 설계됐다. 기타 다양한 오프로드 기능들을 갖췄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인테리어.서창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인테리어.<서창완>

일단 타기부터 쉽지 않다. 키가 173cm인 길카맨은 발판 하나쯤 있으면 더 편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루비콘 파워탑은 의자 조정도 전부 수동이다. 창문을 내리는 버튼이 차량 중앙 센터페시아에 있는 점도 독특했다. 가운데 4개 버튼이 달려 있는데, 내릴 때는 한 번에 내려가지만 올릴 때는 계속 눌러줘야 한다. 오프로드 상황에는 창밖에 머리를 내놓고 바깥 상황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자동으로 올라가 버리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좌석 조정은 수동으로 해야 하고, 창문은 센터페시아 가운데에 있는 4개의 버튼으로 할 수 있다.서창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좌석 조정은 수동으로 해야 하고, 창문은 센터페시아 가운데에 있는 4개의 버튼으로 움직일 수 있다.<서창완>

둔감한 핸들도 오프로드 주행 최적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랭글러를 운행해보니 좌우로 데드존(dead zone)이 존재했다. 핸들을 움직여도 바퀴가 즉각 반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바위도 넘고 사막도 지나도록 설계된 차량 특성상 바퀴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할 경우 차량 제어가 어려울 수 있어 이런 방식을 택했다. 바위를 넘을 때 바퀴 움직임대로 핸들이 반응하면 손목이 부상을 입을 확률도 높아진다.

랭글러는 엔진룸 열기도 힘들다.서창완
랭글러는 엔진룸 열기도 힘들다.<서창완>

데드존 탓에 직진 주행하는 동안 좌우로 핸들을 일정 각도로 흔들어도 차가 멀쩡하다. 일반 차량이었다면 차가 좌우로 울렁거렸어야 할 스티어링이다. 이 약간의 차이가 주는 피로도가 상당하다. 커브 길에서도 일반 차량보다 더 감속해야 한다. 고속주행이 어려운 건 이런 이유다. 풍절음 때문만이 아니다. 핸들은 물론 엑셀과 브레이크도 둔감한 탓에 시속 100km를 넘어가면 앞차와의 간격이 꽤 있어도 무섭다.

오프로드에 최적화한 차체와 움직임 때문인지 약간만 거친 표면을 만나도 차가 크게 흔들렸다. 주행 보조 장치도 최근 나오는 타사 차량들에 비하면 형편없었다. 깜박이를 켜면 알아서 차선 변경을 해줬던 기아 EV6 스마트(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SCC)이나, 90km 속도에서도 커브길을 편하게 돌았던 볼보 S60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은 언감생심이다. 루비콘 파워탑의 크루즈 컨트롤은 ‘구간단속용’ 속도 유지 장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의 크기는 트럭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서창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의 크기는 트럭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서창완>

주행이 색다른 만큼 재미는 있다. 문제는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의 가격이 8000만원에 가깝다는 점이다. 현대 소나타 풀옵션 2대를 사고도 남을 가격의 차를 재미로만 사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북악스카이웨이 주행을 함께 했던 동승자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친구한테 있으면 좋을 것 같은 차.” 차박과 캠핑이 되며 4륜까지 갖춘 SUV 차량들과 현실적 스펙 차이가 컸다. 출퇴근, 출장, 장거리 여행, 근교 나들이 등에 적합한 차는 아니었다.

오프로드 즐기려면…직원도 몰랐던 4륜 조작법

랭글러 4륜 기어 손잡이는 5가지로 변속할 수 있다. 위부터 2륜 자동, 4륜 자동, 4륜 파트타임, 중립, 4륜 저속(L·로우).서창완
랭글러 4륜 기어 손잡이는 5가지로 변속할 수 있다. 위부터 2륜 자동, 4륜 자동, 4륜 파트타임, 중립, 4륜 저속(L·로우).<서창완>

랭글러에는 드라이브 기어 노브 옆에 4륜을 조작할 수 있는 손잡이가 있다. 4륜 기어 노브는 2륜 자동, 4륜 자동, 4륜 파트타임, 중립, 4륜 저속(L·로우)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 국도나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2륜이면 충분하다. 4륜 자동은 눈길이나 비포장 도로 정도에서도 사용하면 된다.

4륜 로우는 계곡 같은 곳을 지날 때 사용한다. 차량을 건네준 스텔란티스 직원도 “이건 쓸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4륜 로우로 변속하면 바퀴의 좌우를 연결해주는 ‘스웨이바(SWAY-BAR)’가 분리되고 프런트와 리어 액슬(차축)이 잠금 상태가 된다. 4바퀴의 상하 움직임이 자유로워지면서 어떤 험로도 지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4륜 로우 변속은 기어를 중립(N) 상태로 넣은 상태로 해줘야 쉽게 된다. 스텔란티스 직원은 “4륜 로우로 놓으려면 부러지겠다 싶을 정도로 당기셔야 한다”고 전했으나 드라이브 기어를 중립에 놓으면 적당한 힘으로도 충분히 변속이 된다. 부러질 정도로 당겼는데 안 된다 싶어서 다른 방법을 찾았다. 4륜 로우는 오프로드 상황이 아닐 때는 쓰지 않는 게 좋다. 이 상태의 랭글러에서는 탱크 소리가 나면서 속도를 시속 30km 이상 내기 어렵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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