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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4 18:21 (수) 기사제보 구독신청
약만 먹어서는 ‘After’ 사진 못 찍는다
약만 먹어서는 ‘After’ 사진 못 찍는다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2.03.31 13: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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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현실 깨닫게 해준 ‘식욕 억제제’ 3개월 복용기

정보의 홍수 시대다. 셀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달된다. 언론에서도 각종 정보성 기사가 쏟아진다. 이제 현명한 소비자는 유익한 정보를 콕 집어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특히 제품·서비스 정보는 소비와 직결되는 만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는 기자가 직접 소비자가 돼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에 나선다.

기자가 올해 1월부터 복용해온 식욕 억제제 ‘PhenTract 375’. 한민철
기자가 올해 1월부터 복용해온 식욕 억제제 ‘PhenTract 375’. <한민철>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대체 ‘After’ 사진은 언제 찍을래?”

와이프의 뼈를 때리는 팩트 폭행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습니다. 헬스와 조깅, 배드민턴 등 여러 운동을 해봐도, 벌써 수년째 제 스마트폰 앨범에는 ‘Before’ 사진만 가득 저장돼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현재 아저씨와 바를 바 없는 퉁퉁한 몸매의 ‘Before’ 사진을 찍고 있지만, 10년 전 신입 기자 시절에는 또 다른 ‘Before’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당시 선배들로부터 “한 기자, 자넨 너무 말랐어, 살 좀 쪄”라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로, 기자는 잘록한 허리에 브이(V) 라인 턱선을 자랑했고, 옷 가게에서도 S와 M 중간 사이즈 옷이 딱 맞았습니다. 

그런데 점심에 한잔, 편집부에 기사 송고하는 오후 4시에 또 한잔, 편집부 최종 컨펌 후 저녁 식사하며 또 한잔. “가긴 어딜가”라며 으쌰으쌰 2차에 또 한잔. 종일 술을 끼고 사는 기자 문화로 인해 술배부터 시작해 살이 안 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생활 패턴이 지속되다보니 결국 ‘After’를 기약할 수 없는 현재의 ‘Before’로 수년째 살게 된 것입니다.

기자의 또 다른 ‘Before’ 모습을 사진으로 밖에 보지 못한 와이프는 참 억울했을 겁니다. “사진 속 몸매로 제발 돌아와 줘”라며 새해부터 다이어트를 종용했습니다. 한바탕 꾸중을 듣고 어깨가 축 쳐진지 이틀 뒤, 집에 조그마한 박스의 택배가 와 있었습니다. 포장을 열어봤더니 작은 약통 2개가 들어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전 와이프에게 이 약통의 정체를 물어봤는데, “이제부터 당신 가방에 항상 들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추상적 답변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표지가 온통 영어로 도배됐고 ‘PhenTract 375’라는 이름의 약통 정체는 바로 말로만 듣던 ‘식욕 억제제’였습니다. 성능 좋다고 소문난 외국 제품을 구매대행을 통해 무려 15만5000원의 거금을 주고 산 것입니다. 

와이프가 진단한 기자가 ‘Before’를 유지하는 이유는 바로 식사량과 식단이었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결국 늦은 시간 식사를 하고 심지어 술까지 마시면 운동한 것들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약물에 의존해서라도 식욕을 줄이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기자도 그 주장에 동의했습니다. 다만 의사의 처방도 받지 않은 이런 약품에는 부작용이 따라오기 마련이기에 굳이 이걸 먹어야 하는지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잡념도 잠시. 와이프가 큰 맘 먹고 사준 만큼 ‘먹는 시늉이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에 1월 3일부터 생애 첫 식욕 억제제 복용을 시작했습니다. 

“음식이 쓰레기처럼 보일 거야”…첫 복용 기분은 마치 ‘신세계’

사실 기자는 감기약을 맹신하지 않습니다. 감기약을 복용하더라도 당일 바로 낫지 않고, 며칠 뒤 약과는 크게 상관없이 나을 때가 되니 낫게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감기약을 먹더라도 플라시보 효과처럼 ‘나 아프다’ 생각하면 아픈 것이고, ‘괜찮다’ 생각하면 완치됐다 믿었습니다. 이 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던 게 약에는 심리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성분이 대부분 들어있었습니다.

15만5000원에 1+1 이벤트로 구매한 식욕 억제제. 한민철
15만5000원에 1+1 이벤트로 구매한 식욕 억제제. <한민철>

실제 약의 주요 성분은 베타 페닐에틸아민(Beta Phenylethylamine HCL)과 카페인, L-테아닌(L-Theanine) 등이었습니다. 사전에서 확인해보니 페닐에틸아민은 우울증 치료제로도 쓰이는 일종의 각성제 성분이었고, 아미노산의 일종인 테아닌은 스트레스 완화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인데 다른 식욕 억제제에도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결국 플라시보 효과로 살을 빼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아침 식사 후 2알씩 매끼 복용하기 시작해 첫날 저녁부터 효과가 왔습니다. 갑자기 배가 아프더니 부글부글 끓어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과식을 해서 뱃속의 뭔가가 역류해 목구멍이 막힌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밤 8시만 되면 술과 야식이 그렇게 당겼는데, 이 상태에서는 물 한잔조차 입안에 넣기 힘들었습니다. 와이프가 이 약을 복용하면 “음식이 쓰레기처럼 보일 거야”라고 한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도 마찬가지 느낌이었습니다. 멀미가 난 듯 메스꺼운 느낌에 평소와 같은 양의 식사를 하게 되면 구토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편의점에서 샐러드 하나 사서 먹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이 약의 정확한 식욕 억제 메커니즘은 속을 안 좋게 해서 뭘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자극하는 것이었습니다. 

식욕을 억제한다는 기본 성능은 정말 만점으로, 며칠간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식사량이 기존에 비해 급격히 줄었고,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아, 이대로라면 나도 ‘After’ 사진을 찍을 날이 멀지 않았어”라며 기대와 희망을 가졌습니다.

부작용에 결국 ‘Before’로 서서히 돌아가…“운동 병행해야”

그런데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서서히 부작용 증상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식사량이 줄다보니 한 끼라도 과식을 하게 되면 그날은 배탈 증세에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카페인 성분이 있어서 그런지 잠도 잘 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24시간 배가 아프면서 목구멍에 뭔가 걸려 구토하기 일보 직전인 기분이 지속되다 보니, 음식을 먹고 싶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냄새조차 맡기 싫어질 정도로 사람답게 사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특히 약을 하루라도 끊으면 몸 상태가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어느 날 정말 실수로 아침에 약을 먹지 않았던 적이 있는데, 점심으로 먹게 된 부대찌개가 어찌 그리 술술 잘 들어가던지 밥을 두 공기나 깨끗이 비웠습니다. 물론 이후 다시 약을 먹으니 저녁에는 구토 기분이 들었고, 균형 잡힌 식단 짜기도 불가능했습니다.  

식욕 억제제는 식욕을 억제하는 성능은 만점이었지만, 역시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했다. 한민철
식욕 억제제는 식욕을 억제하는 성능은 만점이었지만,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했다. <한민철>

체중이 조금 줄었을지는 몰라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누군가와 식사 약속을 잡지 않을 수 없었고, 상대방에게 “나 식욕 억제제 복용 중이니 식사는 당신만 하세요. 난 당신이 맛있게 먹는 거 보고만 있을테니”라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식욕 억제제를 복용한 상태의 최악의 기분에서 식사를 하다 보니 상대방과 억지로 웃으며 밥을 먹기 일쑤였고, 체중은 서서히 원래의 ‘Before’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날이 따뜻해지는 3월부터 다시 운동을 꾸준히 하기 시작했고, 운동으로 생긴 허기짐을 식욕 억제제가 극복하지는 못하는 듯 했습니다. 식욕 억제제를 먹어도 운동 후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적은 양이라도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아무리 식욕 억제제를 복용하더라도 운동을 병행하지 않는다면 효과를 극대화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욕 억제제에 의존하고서라도 살을 빼고 싶으십니까. 깨어 있는 시간 내내 구토할 기분을 유지할 자신이 있을 정도로 상황이 여유롭고 독한 마음을 먹었다면 강하게 추천합니다. 다만 그럴 자신이 없다면 운동을 병행하고, 저녁 시간 식욕 억제용으로 하루 1번씩만 복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기자가 찾은 이 식욕 억제제의 사용법입니다. 

한 기자의 이번 내돈내산 총평은 “약만으론 ‘After’ 사진 못 찍는다” 입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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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2022-04-19 10:22:30
기사 가독성 너무 떨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