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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권기성 쉐코 대표 “환경로봇 항공모함 띄우고 싶다”
[인터뷰] 권기성 쉐코 대표 “환경로봇 항공모함 띄우고 싶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2.03.04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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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기름 유출 사고 자동화 드론 개발

경주에서 나고 자랐다. 바닷가 근처 마을은 시간이 갈수록 변해갔다. 어릴 적 헤엄치며 놀던 바다가 점점 멀어지더니 이제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벚꽃으로 유명했던 공원은 이제 미세먼지가 먼저 떠오르는 곳이 됐다. 그동안 우리가 누려온 자연을 자녀 세대는 알 수조차 없지 않을까 두려움이 생겼다. 권기성 쉐코(Sheco) 대표가 수질 정화 로봇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다. 권 대표는 자신이 만든 로봇 ‘쉐코 아크’가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미래에는 환경 로봇들을 태운 항공모함을 띄우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그 비전 하나로 6년 동안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권 대표를 2월 17일 인천 미추홀구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권기성 쉐코 대표.쉐코
권기성 쉐코 대표.<쉐코>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247건. 지난해 우리 해양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횟수다. 해양 사고는 몇 년에 한 번 있는 일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소규모 사고는 비일비재하다. 이틀에 한 번 꼴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로 인한 방재 작업에 투입되는 건 여전히 인간이다. 2022년 바다에서도 기름 방재의 90% 이상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쉐코는 소규모 기름 사고에 주목했다. 이를 해결할 수질 정화 로봇을 6년간 개발해 왔다. 2017년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해 올해까지 14번 시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기술개발에 열중했다. 매출 0원인 스타트업 쉐코를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이 지치지 않고 밀어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 대표는 쉐코의 장점으로 ‘비전’과 ‘한결같음’을 꼽았다. 회사 이름 쉐코는 공유(Share)와 환경(Eco)의 합성어다. 현 세대부터 미래 세대까지 청정한 환경을 공유하자는 의미다. 회사명은 단순히 해양 정화 사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2019년 정식 법인을 설립한 뒤 다음 해에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5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쉐코는 현대자동차, 해양환경공단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많은 기업과 기관의 관심을 받는 건 쉐코가 내놓은 ‘소규모 기름 유출 사고 자동화 드론’이 그만큼 유용하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은 쉐코 아크(Sheco Ark)다. 쉐코가 만든 수질 정화 로봇이 인류를 구원할 거라는 의미를 담아 노아의 방주(Ark)를 제품 이름으로 삼았다.

쉐코 아크 시제품.서창완
쉐코 아크 시제품.<서창완>

쉐코 아크 양산품 출시는 내년 5월로 계획돼 있다. 권 대표는 올해 첫 매출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매출 목표는 4억원이다. 내년에 양산품이 출시되면 매출 규모를 40억원으로 확대하고 내후년에는 1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다. 권 대표는 쉐코 아크를 녹조, 도료수, 염색 등 다양한 오염물 회수 로봇으로 발전시켜 로봇 플랫폼 역할을 할 계획이다.

시작을 같이한 공동창업자가 있다. 한상훈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창업 동아리 시절부터 함께했다. 쉐코의 기술적인 부분은 한 CTO가 도맡아 하고 있다. 대학생 때 이미 기름 회수 장비 특허를 가지고 있던 인재다.

두 사람의 창업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초창기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창업했다가 망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다. 권 대표는 부모님 설득을 위해 고향 경주로 내려가 5번의 프리젠테이션(PT)을 했다고 회상했다. “집도 결혼도 연애도 포기하는 N포(N抛) 시대지만 포기하려는 게 아니라 무언가 시도하려는 것이다”고 어필했다. 초창기 멤버들의 부모님을 설득한 것도 권 대표다.

해양 기름 유출은 생소한 분야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무역학과에서 해상보험을 전공했다. 공부하다 보니 가장 큰 보험 금액이 발생하는 사고가 기름 유출이더라. 그때 이후로 환경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공동창업자인 지금의 CTO를 만났다. 한상훈 CTO는 기름 유출 사고가 크게 일어났던 태안 출신의 로봇동아리 선배에게 기름 유출 사건을 듣고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발명을 시작했다. 창업 제안은 제가 먼저 했다. 기름 유출 사고가 1년에 250회 정도 일어나더라. 사업하려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아이디어를 다듬었고, 2017년 소셜벤처고용대회에서 최우수상과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으면서 자신을 얻었다. 그 후 이 사업이 가능성 있겠다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이명박 정부 때 수질 정화 목적으로 내세웠던 ‘로봇 물고기’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투자 유치 등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해양은 정말 보수적인 분위기다. 꽤 오래 일하신 분들이라 바다가 만만치 않다, 50kg짜리 장난감은 뒤집힌다고 말씀하신다. 저희가 시제품을 14개나 만든 것도 그런 선입견을 깨기 위한 노력이었다. 사회적으로 해양 기름 유출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참고할 만한 기존의 기계도 없었다. 실증 장비조차 없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제품을 만들더라도 관련 인증이나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이었다. 시장을 아예 처음 만드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에 와서는 저희가 만든 해양방제 로봇이 표준화가 되고 있다. 인증과 가이드라인의 기준이 저희 제품이 된 셈이다. 실증 장소를 구하는 것도 힘들었던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대학교 창업이다 보니 이해관계자를 단 한 명도 몰라서 사무실에서 쫓겨난 것도 여러 차례다. 초창기 2년 동안 전국을 돌면서 세미나 좌장분들 명함을 받아 가며 네트워크를 넓히는 노력을 했다.”

쉐코 아크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기존 대형 장비는 흡착식으로 넣었다 빼면서 기름이 묻어 있는 걸 걷어내는 방식인데, 점도가 바뀌면 기름이 안 묻는 단점이 있었다. 쉐코 아크는 물과 기름이 표층에 있으면 물과 기름을 빨아들여 안에서 실시간으로 유수 분리를 하는 방식이다. 빨아들이는 힘이 크다 보니 유동을 제어해야 해서 제품 보관부에 유동제어 시스템도 갖췄다. 3단 필터로 나갈 때는 깨끗한 물만 빠지도록 설계했다. 해양환경법상 15ppm 이하 물질은 방류 가능한데, 쉐코 아크는 자체 실험 결과 5ppm 이하가 방류된다. 기존에는 흡착하기 때문에 유수 분리가 없어 함수율(전체 중량에서 물의 비중)이 80%까지 올라간다. 기름이 20%밖에 없고 물만 회수되는 셈이다. 그래서 1톤 이상의 백이 필요한데, 저희는 그런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흡착, 이송 펌프, 동력 전달 파워 펌프로 나뉘어 있던 것을 하나로 합친 것도 장점이다.”

권기성 대표가 2월 17일 인천 미추홀구 작업장에서 기존 방식의 기름 방재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서창완
권기성 대표가 2월 17일 인천 미추홀구 작업장에서 기존 방식의 기름 방재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서창완>

처리할 수 있는 오염 정화 양과 범위, 가격이 궁금하다.

“지금은 시간당 1만5000리터를 회수할 수 있고, 기름 보관양은 80리터다. 그게 가득 차면 카트리지를 뽑아서 버리면 된다. 기름 유출 사고의 70%가 100리터 미만인데, 만약 100리터 이상의 사고일 경우 카트리지에 이송펌프를 꽂아 이동하면서 회수하면 된다. 기름 보관량의 의미는 크지 않은 셈이다. 기존 장비 무게가 300kg대인데, 시간당 2만2000리터~2만3000리터를 회수한다. 쉐코 아크는 중량이 40~50kg 정도다. 국내에도 올인원 장비가 있긴 한데, 흡착 방식에 유수 분리 기능도 없고, 유선형이라 50m밖에 못 움직이는 단점이 있다. 쉐코 아크가 혁신적 장비이기 때문에 기름에서만 쓸 필요 없겠다고 생각해 녹조, 도료수, 염색 등을 모두 회수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제품 가격은 5000만~6000만원으로 책정했다. 대시보드를 통해 기름 회수량, 주변 정보, 리포트를 제공하는 기능까지 들어간 가격이다.”

현재까지 매출이 없는데 걱정은 안 되나.

“저희가 13명이라 부담은 있다. 자금소진율이 빠르면 사람이 급박해져서 선택하지 않아야 할 걸 하게 된다. 그래서 최소 2년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 자금 압박을 느끼는 단계는 오지 않았다. 하반기에는 시리즈 에이 투자 유치를 하는 게 목표다. 쉐코는 스마트 워터 비즈니스 플랫폼을 콘셉트로 해수욕에 있는 오염을 로봇으로 해결하겠다는 비전을 꿈꾸고 있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곳이 없다는 건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요처가 공공기관이나 B2B 대기업밖에 없다. 그분들을 설득해야 하니 쉽지 않다. 하지만 로봇 자체가 표준화 되는 사업을 진행해 오는 과정에서 해경, 해양공단, 해수부, SK, 현대차 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 그린뉴딜이나 ESG 키워드 등이 관심을 많이 받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면서 위험한 현장에 사람 대신 로봇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질 거라고 본다. 해양에서는 저희 로봇이 중요하게 쓰일 것이다.”

대기업들이 쉐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뚜렷한 비전과 한 길을 판다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3년을 봤다. 1년차 때 보고 2년차 때 또 봤는데 ‘아직도 하고 있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3년차에 또 보자 ‘아직도 하네? 그런데 계속 발전하네’ 했던 거다. 그런 점을 보고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해준 것 같다. 만나는 분들에게 앞으로 5년 뒤에 해양과 수역 오염물을 누가 처리하고 있겠느냐 물어본다. 지금은 사람이 하지만 앞으로 쉐코가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보다 더 미래는 환경 로봇을 골고루 갖춘 항공모함을 만들 계획이다.”

쉐코를 어떤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나.

“환경 로봇계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되는 게 목표다. 제어,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로봇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지금은 제품 판매나 렌탈에만 집중하지만 나중에는 서비스도 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댐 청소를 요청 받으면 로봇을 띄워 놓고 데이터를 모으는 식이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다 오염 물질이 발생하면 회수하고 리포트 하는 방식도 있다. 기존에는 녹조 제거도 사람이 녹조 선박선을 타고 일일이 제거했다. 쉐코 아크가 발전하면 로봇 하나로 수처리제를 뿌리고 응집해서 회수할 수 있다. 이를 비료나 바이오 연료로 자원화할 수도 있다. 후처리까지 모든 공정 프로세스를 친환경화하고 자동화하는 게 목표다.”

직장 생활을 해보지 않았는데,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해봤더라면 조직 문화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어서 회사를 조금 더 빠르게 체계화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네트워크를 사용해서 더 빨리 확장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다. 반면 선입견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고, 좋은 체계를 도전해보는데 거리낌이 없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좋은 체계에 대해 공부를 했고, 좋은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선입견이 없기 때문에 솔루션을 도출하는 데 힘을 쏟을 수 있다.”

창업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거절에 익숙해져야 한다. 사업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게 거절이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게 회복 탄력성이다. 낙심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주기가 짧을수록 좋다. 그렇기 때문에 비전이 뚜렷한 분들이 사업을 해야할 것 같다. 비전이 없으면 마음이 너무 지치기 쉽다.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도 중요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고,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능력이 진짜 스펙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 문화를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 저는 구성원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돈을 버는 일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의 성장을 믿고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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