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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파워 톱10-고승범] 가계대출 1000조 시대…‘금융 파산’ 막을 비책 세운다
[금융파워 톱10-고승범] 가계대출 1000조 시대…‘금융 파산’ 막을 비책 세운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01.17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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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CEO 생사여탈권 쥔 금융위원회 수장
文 정부 마지막 위원장…가계부채 관리 최대 현안
관계당국과 조화, 혁신금융과 전통금융 균형 지향

누가 대한민국 금융을 움직이는가.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우리나라 금융은 몰락했다. 은행들이 줄줄이 공중분해 되고 금융인들은 거리로 쫓겨났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선진 금융기법 도입으로 대한민국 금융은 IMF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형 금융은 해외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거대 은행들은 글로벌 투자은행과 맞짱을 뜰 수 있을 정도로 덩치가 커지고 내공도 쌓였다. 여기에 오기까지 금융 선각자들이 있었다. 금융산업 전반과 국민의 경제활동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융파워도 탄생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2022년을 맞아 대한민국 금융 리더를 조망하는 ‘금융파워 톱10’을 연재한다. 혁신적 아이디어와 도전, 과감한 승부수로 금융지도를 바꾸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역대 금융당국 수장 자리는 총 14명이다. 이중 대중의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사람은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설된 금융감독위원회를 이끌었던 이헌재 초대 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은 외환위기가 한참이던 당시 거대 재벌과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이끌어내 외환위기를 극복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때도 이 위원장이 재등판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1998년은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근본적 수술이 필요했다면 2022년은 가계부문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 효자 상품을 늘리면서 최근 역대 최대 수출 실적를 기록했지만 가계는 사상 최대 부채 수렁에 빠졌다. 문재인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저임자로 고승범 금융위원장을 지명했다.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고승범 위원장은 28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2005년 주택담보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도입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하며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정리하는 등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관여했다. 2018년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서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가계대출 폭증 막을 방법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 발표한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6조7000억원 증가한 100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 5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4조8000억원이었으나 2018년 786조8000억원, 2019년 843조6000억원, 2020년 920조7000억원으로 늘더니 마침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만 300조원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막차 심리 발동으로 늘어난 ‘영끌(영혼 끌어모아 대출)’, 코로나 위기 대응 차원의 저금리를 틈탄 ‘빚투(빚내서 투자)’, 고강도 거리두기 장기화로 매출이 꺾인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 탓이 컸다.

대출 총량뿐만 아니라 질까지 악화된 모양새다. 저축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말 95조5783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했으며 저축은행 대출자 중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6월 말 66%에 이른다.

금융시장 안정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고 위원장이 선택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은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심사 공고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단계적 이행시기를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올해 7월부터 총 대출액 2억원 초과자에게 적용하려던 개인별 DSR 규제(은행 40%, 제2금융권 60%) 를 이달 조기 시행했으며 내년 7월 총 대출액 1억원 초과자에게 적용하려던 규제도 올해 7월로 당겼다.

지난해 7월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1억원 초과자에게 적용한 개인별 DSR 규제가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효과를 낸 만큼 2·3단계 DSR 조기 도입 역시 가계부채 관리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원으로 전월보다 2000억원 줄었다.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2월 기준으로는 처음 감소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 14일 “민간 스스로 상환부담 증가에 대비해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빌리고 조금씩 나눠 갚는 관행으로 불필요한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며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고평가된 자산에 투자하는 위험추구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갚기 어려운 사람에 대해 대출 문을 조여 가계 건전성을 해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펀드 사태 관련 금융사 CEO 제재 결론은?

금융위원회는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고 금융 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서비스에 관한 주요 사항을 최종 결정하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금융산업에 개입할 역할과 권한이 부여된 만큼 고 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대한민국 금융 판도가 달라진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위원장을 포함해 기획재정부 차관, 금융감독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원장 추천 금융 전문가 2명,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추천 경제계 대표 2명으로 구성된다. 금융위원장은 위원 2명을 지명하고 금융감독원장 제청권을 갖는 등 권한이 막강하다.

금융위원장은 내우외환이나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금융 경제상의 위기로 긴급조치가 필요한데 금융위원회를 소집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금융위원회의 권한 내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수도 있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권한도 강력하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징계 수준을 결정해서 올리면 금융위원장은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최종 확정한다. 다만, 2019년부터 발생한 대규모 사모펀드 관련 금융회사 CEO 징계안은 금융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최종 의결하면 문책경고 등 중징계를 받은 CEO는 최소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게 된다.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산하에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한국거래소·산업은행 등 32개 공공기관을 두고 있는 막강한 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까지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졌으며 한국거래소는 산하 금융공기업과 민간 금융투자회사에 인프라를 제공한다.

고승범(왼쪽)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신년인사를 나누고 있다.<금융위원회>

조화와 균형의 '관치'

금융위원장은 임기가 3년으로 이를 끝까지 채운 사람이 없었지만 임기 중 권한이 막강해 관치금융의 상징으로 지적돼 왔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2003년 카드대란 당시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발언, 관치가 본연의 역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위원장의 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은행과 은행계 금융지주에 대해 당해 상반기 중간배상 시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권고했다. 2020년 주요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이 26% 내외였던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반발이 일었지만 대부분의 은행과 은행계 금융지주는 권고를 따랐다.

금융위원장의 관치는 카드사도 피해갈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하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로 카드사의 가장 큰 먹거리인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이 같은 금융위원회의 관치는 금융의 공공재 성격을 살리기 위한 거버넌스다. 배당 자제 권고는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 금융사의 건전성을 높이려는 선택이었고, 수수료 산정 제도는 사대적 약자인 중소·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배려다. 금융당국으로서는 금융회사의 선진화를 이끄는 동시에 금융수요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고 위원장의 관치는 조화와 균형에 기초한다. 그는 지난 연말 신년사를 통해 “상충될 수 있는 정책 목표간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빅테크·핀테크가 혁신과 경쟁을 선도하도록 뒷받침하면서도 금융 안정과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율은 균형 있게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앞서 재임한 최종구 전 위원장은 토스 등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이 주력인 비금융주력자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 규제 완화를 주장하며 빅테크 출현에 기여했지만 전통 금융을 외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성수 전 위원장은 금융정책·감독에서 금융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과와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고 위원장의 조화는 금융감독 당국과는 긴밀한 협력을, 핀테크·빅테크와 전통 금융에 대해선 공평한 지원과 관리를 의미한다. 고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금융위원회 수장으로서 가계부채 관리, 금융 선진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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