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이역만리 땅에서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안위를 뒤로 하고 보건의료 활동을 펼친 사람이 있다. ‘잊혀진 아이티’라고 불리는 아이티 최빈 지역 라고나브섬에서 의료인 양성과 교육·의료시설 구축에 힘쓴 의사 김성은씨가 주인공이다.

선교사이자 글로벌케어 아이티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지난 12일 ‘제11회 이태석 봉사상’을 수상했다. 이태석 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제정됐다. 소외된 계층을 위한 숭고한 봉사 정신으로 타의 모범이 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김성은씨의 모교 경상국립대학에 따르면 그는 1991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참사 소식을 접한 뒤 한국에서 의료 활동을 정리하고 아이티로 발길을 돌렸다.

그가 활동 중인 아이티 라고나브섬은 본토로부터 1시간 넘게 떨어진 곳이다. 전기와 수도시설이 전무해 최빈국 아이티 내에서도 사회 인프라가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주민들은 비위생적인 물과 화장실로 콜레라, 이질과 같은 수인성 전염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김씨는 이곳에서 긴급 구호와 기초생계 지원 활동을 벌여왔다. 저소득층 청소년 교육과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 등 지역개발사업에 헌신한 것이다. 것이다. 식수 수질을 개선하고 화장실을 구축해 주민들의 콜레라 예방을 돕는가 하면 100여명의 학생이 다닐 수 있는 학교 3개를 지어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다. 또 빈민가 청소년 80여명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후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2017년에는 자비와 후원금으로 ‘새소망 클리닉’을 설립해 빈민가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김씨는 “수년 동안 의료·교육·지역 개발 등을 해 왔지만 돌이켜보면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태석 신부께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한 일들이 얼마나 어렵고 고귀한 일이었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이 상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