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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2-02 19:0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여재익 교수, 피부·두피 관리 시술 ‘대중화’ 앞장선다
여재익 교수, 피부·두피 관리 시술 ‘대중화’ 앞장선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2.01.13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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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무통증 약물전달 기술 특허…무통증 휴대용 인슐린 펜 상용화 눈앞
“고비용 피부 미용 시술을 소외계층도 받을 수 있게끔 보편화 하겠다”
여재익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여재익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금은 성형외과나 피부과에 비싼 비용을 치르며 받아야 하는 각종 미용 시술을 일반 가정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은 바르는 것이 아니라 주입하는 것’이라는 인식 변화도 예상된다. 전 세계 3억5000만명의 당뇨병 환자가 바늘에 대한 공포와 통증 없이 간편하게 인슐린을 체내에 주입할 수 있고 탈모로 고통을 받는 수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자가 치료도 할 수 있는 시대도 그리 멀지 않았다.

이러한 희망을 가능하게 만든 이는 바늘 없이 진피·세포·피하지방층에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여재익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다. 여 교수는 2011년 고밀도 에너지를 가해 물을 급격히 팽창시켜 그 힘으로 약물을 쏘아 피부층에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초에 1~20회 고속 반복 분사와 반복 주입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교내 벤처인 ‘바즈바이오메딕’을 설립해 지난해 해당 기술의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제품은 피부·미용·두피용 약물전달 미용기기 노보젯(NOVOJET)이다. 치료 목적으로 사용될 큐어젯(CUREJET)은 1월 현재 의료기기 허가 심사를 받는 중이다. 제품의 부피를 줄인 두피(탈모) 관리 전용 부스터젯(BOOSTERJET)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피부관리 클리닉이나 헤어 프렌차이즈 매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들은 핵심기술과 디지털 기능을 결합함으로써 분사 속도를 조절해 주입 깊이를 결정할 수 있고 분사량도 선택할 수 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주사를 디지털 방식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다. 극소량(0.0005ml)의 약물을 고속 반복 분사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 것은 바즈바이오메딕이 세계 최초다.

기존 바늘이 있는 미용 목적 약물 전달기기는 환자에게는 통증과 부작용, 사용자에게는 장시간 시술로 인한 피로감을 초래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여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성형외과 의사들이 노보젯의 혁신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기존 기기를 사용할 때는 직접 손으로 피부를 들어 올려 바늘을 꽂아 주사해야 했다. 약물이 밖으로 튀는 경우도 흔하고 주사량을 조절하는데도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보젯을 접한 의사들은 극소량을 주입하는 기능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바즈바이오메딕 제품의 활용 범위는 미용기기부터 의료기기까지 매우 넓다. 주입 깊이에 따라 미용과 의료로 구분된다. 얕은 피부층에 피부미용·탈모치료·상처치료 등을 위한 약물을 주입하는 미용 목적 시술을 할 수 있다. 의료 목적 시술은 진피층, 피하지방층에 물광주사·연어주사·백신·호르몬제·인슐린 등을 주입하는 것이다. 정맥주사나 피부 깊숙이 들어가는 근육주사 등에는 활용되지 않는다.

여 교수의 무바늘 약물 전달기기 기술은 2017년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2025년 미래 100대 기술 및 주역 리스트’에 ‘무통증 휴대용 인슐린 펜의 상용화’ 기술로 선정됐다. “전 세계 당뇨병 환자의 고통을 덜어줌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준다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는 게 여 교수의 설명이다.

무통증 약물전달 기기의 핵심기술은 개발 완료된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부피를 줄여 일반 가정에서도 미용 시술과 치료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무통증 휴대용 인슐린 펜은 2023년 출시를 목표로 2차전지 업체와 협력해 현재 사용하는 바늘이 있는 인슐린 펜 수준으로 크기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 교수는 고가의 미용 시술을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의료 분야에서는 인슐린 이외에도 다른 병증의 특정 약물을 주입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 하지만 의료 분야는 미용 분야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은 미용 분야 바즈바이오메딕 제품이 많이 보급되는데 집중하고 있다.

수많은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술의 상용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통증 약물전달 기술은 장벽을 넘어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이를 널리 보급하는 것을 이루지는 못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1월 11일 관악구 서울대 내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어떻게 하면 이 기술이 널리 보급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 여 교수를 만났다.

여재익 교수와 바즈바이오메딕가 출시한 노보젯. 서울대학교
여재익 교수와 바즈바이오메딕이 출시한 노보젯. <서울대>

전공이 항공우주공학이다. ‘노보젯’과 ‘큐어젯’에는 어떤 항공우주공학 기술이 숨어있는지 궁금하다.

“이 기술을 항공우주 기술이라고 명칭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예전부터 짧은 시간에 고밀도 에너지를 방출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우주 발사체가 가스를 분사시킴으로써 추진력을 얻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14년 전에 발명한 특허는 레이저를 물에 쏴서 기포가 생길 때 압력이 발생하고 그 힘을 약물을 전달하는데 적용한 것이다. 현재는 전기식 솔레노이드 모터를 이용해 약물을 분사하고 있다. 에너지를 변환시켜 최대한 바깥으로 분사하는 양을 늘리고 최대한 빠르게 분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를 피부에 대면 약물이 워낙 빠르고 가늘게 분사돼 침투가 아주 잘 된다.”

바즈바이오메딕의 제품 상용화 현황은 어떤가.

“큐어젯은 의료기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노보젯은 상용화를 마치고 병·의원에 납품됐다. 또 간호사나 일반인도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 노보젯 후속으로 크기를 좀 두꺼운 노트북 정도로 줄여 두피·피부 관리용으로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올해 중으로 출시되는 제품이 두세 가지 있다. 소형화가 최대 관건이다. 펜 형태의 주입기까지 가는 게 최대 목표다.”

‘무통증 휴대용 인슐린 펜’은 언제쯤 출시할 수 있나.

“2차전지 리튬 배터리 활용에 대한 이슈가 있다. 약물을 전달하는 핵심기술은 개발 완료된 상태로 크기를 줄이는 데 집중을 하고 있다. 모 전자담배 제품처럼 휴대용 집(배터리)에 인슐린 펜을 꽂아놓고 필요하면 빼서 사용하고 다 쓰면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는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노보젯·큐어젯은 우선 우수한 기능을 좀 더 널리 알리고 나중에 소형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소형화 연구는 어떻게 하나.

“대학 연구소에서 할 일은 아니다. 소형화 작업은 상당 부분이 외주업체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 기술도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핵심기술은 펜의 카트리지에 다 들어가 있고 배터리를 만드는 것은 바즈바이오메딕의 사업영역이다. 중요한 것은 제품의 가치를 인정받고 소형화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무바늘 약물 전달기기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

“피부 아래 얕은 세포층에 정확하게 약물 손실 없이 1초에 20회라는 고속 분사로 주사할 수 있다는 게 본 기술 특허의 핵심이다. 의사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얕게 주사하는 것인데 노보젯이 그 문제를 해결해준다. 피부 미용, 상처 치료, 두피 관리, 탈모 치료, 호르몬제·인슐린 주사, 문신 등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다.”

의료 분야에서 활용성은 얼마나 큰가.

“큐어젯은 정확히 말하면 치료제를 체내에 주입하는 의료기기다. 인슐린 주사 이외에도 진피층에 주입해야 하는 치료제들이 많이 있다. 바늘이 깊이 들어가는 근육주사가 필요한 치료제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특정 질병 치료제 전용 약물 전달기기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지만, 치료 목적 영역은 제품들이 홈 뷰티 시장에 안착한 이후 다음 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전 세계 각 가정에 미용 개인 시술을 할 수 있게 보급하는 게 우선이다.”

바즈바이오메딕의 사업은 어떻게 전개할 계획인가.

“제품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매출도 작다. 우선은 제품의 존재와 가치를 세상에 더 많이 알릴 필요가 있다. 경영적 측면에서는 회사를 상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형 제약회사에 한 방에 M&A 될 가능성도 있다. 회사 경영은 경영 대표에게 맡기고 저는 학교에 있으면서 기술적으로든 재정적으로든 여러 가지로 회사를 지원하고 있다. 의료기기 인증이 나오고 무통증 인슐린 펜이 상용화 될 때까지는 도움이 상당히 필요하다.”

미용과 의료 중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나.

“회사를 성장시키고 먹고살려면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는 미용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두피(탈모) 관리 분야도 중요하다. 무바늘 약물전달 기기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2020년 1억7600만 달러에서 2027년 2억6960만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도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메디 에스테틱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국내 홈 뷰티 기기 시장은 2018년 5000억원에서 2022년 1조6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2040년까지 6억44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바늘 약물전달 기기는 이미 검증된 약물을 주입하는 것으로 약물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없다. 미용과 의료 중 어느 쪽을 먼저 하겠다고 정한 것은 아니었는데 자연스럽게 순서가 정해졌다.

경쟁 회사는 없나.

“한 군데가 있었는데 그 회사는 일본의 제약사 다케다가 인수했다. 제약회사 전용 약물전달 기기로 활용될 것 같다. 그쪽 특허와 저희 특허는 다르고 중복도 안 되는데 선행된 좋은 사례라고 여기고 있다. 우리도 우리 기술을 알아보는 거대 제약회사가 있다면 그렇게 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사실 한 거대 화장품 회사와 접촉 중이다. 결정된 것은 없고 아직 접촉 초기라 그 회사의 기본적인 약물을 전달받아 테스트 해보는 수준이다.”

무바늘 약물전달 기술로 미래 사회가 어떻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약물전달 기기가 한 집에 한 대씩은 있게 만들고 싶다. 항상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일부 특권층에만 국한된 혜택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미용·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로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두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냉장고나 TV처럼 모든 가정에 하나씩 무바늘 약물전달 기기 하나는 갖출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비타민과 영양제를 먹지 않고 화장품을 바르지 않고 피부에 직접 주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치료용 약물도 웬만하면 집에서 주입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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